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날개 단 조용병號... 신한 글로벌 사업 '폭풍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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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날개 단 조용병號... 신한 글로벌 사업 '폭풍성장'
  • 오창균 기자
  • 승인 2020.03.18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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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글로벌 사업 초고속 성장, 작년 그룹 순이익 비중 11.7%
베트남 성공 신화 이어 중동·멕시코·아태에서 가시적 성과 창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사진=이기륭 기자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사진=이기륭 기자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한 신한금융지주가 오는 26일 아시아 리딩뱅크를 향한 날개짓을 시작한다.

2년 연속 국내 리딩뱅크 지위를 수성하고 올해를 일류(一流) 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천명한 조용병 회장이다. 조용병 회장 2기 체제의 핵심은 하이퍼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으로 요약된다.

신한금융의 성장은 조용병 회장 취임 전후(前後)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한금융 호실적의 한 축으로 거듭난 글로벌 사업 부문이 급속도로 확대될 수 있었던 것도 조용병 회장의 선견지명 덕이라는 평가가 많다.  

일찌감치 국내 사업의 한계를 예측한 조용병 회장은 2017년 취임 후 글로벌 사업부문제도를 도입해 겸직체계를 구축했다. 이후 각 그룹사별 협업 체계를 고도화하며 글로벌 사업 성장의 발판을 만들었다.
 
신한금융은 각 거점별 본부(Country Head) 제도를 도입해 그룹사가 동반 진출한 국가 내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시너지를 확보하고 자원의 효율적 배치를 통해 글로벌 수익모델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현재 신한금융은 글로벌 사업에 있어 현지화에 가장 성공한 금융그룹으로 꼽힌다.

#. 성장가도 달리는 글로벌 사업 부문

신한금융의 글로벌 사업 부문은 최근 3년 간 초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사업 순이익 비중이 그룹 전체의 11.7%를 넘어서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의 성공을 위해서는 직원·자산·고객 모두 철저한 현지화를 이뤄야 한다는 조용병 회장의 뚝심이 만들어 낸 성과로 해석된다.
 
신한금융의 글로벌 자산은 2016년 24조9,450억원, 2017년 26조6,420억원, 2018년 31조6,280억원, 2019년 38조8,130억원으로 해마다 늘어났다.
 
글로벌 손익 현황·비중 역시 2016년 1,592억원(5.7%), 2017년 2,049억원(7.0%), 2018년 3,228억원(10.2%), 2019년 3,979억원(11.7%)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해외 네트워크도 2016년 165개에서 2019년 218개로 크게 늘어났다.
 
신한금융은 올해에도 '2020 스마트 프로젝트(SMART Project)'를 중심으로 차별화된 중장기 글로벌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조용병 회장이 꺼내 든 글로벌 전략 원칙은 모범 경영(Best Practice), 프로세스 구축, 현지화(Localization)로 구분된다.

먼저 진출 국가의 장점과 우수사례를 네트워크로 공유하고 기존 성공 모델을 기반으로 사례를 전파한다. 이를 통해 진출 지역에 맞는 현지 시스템을 구축해 효율적으로 운영 기반을 닦는다. 마지막으로 인력·고객·상품 모든 분야의 현지화를 통해 효율화를 극대화 하게 된다.
 
나아가 신한금융은 올해부터 지역별 다양성과 국가별 성장 단계를 고려한 현지 특화 신규 사업모델을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내부통제를 비롯한 건전성 관리를 통해 선제적으로 글로벌 리스크에 대비할 예정이다.

신한금융 글로벌 사업 부문 순이익 추이. 사진=신한금융 제공
신한금융 글로벌 사업 부문 순이익 추이. 사진=신한금융 제공

#. 베트남에서 성공신화를 쓰다

신남방은 신한금융이 공략하고 있는 대표적인 시장이다. 신한금융의 핵심 계열사들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싱가포르, 인도, 캄보디아, 필리핀 7개국에서 154개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지 영업을 진행 중이다.

베트남 성공신화는 이미 잘 알려진 케이스다. 2017년 말 신한베트남은행은 호주뉴질랜드은행(ANZ BANK) 베트남 리테일 부문을 인수하고 통합을 완료했다. 이는 신한베트남은행이 베트남 내 외국계 리딩뱅크로 도약하는 신호탄이었다. 
 
특히 신한베트남은행은 리테일 대출 부문에서 5년 만에 100배 성장을 달성한 기록을 갖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향후 영업점을 매년 5개 이상씩 추가해 100여개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지기업 여신 비중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2021년까지 38%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신한카드의 약진도 눈에 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현지 소비자 금융회사인 푸르덴셜 베트남 파이낸스 컴퍼니(PVFC)를 전격 인수했다. 명칭은 신한 베트남 파이낸스 컴퍼니(SVFC)로 변경됐다. SVFC가 정식 출범하면서 신한금융 비은행 사업 진출과 원신한(One Shinhan) 시너지 창출에 탄력이 붙게 됐다.
 
신한금융투자는 국내 최초로 현지 증권사 지분을 100% 인수해 2016년 2월 베트남 법인을 출범시켰다. 이후 국내 증권사 최초로 해외주식 직접투자 서비스를 시작하고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국내 1~2위를 다투는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2016년 10월에는 업계 최초로 베트남 주식을 실시간으로 매매할 수 있는 HTS를 오픈했다. 모바일을 통해 종목시세·차트·재무제표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그룹사 간 협업을 통해 베트남 현지 고객에게 최상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으로, 특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출시해 베트남 내 외국계 1등 금융그룹의 위상을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베트남은행 자료 화면. 사진=신한은행 제공
신한베트남은행 자료 화면. 사진=신한은행 제공

#. 중동·멕시코 공략하며 약진 앞으로

신한은행은 2017년 12월 멕시코에서 국내 은행 최초로 현지 영업을 할 수 있는 라이센스를 획득했다. 이어 2018년 3월에는 국내 금융권 최초로 현지법인 신한은행 멕시코를 출범시켰다.
 
미국과 인접한 멕시코는 지정학적으로 상당한 강점을 갖고 있는 국가다. 이에 다국적 기업이 전자·자동차·철강 등 제조업 분야의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의 진출도 활발하다. 멕시코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약 800여개로 파악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멕시코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해 지난 2008년 11월 현지 대표사무소를 개소하고 적극적인 진출을 추진했다. 신한은행은 한국 기업과 교포 기업을 중심으로 초기 기반을 다져가며 금융서비스를 확대, 장기적으로는 멕시코 현지에 특화된 소매 영업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산유국이 밀집한 중동 역시 신한금융이 눈여겨 보고 있는 지역이다. 중동은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3개 대륙을 잇는 세계 최대 에너지 공급원이다.

신한은행은 2004년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에 1인 주재원을 파견한 이후 중동시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했다. 두바이는 사막에 세워진 기적의 도시로 3개 대륙을 연결하는 금융과 물류의 허브로 성장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2013년 전략적 제휴은행인 BNP 파리바 두바이 지점에 코리아데스크를 설치해 국내 기업들의 현지진출을 지원하면서 중동 금융시장 참여 기회를 모색해왔다. 최초 진출 이후 11년 만인 지난 2015년 12월에는 두바이 지점을 개설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런던·홍콩·싱가포르 역외금융센터와 중동 자금시장을 연결하면서 신한금융은 신규 외화 자금 조달원과 다양한 해외영업기회를 확보하게 됐다.

#. 아시아-태평양 지역 금융벨트 완성

신한은행은 2016년 7월 아시아-태평양 지역 금융 중심지인 호주에 시드니 지점을 개설했다. 호주는 세계에서 6번째로 넓은 국토와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한 국가다. 선진 금융시장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2014년 한국과 호주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한 이후 양국 간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어 글로벌 사업 기회도 늘어나고 있다.
 
신한금융은 현지 진출한 한국 기업·동포들은 물론 현지 고객에게도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7월에는 시드니에 글로벌 투자금융(GIB) 데스크를 신설해 부동산·인수금융 등 다양한 프로젝트성 딜이 많은 현지 IB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글로벌 프라이빗에쿼티(PE), 자산운용사 관계자 네트워크 형성에도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아시아 자본시장 허브 구축을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신한금융은 2018년 11월 그룹의 글로벌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홍콩 GIB를 출범시켰다.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의 지역 비즈니스를 통합해 핵심 역량을 결집하고, 업무 효율성 증대와 협업 확대를 위해 계열사 코로케이션(Co-location)을 완료했다.

이는 아시아 최대의 자본조달 시장인 홍콩을 그룹의 허브로 육성하기 위한 조용병 회장의 복안이었다.

신한금융은 홍콩 GIB를 핵심 대출 분야 중심으로 육성하고 있다. 글로벌 대체투자와 상품 비즈니스 확대도 중점 사업으로 선정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신한금융의 GIB 사업은 미국·일본·영국·베트남·시드니까지 점차 해외 각지로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조용병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한 사람의 꿈은 꿈에 불과하지만 모두의 꿈은 현실이 된다'는 징기즈칸의 말을 인용하며 "신한만의 방식으로 세계가 인정하는 금융그룹이 되겠다는 꿈을 (임직원) 여러분과 함께 이루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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