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응 선봉장"... 신한銀 진옥동 '통 큰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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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대응 선봉장"... 신한銀 진옥동 '통 큰 결단'
  • 오창균 기자
  • 승인 2020.03.1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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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가지 않은 길 택한 革新... 금융당국이 엄지손가락 세운 까닭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2020년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고객 중심 가치를 강조하고 있는 모습. 사진=신한은행 제공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2020년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고객 중심 가치경영을 강조하고 있는 모습. 사진=신한은행 제공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혁신(革新)이 다시 한번 빛을 발했다.

변화의 시작은 이번에도 현장이었다.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택한 진옥동 행장의 실천궁행(實踐躬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국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은행은 16일부터 콜센터 직원의 재택근무를 시행했다. 은행권에서는 최초 사례다.

시작은 150명이다. 신한은행은 콜센터 내 감염자 발생시 재택근무 인원을 250명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해 조회가 불필요한 업무를 분류해 재택근무 직원에게 우선 배정하기로 했다. 또한 상담 중 개인정보 조회가 필요할 경우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전화를 이어받도록 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고객상담센터 등 밀집사업장에 대한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짐에 따라 정부의 감염관리 지침에 따라 신속하게 재택근무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은행들은 개인정보 유출 문제나 시스템 미비로 콜센터 직원들의 재택근무가 어렵다고 입을 모아왔다. 이에 해당 직원들은 불안감 속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 업무를 지속해야만 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근무하고 있는 콜센터 직원들은 감염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다. 대부분은 밀집된 사업장 내에서 살을 부대끼며 근무하고 있다. 끊임 없이 상담을 해야 하는 탓에 호흡이 곤란한 나머지 마스크를 벗어던지기 일쑤다. 최근 서울 구로구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에서는 집단 감염자가 발생하는 사단이 벌어지기도 했다.
 
신한은행의 특단 조치는 상당한 귀감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를 계기로 다양한 업종에서 근무하는 콜센터 직원들이 안전하게 재택근무를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융당국마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게 만든 진옥동 행장의 결단력이다.

지난 1월 말 코로나 사태에 본격화하자 신한은행은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금융지원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생존 위기에 몰린 여행·음식·숙박업종 고객을 어떻게든 도와야 한다는 진옥동 행장의 판단이었다.

신한은행은 해당 업종을 대상으로 업체당 5억원 이내로 총 1,000억원 규모의 신규 대출을 지원하고 필요시 지원 한도를 증액하기로 했다. 아울러 기존 대출에 대해 분할상환 기일이 도래하는 경우 상환 일정을 유예하고 신규·연기여신에 대해 최고 1%까지 금리를 감면키로 했다.

2월 초에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피해를 입은 수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긴급 금융지원을 시작했다. 중국에서 대란(大亂)이 벌어지면서 현지 진출 기업이 피해를 입기 시작했고 신한은행은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매입외환 입금 지연시 발생하는 이자의 가산금리(1.5%)를 1개월 간 면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중국 우한 소재 수입 기업의 대금결제가 지연되거나 현지 은행업무가 중단되는 등 코로나 사태로 결제 지연이 확인되는 경우 수출환어음 부도를 1개월 간 유예하기로 했다.

2월 말에는 코로나 사태와 관련한 고객 종합지원대책을 시행했다. 국내 감염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신한은행은 피해 대응에 바짝 고삐를 쥐었다. 이달부터는 피해 소상공인·중소기업에 대해 신용등급을 3단계 상향 조정한 수준에서 금리 한도 등을 결정하도록 했다. 4개월 내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의 경우 심사 없이 일괄적으로 6개월 만기 연장을 해주면서 심사기간을 단축 시행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영업점 여신 심사 의사결정 체계도 대폭 간소화했다. 기존 본점에서 판단하던 일부 대출을 영업점장이 판단해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했다. 부득이 본점에서 심사할 수 밖에 없는 대출은 최소 2일 이내에 심사를 마무리하는 ‘하이패스(Hi-Pass) 심사’ 프로세스도 도입했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코로나 피해 지원과 관련해 금융사들을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진행한 뒤 결과를 발표하면서 신한은행의 사례를 콕 찝어 소개했다.

진옥동 행장은 지난해부터 고객 퍼스트(First)를 강조하며 영업 방식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고객의 눈 높이에서 변화하고 이를 위해 조직 문화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진옥동 행장은 “아무리 좋은 생각도 궁리만 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한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지만 고객에서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자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여러 산업 분야가 있지만 코로나 사태 대응의 선봉장은 진옥동 신한은행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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