(주)롯데리아 브랜드별 재무제표 비공개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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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롯데리아 브랜드별 재무제표 비공개 ‘주의보’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7.04.2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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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주들 본인 브랜드 사업 잘 되는지 알 수 없어

[정보공개서 논평] (주)롯데리아가 자사의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엔제리너스‧나뚜루‧크리스피크림‧롯데리아의 재무제표를 공개하지 않아 가맹점주들과 예비창업자들의 알 권리를 무시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현재 (주)롯데리아의 정보공개서를 보면 엔제리너스‧나뚜루‧크리스피크림‧롯데리아 등 브랜드별로 재무제표는 공개되지 않고 있고, 가맹본부인 (주)롯데리아의 통합 재무제표만 공개된 상태다.

정보공개서가 이런 식으로 공개되면 가맹점사업자나 창업희망자들은 해당 브랜드가 안정적으로 사업이 운영되고 있는지 알 수가 없게 된다. 특히, 그들이 지불한 가맹비, 광고비 등 각종 비용이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지 알 수 없게 돼 불공정 거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시장경제신문

◇ (주)롯데리아 적자지만 어떤 브랜드가 적자인지는 아무도 몰라

(주)롯데리아는 4개의 가맹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가맹본부다. 그 브랜드는 엔제리너스, 나뚜루, 크리스피크림, 롯데리아다.

(주)롯데리아의 정보공개서를 살펴본 결과 매출이 2013년 대비 1,500억 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 각 609억 원, 571억 원 씩 적자로 돌아선 상황이다. 부채도 약 900억 원 이상 증가했다.

(주)롯데리아 재무제표. 표=정보공개서

문제는 어디 브랜드에서 적자가 심각한 것인지 알 수가 없어 가맹점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몇 몇 가맹점주들은 본인의 가맹비로 타 브랜드의 적자를 메우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주)롯데리아측은 “한국이 채택하고 있는 국제회계기준(K-IFRS)에 의거 2015년도 브랜드별 매출은 감사보고서에 구분하지 않았다”고 밝혔고, “가맹사업법에서도 가맹본부의 재무제표를 공개하라고 했지 브랜드별 재무제표를 공개하라는 내용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엔제리너스 등 4개 브랜드의 광고-판촉비 등의 각종 비용이 한 곳에 녹아들어 있기 때문에 브랜드별로 재무제표를 분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정보공개서에는 이미 브랜드별로 가맹점 매출과 광고-판촉비가 구분돼 있기 때문에 (주)롯데리아측이 해명한 ‘브랜드별 재무제표 구분 불가’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조정원은 “가맹사업법상 가맹본부의 재무제표만을 공개할 것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만일 A브랜드로부터 걷은 돈을 동의없이 B브랜드에 일방적으로 사용할 경우 ‘불공정거래’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 프랜차이즈 전문 변호사는 “가맹점주와 예비창업자들에게 정확한 알 권리(가맹본부의 재무 현황)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도 브랜드별로 구분해야 하는데, 법적으로 아직 근거가 없는 사각지대”며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엔제리너스 가맹점주 A씨는 “내가 낸 가맹비와 광고판촉비를 엔제리너스를 위해서만 써야하는데, 롯데리아에 쓰면 당연히 우리가 손해를 보지 않겠느냐”며 “점주들도 우리 브랜드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바로 알 권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 타 브랜드서 돈 벌어 ‘롯데리아’ 먹여 살리고 있다?

롯데리아의 광고-판촉비는 타 브랜드 대비 수 십 배 많아 (주)롯데리아가 엔제리너스, 크리스피크림, 나뚜루 점주들에게 광고-판촉비를 걷어 롯데리아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해당 표를 보면 롯데리아의 광고-판촉비용이 타 브랜드에 비해 수 배에서 수 십 배가 더 많이 지출된 것을 알 수 있다.

엔제리너스의 점포(891개)는 년(年)평균 매출은 3.2억 원, 광고‧판촉비는 107억 원이었다. 또 다른 브랜드인 크리스피크림 점포(123개)는 년(月) 평균 매출 4.8억 원, 광고‧판촉비는 21억 원이었다. 롯데리아의 점포(1292개)는 년(年) 평균 매출은 7.3억 원이었고, 광고‧판촉비는 총 458억 원을 지출했다. 마지막 브랜드인 나뚜루(167개)의 경우에는 점포당 년(年) 평균 1.1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고, 광고‧판촉비는 14억 원을 사용하고 있었다.

표=시장경제신문

특히,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의 가맹점 수는 불과 400개 밖에 차이가 나지 않고 있는데, 광고‧판촉비는 3배 이상 차이가 나고 있다.

엔제리너스, 크리스피크림, 나뚜루 가맹점주들로서는 본인들이 낸 돈으로 롯데리아의 광고‧판촉비를 메우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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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개서(FDD) 논평은 ‘프랜차이즈 정보공개서(Franchise Disclosure Document)의 논평’으로 가맹본부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정보공개서를 ▲가맹본부의 홍보 내용 ▲감사보고서 ▲가맹사업법 등의 정보와 비교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는 예비 소상공인들의 ‘알 권리’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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