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빛낸 '태양광'... 힘실리는 한화 경영권 승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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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빛낸 '태양광'... 힘실리는 한화 경영권 승계
  • 유경표 기자
  • 승인 2020.03.15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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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 태양광 부문, 지난해 1~4분기 연속 흑자... 실적 턴어라운드
김 부사장, 11년부터 그룹 태양광 사업 이끌어... 실적 반등 '1등 공신'
사내이사 오르는 김동관... '경영 능력 검증', 3세 경영 본격화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 사진=한화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 사진=한화

한화그룹의 미래 신성장동력 태양광 사업이 올해도 순항할 것이란 시장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부사장이 태양광 부문에서 거둔 성과를 바탕으로 경영 전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24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동관 부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키로 했다. 해당 안건은 큰 변수가 없는 한 순조롭게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사장이 사내이사 후보에 이름을 올린 것은 책임경영 강화 방침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총수 일가가 계열사 사내이사를 맡지 않은 그룹은 국내 10대 대기업 집단 가운데 한화가 유일했다. 이에 따라 김 부사장의 그룹 내 입지는 한층 견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 태양광 부문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을 토대로 그룹 경영 전반에 나서면서 경영권 승계 작업도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초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와 한화케미칼이 합병하며 공식출범했다. 김동관 부사장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장에 선임되며 태양광을 비롯해 석유화학, 소재까지 아우르는 중책을 맡았다. 

김 부사장은 지난 10여 년간 태양광 사업을 그룹 내 주력 사업으로 키우면서 경영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화그룹은 태양광 사업을 미래 신성장동력의 하나로 점찍고 2010년부터 야심차게 뛰어들었지만 한 때 존폐의 기로에 몰릴 만큼 심각한 경영난을 겪기도 했다.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은 2011년부터 2015년 1분기까지 연속 적자를 면치 못했다. 중국 업체들이 막대한 내수시장과 당국의 보조금 지원을 바탕으로 저가공세에 나서면서 가격경쟁력에서 밀린 탓이 컸다. 

김 부사장은 2011년 12월 한화솔라원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태양광 사업과 인연을 맺었다. 15년 2분기, 적자에서 탈출한 한화 태양광 사업은 이후 놀라운 반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특히 지난해 한화 태양광 사업은 매출 및 영업이익이 크게 늘면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세계 태양광 셀·모듈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한 것은 물론, 그룹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석유화학부문 실적도 뛰어넘었다. 

지난해 한화솔루션은 매출 9조5032억원, 영업이익 3783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태양광 부문은 지난해 4개 분기 연속 흑자를 거두며 연간 223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10년 한화가 태양광사업에 뛰어든 이후 연간 기준 사상 최고치다.

최근에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수년째 적자를 기록한 폴리실리콘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고품질 모노 제품 라인업을 늘리는 등 수익성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시내에 설치되어 있는 한화큐셀 모듈. 사진=한화
독일 프랑크푸르트 시내에 설치돼 있는 한화큐셀 모듈. 사진=한화

올해 태양광 시장은 북미를 중심으로 두 자릿수 성장이 예상된다. 이에 힘입어 미국 수출비중이 높은 한화솔루션 등 국내 태양광업체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KTB투자증권은 올해 글로벌 태양광 신규 설치량이 전년 대비 14% 안팎(140~145GW)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정부는 클린에너지에 대한 우호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 올해 신규 수요는 1년 전보다 56% 급증한 19.5GW 내외로 추정된다. 미국 주택용 태양광 수요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캘리포니아의 경우 올해부터 신규주택 건설 시 태양광 패널을 설치를 의무화했다.

한화솔루션이 중국 시장 대신,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선진시장으로 눈을 돌린 전략이 먹혀들었다는 평가다. 국산 태양광 모듈의 미국 수출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증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 1~2월에만 미국 시장 점유율 75%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태양광 체인에서 80~9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산 제품이 높은 관세 장벽으로 미국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로 인해 미국 시장에선 현지 업체와 한국산 제품 비중이 높아진 상황이다

한화솔루션은 유럽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화큐셀은 지난해 말 스페인 태양광 기업 'RIC에너지'로 부터 23개 태양광 발전소 프로젝트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격 가동은 2022년 상반기로 예상된다. 

RIC에너지 태양광 프로젝트는 940MW 규모다. 인수대금은 8000만 유로(약 107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월에도 한화큐셀은 영국 하이브에너지로부터 200MW(메가와트) 규모의 스페인 태양광 프로젝트를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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