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주주권 침해하는 시민단체의 "김태한 연임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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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주주권 침해하는 시민단체의 "김태한 연임 반대"
  • 유경표 기자
  • 승인 2020.03.2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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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시민단체 '삼성바이오 주총 간섭'이 위험한 이유
분식회계 의혹, 구속영장 청구 모두 기각... 檢, 3년째 수사만
갯벌매립지 컨테이너로 시작한 삼바, 9년 만에 글로벌 재패
김태한 사내이사 선임 여부는 주주들이 선택할 고유 권한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사진=시장경제DB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사진=이기륭 기자

국가의 주인이 국민이라면, 주식회사의 주인은 주주다. 회사는 수많은 주주들이 투자한 자금으로 운영된다. 의결권을 행사해 경영자를 고용하는 것도 주주에게 부여된 권리 중 하나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원칙의 터전 위에 수립된 국가다. 개인의 사유재산권 보호가 핵심 가치임은 재론할 필요가 없다. 사유재산권에는 '주주권'도 포함된다. 

상장사들의 주총을 앞두고 이런 저런 이름이 붙은 경제시민단체들이 나서 다양한 주장을 펴고 있다. 이들 가운데 일부 반기업 성향 시민단체는 우리 헌법이 보장한 주주권을 정면에서 부정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우려를 자아낸다. 

이들은 “국가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고 부르짖으면서도, 회사의 주인이 주주라는 사실은 애써 외면하는 모순을 드러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김태한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반대하고 나선 경제개혁연대의 행보 역시 마찬가지이다. 

지난 6일 경제개혁연대는 20일 예정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주총회에 앞서 김태한 대표 재선임 안건에 반대의견을 표명했다. 이 단체는 "회사 임직원들이 분식회계 관련 증거인멸 공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는데 김 대표는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김 대표 본인도 향후 기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경제개혁연대의 주장은 충분한 근거나 설득력을 갖추지 못했다. 증거인멸 혐의의 경우 검찰은 두 번이나 김 대표를 상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모두 기각됐다. 증거인멸 공판은 김 대표와 관계없이 이미 1심 판결이 나왔다. 분식회계 관련 의혹의 경우, 햇수로 3년째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 기소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김 대표에 대한 재선임 안건은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손에 의해 결정돼야 할 사안이다. 외부세력인 시민단체가 나서 근거없이 '범죄자' 낙인을 찍고 퇴출을 요구하는 것은, 악의적 흠집내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금융감독원 산하 증권선물관리위원회가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회계방식 변경을 ‘고의적 분식회계’로 보고, 두 차례 행정처분을 내린 적이 있지만 지난해 10월 대법원은 삼바 측이 낸 집행정지신청을 인용했다. 

이 같은 사정을 모두 무시하고 단순히 금융당국의 처분과 검찰수사 대상이 됐다는 이유만으로 최고경영자가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면, 이는 시민단체가 사법부를 대신하겠다는 발상이나 다름 없다. 

김태한 사장이 이번 주총에서 대표이사 재선임에 성공한다면 4연임을 한 전문경영인(CEO)이 된다. 온갖 외풍(外風)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주주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것은, '삼성바이오 신화'을 이끌어낸 리더에 대한 신뢰의 표시라고 할 수 있다. 

2011년 삼성바이오가 설립될 당시,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글로벌 기업으로 불리는 삼성이라 해도 바이오제약 분야에서는 경험이 전무했다. 인력이나 기술도 턱없이 모자랐다. 갯벌을 매립해 조성한 벌판에 컨테이너 두 개를 개조한 임시사무실을 놓은 것이 삼성바이오의 시작이었다.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김태한 사장은 세계 최대규모의 단일공장 설계와 선제적이고 과감한 투자 등 자신만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삼성바이오를 경영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삼성바이오는 창립 만 9년 만에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 CMO(위탁생산)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2011년 설립 당시 30여명에 불과하던 임직원 수는 3300여명으로 크게 늘었다. 2013년 171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액은 지난해 7000억을 넘어섰고 올해는 1조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바이오제약 사업은 전형적인 ‘롱텀비즈니스’로 꼽힌다. 전략을 세우고 투자한 뒤 본격적인 성과를 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뜻이다. 글로벌 바이오제약 기업인 머크,  J&J, 화이자 등도 10년 가량의 CEO 임기를 보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반도체에 이어 바이오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바이오제약 시장은 향후 연평균 31.5%의 고성장을 거듭해, 2025년에 이르면 시장규모가 663억불(한화 약 79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정부의 소재 수출규제 등 위기를 넘어 왔지만 이번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복병에 발목이 잡혔다. 이런 때일수록 블루오션 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시민단체는 언론과 함께 건전한 견제자로 남아야 한다. 근거 부족한 의견 개진은 주주권에 대한 근본적 훼손이며, 특정 인물에 대한 낙인찍기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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