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점검 온라인說까지... 건설사들 "가짜뉴스, 물리적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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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점검 온라인說까지... 건설사들 "가짜뉴스, 물리적 불가능"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0.03.11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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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사전점검일 연기하자 소문 등장
건설사들 "온라인 방식 현실적으로 불가능... 비용 감당 못해"
국토부 "온라인은 안 돼... 하자 예방 취지 어긋나"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건설사들이 사전점검 일정을 잇따라 연기하면서 "일부 건설사가 온라인 사전점검을 추진 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건설사들이 코로나 확산이란 비상한 현재 상황을 악용해, 사전점검 절차를 건너뛰는 꼼수를 부리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적게는 수백세대, 많게는 수천세대에 달하는 하자점검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는 발상은 현실적이지 않다. 건설사들도 “불가능하다”며 고개를 가로 젓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온라인 사전점검’은 설(說)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10대 건설사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온라인 사전점검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방식"이라고 입을 모았다.

건설사들에 따르면 입주를 앞둔 1000세대 사전점검을 온라인으로 시행할 경우, 이들 위한 실시간 영상이 필요한데 소요비용, 촬영 조건, 영상 화질 등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도입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 

A건설사 관계자는 “(온라인 사전점검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말이 안 되는 방식이다. 실시간으로 수백, 수천세대 사전점검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인데,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B건설사 관계자는 “온라인 사전점검은 가짜뉴스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방식이다. 사전점검은 보통 3일간 진행하는데, 1000세대 기준으로 진행한다고 가정하면 촬영 기사, 영상 장비 등이 얼마나 필요하겠는가. 말이 안 되는 소문”이라고 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들도 “불가능하다”며 소문을 일축했다. 

정부 역시 “불가능”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국토부 관계자는 “온라인 사전점검은 안 될 것으로 보인다. 효율성이 너무 떨어진다”고 밝혔다.

이 소문의 상세한 출처는 불분명하다. 현재 확인되고 있는 소문의 근원지는 언론이다. 한 경제지는 4일 ‘일부 단지에서는 온라인으로 평별 동영상을 촬영해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해당 단지와 시공사 관련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코로나 확산세의 진앙이 된 대구‧경북에서도 ‘온라인 사전점검’을 추진한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온라인 사전점검’은 사실상 가짜뉴스로 확인되고 있지만 사전점검 연기에 따른 입주예정자들의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건설사는 통상 입주자 사전점검 이후 관할 지자체에 준공서류를 제출한다. 이때 고객 지적사항에 대한 보수공사를 시행한다. 사전점검 일정을 미루거나 분산 방문을 하는 경우 행정절차 지연으로 입주 자체가 미뤄질 수 있다. 건설사 입장에선 정해진 기간 안에 준공하겠다고 계약했기 때문에 입주 날짜가 뒤로 밀리면 지연배상금을 부담해야 한다. 

코로나로 사전점검을 연기하는 계속 늘고 있다. 대우건설이 경기 과천에 분양한 ‘과천 푸르지오 써밋’은 이달 7~9일로 예정된 사전점검을 20~22일로 연기했다. 롯데건설의 ‘문래 롯데캐슬’ 역시 1주일 연기해 실시했다. 대구 ‘옥포지구 서한이다음’은 사전점검을 취소하고, 예약제로 소수 인원만 사전방문할 수 있도록 방식을 변경했다. 대구 연경지구의 ‘연경동화아이위시’도 4월 입주를 앞두고 실시하려던 사전점검을 1주일 연기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입주민 피해 최소화를 위해 입주일은 분명 지킬 것이다. 일부 지연되더라도 관할 지자체와 입주민들이 이해하는 수준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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