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자사주 280만주 소각... 제니스리 등 사외이사 3명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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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자사주 280만주 소각... 제니스리 등 사외이사 3명 선임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0.03.2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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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기 주총 개최... 자사주 3천억원 소각, 이사회 다양성 강화
코로나 대비도 주목... 사측-주주 모두 안전수칙 철저히 지켜
삼성물산은 20일 오전 서울 강동구 상일동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 1층 국제회의장에서 '제56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은 20일 오전 서울 강동구 상일동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 1층 국제회의장에서 '제56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은 20일 9시 서울 강동구 삼성물산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에서 제56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사외이사 3명 신규 선임, 자사주 3천억원 규모 소각, 이사 보수총액 상향을 비롯한 5가지 주요 안건을 상정, 모두 가결 받았다고 밝혔다.

주총 개최 전날인 19일 검찰이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과 그룹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해 최치훈(63) 삼성물산 이사회 의장을 소환 조사 하면서 주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주총은 70여분만에 끝이 났다. 사업 설명과 올해 비전 등의 발표 시간 등을 제외하면 안건 통과까지는 30여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날 주총에 올라온 구체적 안건은 ▲제56기 재무제표(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포함)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자기주식 소각의 건(보통주 280만2962주, 우선주 15주) ▲제니스 리, 정병석, 이상승 사외이사·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보수한도 승인 등이었다.

하나씩 살펴보면 먼저 삼성물산은 회사가 보유 중인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주주가치 제고 목적으로 4월 24일자로 소각키로 안건을 상정했고, 주주들은 안건을 가결시켰다. 소각 대상은 지난 2015년 구 제일모직과 구 삼성물산 합병 시 합병을 반대했던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취득한 보통주 280만2962주와 우선주 15주다.

매각이 아닌 소각으로 감자를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 삼성물산은 주식 총량을 줄여 각 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 가치를 높이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또 삼성전자 등 관계사의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재원으로 매년 경영여건을 반영해 배당 수익의 60~70% 범위 내에서 점차 상향하는 2020~2022년 3개년 배당 정책을 공개했다.

다음으로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안건이다. 제니스 리는 현재 에스오일 사외이사, 김앤장 고문 등을 역임하고 있는 인사로 여성·재무 전문가로 분류된다. 우리나라 여성 임원 1세대로 인물로 유명하다. 금융·통신·기계 등 다양한 업종의 국내외 기업에서 실무 경력을 보유한 전문 경영인 출신이다. 하나로텔레콤 경영지원 총괄 부사장, CFO, SC제일은행 경영지원총괄 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정병석 한양대 경제학부 특임교수는 고용·노동정책 전문가다. 노무현 정부에서 노동부 차관을 지내기도 했다. 최저임금제 도입에 주도적 역할을 하면서 현 정권에서도 진보적 성향의 인사로 분류되고 있다. 삼성물산과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동안 거버넌스위원회 외부 전문위원 자문을 수행했다.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공정거래·기업지배구조 전문가다. 이 교수는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퀄컴과 1조 원대 과징금 소송에 참여해 증인으로 나서 공정위 승리에 크게 기여한 인물로 유명하다. 현재 현대자동차 사외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이 교수 역시 삼성물산과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동안 거버넌스위원회 외부 전문위원 자문을 수행했다.

끝으로 57기 이사 보수한도를 56기와 똑같은 260억원으로 상정했고, 문제없이 통과됐다. 삼성물산은 56기 이사 보수한도 260억원 중 87억원을 집행해 173억원을 절약한 바 있다.

이날 주총 안건 보다 이목을 끈 건 삼성물산의 코로나19 안전 대비 활동이었다.

삼성물산은 주총 회의장 입구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고 주주들에게 입장 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또, 비접촉 체온계로 체온 측정 및 해외여행 이력-문진표 작성 후 주주 확인 절차를 진행했다.

사옥 외부에는 선별진료소와 엠블란스가 대기 중이었다. 주주들의 배석 자리 또한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3칸씩 건너뛰고 앉았고, 마스크를 착용해야만 주총장에 착석토록 했다. 주주뿐 아니라 기자와 참여자 모두 똑같은 조치를 받았다. 주총이 시작되자 사회자의 인사말과 함께 비상구 위치, 비상대피로, 코로나19 예방 수칙부터 안내할 정도로 삼성물산은 코로나19 예방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총 시간에도 의장을 맡은 삼성물산 이영호 대표이사 사장과 일부 의견을 밝힌 주주를 제외하곤 모든 주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었다.

삼성물산은 “과거 보다 인원이 크게 안 왔다. 코로나19 여파와 전자투표 도입으로 주주들의 오프라인 참여가 줄어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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