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일반투자' 첫 주총.. 유통 빅3, 사내이사 선임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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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일반투자' 첫 주총.. 유통 빅3, 사내이사 선임 촉각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0.03.0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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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금 문제 지적 전망... 기업들 지난해 실적부진에도 배당률 유지·상승
국민연금, 지난해 사전의결권 공개기업 사내·외이사 선임 30% 반대... 결과 주목
(좌에서 우로)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회장. 사진= 각사
(좌에서 우로)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회장. 사진= 각사

각 기업들이 주주총회 시즌을 맞이하면서 롯데, 현대, 신세계 등 유통 빅3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이 유통 상장사의 지분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로 변경한 첫 주총이라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가 예상된다. 업계는 국민연금이 이번 주총에서 저배당, 사외이사, 정관 변경 등에 의견을 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5%이상 지분 보유한 국민연금... 적극 주주권 행사 예상

9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주부터 정기주총이 시작되면서 국민연금도 각 상장사들 안건에 대한 찬반 의견을 공개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은 롯데쇼핑(6.1%)·이마트(12.74%)·현대백화점(12.49%) 등의 지분을 보유중이다. 

업계는 국민연금이 업계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받아온 저배당 정책에 의견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 시가배당률은 1%대 전후로 타 업계 대비 저조한 수준이다. 

이를 의식한 듯 유통업계는 지난해 실적 악화에도 주당 배당금을 유지하거나 소폭 상향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순이익은 15.2% 감소했지만 주당 배당금을 900원에서 1000원으로 올렸다. 이마트도 지난해 순이익이 20% 감소했지만 배당금을 기존과 같이 2000원으로 유지했다. 롯데쇼핑도 적자였지만 주당 3800원을 배당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민연금이 유통기업들의 저배당 정책을 지적해온 것을 의식한 듯 올해 업계는 실적악화에도 배당률을 늘렸다"라며 "이 점을 국민연금도 충분히 이해해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인사태풍... 대대적인 이사 선임 교체 예고

국민연금은 지난해에도 다수의 이사선임 반대 의견을 냈었다. 지난해 사전의결권을 공개한 89곳의 코스피 기업 중 사외이사 25곳과 사내이사 4건에 대해 반대한 건수가 32%가량이나 됐다. 

지난해 유통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한 만큼 이에 대한 책임론으로 기존 사내이사의 임기 연장에 대한 반대의견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롯데쇼핑의 경우 신동빈 롯데지주 회장이 임기가 끝난 사내이사직을 모두 사임해 해당 문제로 인한 지적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정기인사에서 이원준 전 유통BU장에 이어 신 회장까지 자리를 비워 사내이사 두 자리가 공석이 됐다. 현재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와 윤종민 롯데지주 경영전략실장이 사내이사 자리에 있으며, 임기는 2021년 3월28일까지다.

또한 최석영 법무법인 광장 고문, 박재완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장, 이재원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등 사외이사 3인의 임기가 이달 22일 만료돼 후임 사외이사에 관심이 모인다.

롯데칠성은 신 회장과 함께 이영구 대표, 신임 이봉철 호텔&서비스BU장의 임기가 내달 만료된다. 지난해 음료·주류 각자대표 체제에서 이 대표 체제로 통합된 만큼 이 대표는 재선임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BU장은 자리를 옮긴 만큼 새로운 등기임원이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또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의 임기 만료도 예정돼 있어 신규 선임이 전망된다.

신세계는 지난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새로 올라온 차정호 신세계 대표, 장재영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더불어 이마트 강희석 신임대표가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신세계는 권혁구 전략실장(사장)과 김정식 지원본부장(부사장)의 재신임도 안건으로 올렸으며, 사외이사·감사위원 후보로는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가 예정돼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사업목적에 기타 식료품 제조업, 화학제품 제조업, 손 세정제 등 의약외품을 제조·판매하는 정관 일부 변경 건도 주총 안건으로 상정됐다.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는 정지선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주요 안건으로 올랐다. 또 지난해 임원인사를 통해 임명된 김형종 현대백화점 사장, 장호진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 본부장도 사내이사로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사외이사는 노민기 전 노동부 차관은 재선임되며, 고봉찬 서울대 교수가 신규 선임된다.

한편 정관 변경 건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마트는 이번 주총에서 전기차 충전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정관 변경안을 상정했다. 전기차 충전 사업을 마트사업을 영위한 이마트가 신사업으로 승산이 있을지 국민연금의 이의가 있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주총은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개입이 예고돼있어 우려의 시선이 많다"라며 "이사 선임이나 정관 변경 등 충분히 국민연금에게 설명한 만큼 큰 이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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