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운녀석들' 햄버거, 우리는 대형 프렌차이즈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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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운녀석들' 햄버거, 우리는 대형 프렌차이즈 이긴다
  • 방성주 기자, 정규호 기자
  • 승인 2017.04.20 15: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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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가격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것

 

'버거운녀석들'의 BBQ갈릭버거  사진=시장경제신문
남산 밑에 있는 "버거운녀석들" 간판   사진=시장경제신문

[나는 사장이다] 2017년 '봄'이 찾아왔다. 따뜻한 봄날 점심, 남산 백범광장에는 인근 직장인들이 움트는 새싹을 바라보며 따스함을 만끽 중이다. 한 손에는 간편한 점심 메뉴인 '햄버거'를 들고 말이다.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샌드위치와 함께 여유를 즐기는 '뉴욕커'의 모습이 떠오른다. 뜨거운 국물로 몸을 뎁히던 겨울을 지나 봄이 다가온 이 순간, 뉴욕에 온 듯한 느낌을 주는 후암동 '버거운녀석들' 수제버거집을 찾았다.

남산 입구에 위치한 '버거운녀석들'은 미국 세련된 레스토랑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콕 찝어 표현해보자. 버거운녀석들은 뉴욕 센트럴파크(Central Park)와 엠파이어스테이트(Empirestate)빌딩이 접한 6번가에 위치한 '프리드만(Friedman)'이라는 레스토랑과 비슷하다. 두 음식점은 눈이 즐거운 음식, 활기찬 직원, 검은색 가구로 디자인된 매장, 깔끔한 식기류를 사용해 전형적인 '뉴욕 스타일' 을 공유한다. 

버거운녀석들 매장, 사진=시장경제신문

'버거운녀석들'이라는 언어유희적 가게이름도 인상적이다. 인문학적 감성이 돋보인다. 알아보니 사장 임동현(38) 씨는 국문과 출신이라고 한다. 그는 무역회사에서 7년간 일하다 즐거운 일을 해보겠다는 도전정신으로 햄버거 가게를 차렸다. 요리를 배워본적 없지만 1년간 수제 맥줏집에서 일하며 음식 만들기의 기본기를 닦았다. 임 사장은 "햄버거 가게를 경영하며 이전에 느끼지 못한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버거운녀석들의 임동현 사장 사진=시장경제신문

'버거운녀석들'이라는 상호명은 '벅찬 햄버거'를 만든다는 인상을 준다. 실제로 여기선 이름만큼 '성실한' 수제버거를 맛 볼 수 있다. 한입 먹어보면 그 성실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속이 꽉찬 햄버거는 입을 크게 벌려도 한입 베어 먹기 힘들다. 100% 쇠고기로 만든 패티는 스테이크의 풍미를 품었다. 겹겹이 쌓아올린 야채는 신선함을 더한다. 절인 양파와 어울어진 양념은 중독적이다.   

임 사장이 직접 만드는 햄버거를 맛보고 조리 비법을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에게 비법을 물었지만 당황스럽게도 "없다"고 답했다. 그렇지만 두가지 '조리 원칙'을 공개 했다. 당일 들어온 재료를 당일 소진하는 것과 메뉴판에 있는 사진과 똑같은 햄버거를 만드는 것이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레시피를 물었지만 이 원칙만 지킨다면 맛있는 햄버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이 원칙을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임 사장은 맥도날드, 버거킹과 같은 대규모 프랜차이즈가 우위를 점하는 상황에서도 "높은 질과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는 것이 생존 전략"이라고 한다. 그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2호점 3호점을 낼 계획도 세웠다. 빠르면 올해 말 홍대 인근에 2호점을 차릴 예정이다. 

버거운녀석들에는 젊은 사장의 개성이 유감없이 표현됐다. 시가로 판매되는 '시즌메뉴'가 있어 선택의 즐거움을 준다. 패스트푸드점에선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사이드 메뉴도 있다. 음료는 무한리필된다. 버거운녀석들의 고객 30%가 외국인이다. 외국인도 인정하는 맛집이다. 임 사장의 도전은 백범광장에서 따스한 봄날을 즐기는 직장인들에게 소소한 행복을 선사한다.

본지 기자와 인터뷰 중인 '버거운녀석들'의 임동현 사장 사진=시장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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