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귀환' 삼성물산, 신반포15차 입찰... 건설업계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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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귀환' 삼성물산, 신반포15차 입찰... 건설업계 '술렁'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0.03.11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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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6일 입찰보증금 500억원 가장 먼저 납부
단지명 '래미안 원 펜타스'... '반포의 별'
2015년 무지개아파트 정비사업 후 5년만에 복귀
'래미안 퍼스티지 VS 아크로 리버파크' 국내 최고가 아파트 타이틀 경쟁 중
삼성물산 "'반포'는 계속 지켜봤던 상징적 사업지"
'래미안 원 펜타스'(Raemian One Pentas) 조감도. 사진=삼성물산
'래미안 원 펜타스'(Raemian One Pentas) 조감도. 사진=삼성물산

최근 5년간 국내주택사업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시공능력평가 1위 기업 ‘삼성물산’이 9일 서울 서초구 신반포 15차 재건축 사업 입찰에 참여했다. 삼성물산이 신반포 15차에 내놓은 단지명은 ‘래미안 원 펜타스’다. 반포의 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삼성물산의 깜짝 등장으로 신반포15차 수주전은 대림산업과 호반건설과 3파전 양상으로 흘러갈 전망이다. 아울러, 건설업계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 ‘준법경영’으로 자취 감췄던 삼성물산 5년만에 복귀

삼성물산의 복귀설은 그동안 끊이질 않았다. 삼성물산은 2015년 무지개아파트 정비사업 이후 ‘준법경영’을 명분으로 5년간 국내 주택정비 사업에서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정비 사업지로 불린 한남3구역에 복귀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지만 GS건설과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 협력키로 발표하면서 복귀설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삼성물산이 떠난 후에도 래미안 퍼스티지, 래미안 원베일리 등이 큰 인기를 끌면서 ‘복귀설’은 끊이질 않았다. 그런데 올해 초 반포 3주구 사업설명회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삼성물산의 복귀는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로 흘러갔다. 그리고 6일 서울 서초구 신반포 15차 재건축 입찰보증금 500억원을 납부(현금 300억원 + 이행보증보험증권 200억원)하고, 입찰 제안서를 제출하면서 본격 복귀를 알렸다.

삼성물산은 신반포 15차 단지명을 ‘래미안 원 펜타스’으로 확정해 입찰에 제안할 정도로 공격적인 수주의 의사를 밝히고 있다. 특히, 착공과 동시에 선분양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등 특유의 선제적 대응력을 보이고 있다. 현재 신반포15차는 대우건설과의 소송으로 사업비가 부족하다. 시공사를 빠르게 선정하고, 사업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선분양 제안을 위해 내부적으로 공사 수행조직을 미리 선정했고, 사업 인허가와 관련된 사항에 대한 사전 준비까지 이미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 삼성물산 복귀지 ‘신반포 15차’ 어떤 곳?

삼성물산이 정비사업 복귀지역으로 택한 곳은 ‘신반포 15차’다. 이곳은 지하 4층·지상 35층, 6개 동, 641가구 규모로 짓는 단지다. 지하철 9호선 신반포역과 아크로 리버파크 아파트 사이 3만1983㎡(9674평)가 대상지다. 공사비는 500억원, 사업비는 24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규모만 놓고 보면 작은 사업지다. 업계 1위 기업이 복귀전으로 치르기에는 다소 작은 단지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서울에서 수주가뭄이 심하다보니 현장설명회 당시 많은 대형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였던 곳이다. 무엇보다 규모 대비 상당한 상징성을 갖고 있는 사업지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A건설사 관계자는 “대한민국 부촌이 한남동, 평창동 등에서 강남으로 재편되고 있다. '반포'는 강남 중에서도 부촌의 대장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로 평당 거래가가 1억원이 넘는 아파트(아크로 리버파크)도 근처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래미안 퍼스티지와 아크로 리버파크는 국내 최고가 아파트 타이틀을 놓고 경쟁 중이다. 신반포15차는 래미안 퍼스티지, 아크로 리버파크와 각각 도로 하나를 두고 맞닿아 있다. 삼성물산이 신반포15차를 수주할 경우 지하철 9호선 신반포역을 기준으로 레미안 퍼스티지, 5월 착공을 앞둔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와 삼각형 모양의 브랜드타운을 형성할 수 있다.

삼성물산은 “반포는 그동안 우리가 꾸준히 지켜봐왔던 곳”이라며 “상징성 면에서도 큰 의미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 삼성물산, 호반건설‧대림산업과 3파전

신반포15차 수주에 뛰어든 기업은 삼성물산, 호반건설, 대림산업 등 3곳이다.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도 입찰의향서를 냈지만 실제 입찰에 나서진 않았다. 삼성, 호반, 대림 모두 단지명을 공개했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원 펜타스’. 호반건설은 ‘신반포 호반써밋’, 대림산업 ‘아크로 하이드원’이다.

대림산업은 “우리나라 최초로 평당 분양가 1억원을 넘긴 아크로리버파크 바로 뒤에 붙은 단지”라며 “선정되면 아크로 하이엔드 브랜드 타운으로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호반건설은 삼성물산이 주택 사업에서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지난해 시평 10위까지 올린 기업이다. 호남을 기반으로 둔 지방 건설사로 강남권 정비사업을 수주해 전국구 건설사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호반건설은 고급 주상복합에 쓰이는 ‘호반써밋’과 일반 아파트에 적용하는 ‘베르디움’ 등 2가지의 브랜드를 갖고 있다. 고급 브랜드인 ‘호반써밋’을 사용했지만 인지도 면에서 래미안과 아크로 보다 크게 떨어질 것으로 정비업계는 보고 있다. 때문에 호반건설은 파격적인 조건에 전략의 초점을 맞췄을 것으로 분석된다. 호반건설은 "구체적인 제안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 신반포 15차의 끝나지 않은 리스크 ‘대우건설 소송’

신반포15차 재건축 사업에는 해결되지 않은 리스크가 남아 있다. 바로 대우건설의 소송이다. 신반포15차의 시공사는 본래 대우건설이었다. 그런데 설계 변경에 의한 공사비 증액 규모를 두고 조합과 대우건설은 대립하다가 올해 1월 5일 임시총회에서 계약을 해지시켰다.

당시 조합과 대우건설은 3.3㎡(평)당 공사비 499만 원에 도급 계약을 맺었지만, 이후 설계 변경에 따른 공사비 증액 규모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대우건설은 500억 원(3.3㎡당 499만 원), 조합은 200억 원(3.3㎡당 449만 원) 증액을 주장했다

신반포15차 김종일 조합장원은 시공사 재선정 당시 ‘시공사 선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요인은 가격이 아니다. 일전 대우건설 '파동'에서 비롯된 게 '특화제안 말 바꾸기' 이런 것이 논란이었다. 2400억 원 내에서 최고 제안을 하는 건설사를 시공사로 택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대우건설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대우건설은 현재 입찰절차 진행중지 가처분, 시공사해지총회 효력정지 가처분, 설계 저작권 소송 등 3건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은 “계약서에 의거하지 않은 해지 통보라며 법적대응을 계속할 것”이라며 “입찰이 성사되더라도 소송 결과에 따라 시공사 선정은 무효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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