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인척 배당잔치 '여전'... GS家 47명 1위, 학생에도 3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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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인척 배당잔치 '여전'... GS家 47명 1위, 학생에도 30억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0.03.25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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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pick] 재계 1~10위 대기업 총수 일가들 배당 분석
10·20대 학생신분 자녀 배당 올해도 되풀이... GS 3명, SK 1명
GS 오너 일가 배당금 '한화'보다 4배, '롯데'보다 2.5배 많아
SK 10대 손자, 1억 넘는 배당금... 10위 현대重은 배당규모 5위
전문가 "손주증여·배당 이유는 '절세' 때문"... '부의 대물림' 논란
재계 순위 10위 이내 총수 일가의 배당금 현황. 그래프=김수정 디자이너
재계 순위 10위 이내 총수 일가의 배당금 현황. 그래프=김수정 디자이너

지난해 하반기 기준, 재계 순위 10위 이내 총수 일가의 2019회계연도 배당금 현황을 분석한 결과, 자산규모 대비 배당금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현대중공업과 GS로 확인됐다. 자산규모가 두 기업집단보다 큰 롯데, 한화 총수 일가 배당액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정기 주총 시즌과 맞물려 관심을 끄는, '학생 신분 총수 자녀'(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대학생 포함) 배당 관행은 올해도 나타났다. 10대 기업집단 총수 일가 중 ‘학생 신분’으로 배당을 받는 사람은 모두 4명으로 조사됐다. 기업집단별로는 GS 3명, SK 1명이다. 

21일 <시장경제>가 국내 10대 대기업집단 총수 일가의 배당금 규모를 분석한 결과, 1위부터 4위는 재계 순위와 일치했다. 순위 변동은 5~6위권에서 일어났다. 

총수 일가 배당금 5위와 6위는 자산총액을 기준으로 한 재계 순위와 달랐다.

5위는 정몽준 현대중공업 회장 일가로 931억원의 배당금을 받는 것으로 집계됐다. 뒤를 이어 GS그룹 회장 일가가 830억원의 배당금을 기록하면서 6위를 차지했다. 재계 순위를 기준으로 하면 현대중공업은 10위, GS는 8위에 해당된다.

GS 총수 일가 배당액은 주력 사업이 유사한 재계 5위 롯데, 재계 7위 한화 총수 일가보다 약 3~4배 정도 많았다. 이들 3개 기업집단은 각각 석유화학, 유통업종에 특화된 계열사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GS 총수 일가 년도별 배당금 현황. 그래프=김수정 디자이너
GS 총수 일가 년도별 배당금 현황. 그래프=김수정 디자이너

최근 3년간 GS 총수 일가에게 지급된 배당금은 2,234억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 670억원 △2018년 756억원 △2019년 808억원으로 해마다 금액이 늘고 있다.

2004년 LG에서 분사된 GS는 허씨 형제들이 돌아가며 총수직을 맡는 가문 특유의 전통 때문인지, 배당을 받은 총수 친인척 수도 47명에 달했다. 같은 기간 롯데는 13명, 한화는 5명의 친인척이 배당을 받아 대조를 이뤘다.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주)GS 지분 중 약 46%는 대주주 일가가 소유하고 있다. 27일 열릴 GS그룹 주주총회에서 회사가 부의한 1,800억원 배당안건이 확정되면 지분 4.7%를 보유 중인 허창수 회장이 84억, 지분 5.2%를 보유한 허 회장의 사촌 동생 허용수 GS에너지 사장이 93억원을 각각 배당받는다.

◆'학생 신분 총수 자녀', 주식 증여 및 배당... GS 3명, SK 1명  

'학생 신분 총수 자녀' 배당 현황. 표=김수정 디자이너
'학생 신분 총수 자녀' 배당 현황. 표=김수정 디자이너

주요 상장사들이 올해 배당비율과 주당 배당액을 결정하면서,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학생 신분 총수 자녀' 배당 여부도 관심을 끈다.

허용수 GS에너지 사장의 차남인 허OO(만 17세)군은 6살 때 GS 주식 3만5,000주를 장내 매수하고, 5일 뒤 23만8,000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현재 OO군은 GS 주식 33만1,000주(0.51%)를 보유하고 있다. OO군은 올해 6억원 가량의 배당금을 받는다.

20일 종가(3만5750원) 기준 OO군의 지분 가치는 118억원에 달한다. 이는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18년 대기업 정규직 평균 연봉 6,460만원의 183배에 이르는 금액이다.

허용수 GS에너지 사장의 장남인 허△△(19세) 군은 4세에 주식을 증여받았다. △△군은 2004년 허씨 가문이 LG로부터 분가해 GS그룹을 출범시키면서 주주명부에 처음 이름이 등재됐다.  △△군은 2004년 25만9,011주(0.28%)를 증여받은 후 꾸준히 주식을 매입해 올해 초 100만5,341주(1.06%)까지 지분을 늘렸다. 두 형제 지분 가치는 시가로 478억원 정도이다.

허 사장의 두 아들은 2013년 국내 미성년 주식 갑부 1·2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2016년에는 허창수 회장의 숙부 고(故) 허완구 승산 회장이 자신의 GS 주식 일부를 허△△ 군에게 넘기면서 노골적인 ‘부의 대물림’ 논란이 일기도 했다.

허태수 GS홈쇼핑 사장 딸 허◎◎(20세) 양도 5살인 2004년, GS 주식 13만7944주(0.15%)를 증여받았다. 현재 GS그룹 주식 19만5,916주(0.21%)를 보유한 ◎◎양이 올해 받을 배당금은 4억원 규모이다.

10대 주식부자는 SK그룹에도 있다.

최종관 전 SKC 회장 3세인 최O(19세) 군은 지난해 SK 주식 6만6,666주를 주당 28만500원에 받았다. 취득 당시 시가로 187억원 상당이다. 현재 2만7400주(0.04%)를 보유하고 있는 O군은 올해 1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받는다. 20일 종가(12만1,500원) 기준 O군의 지분 가치는 약 33억원이다.

지난해 최 전 회장의 손녀 최△△(12세) 양도 주식 1만3,334주(0.02%)를 증여받았다. 취득 당시 지분 가치는 37억원. 다만 현재 SK 최대주주 목록에 △△양의 이름은 올라가 있지 않다.

◆"합법적 절차 따라도 사회통합 저해"

시민단체 등에선 “주식 증여는 부의 대물림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증여나 배당이 이뤄졌어도, 미성년 자녀들이 지나치게 많은 배당금을 받는다면 사회통합이란 관점에서 볼때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계전문가들은 총수 일가가 '손자 증여'를 하는 주된 이유로 '절세'를 꼽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세무사는 “손자가 컸을 때 (재산을) 증여하면, 현재 재산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에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며 “자녀에게 증여하지 않고 바로 손주에게 증여하면 두 번 내야 할 증여세를 한 번만 내므로 이를 활용해서 절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려줄 재산이 많은 대기업 오너 일가의 경우 과세표준이 합산되는 10년을 주기로 여러 번에 걸쳐 증여하고, 배당을 통해 주식 수를 늘리면 상속보다 증여가 절세에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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