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가족 근무 알고도... 롯데백화점 포항점, 늑장 휴점 '빈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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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가족 근무 알고도... 롯데백화점 포항점, 늑장 휴점 '빈축'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0.03.03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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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확진자 가족 근무 인지 후 즉시 방역... 다음날 휴점 진행"
사진= 이기륭 기자
사진= 이기륭 기자

롯데백화점 포항점이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가족이 근무한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축소·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있다. 하지만 롯데쇼핑 측은 "즉각 대응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포항시 보건당국에 따르면 포항 15번 확진자 A씨는 지난달 21일 롯데백화점 포항점에 근무하는 친누나를 만나기 위해 15분가량 백화점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백화점 방문 이틀 후인 23일, 몸에 이상을 느껴 포항 북구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하고, 이후 자택에 거주하다가 26일 최종 확진 판결을 받았다. A씨와 3일간 한 집에서 생활한 가족은 자가격리 대상으로 증상 유무와 상관없이 14일간 격리 조치에 들어가야 한다.

백화점 근무자들은 이 사실을 앞서 알고 백화점 측에 보고했지만 해당 내용이 묵살됐다는 주장이다. 백화점 측은 직원들에게 "15분이라 문제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항시 보건당국의 발표에도 구멍이 나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포항시가 최초 발표한 확진자 이동 경로에는 롯데백화점 방문 이력이 누락돼 있었다. 이후 다시 정정 발표했지만 "A씨가 백화점 1층에서 지인에게 물건만 전달 후 자신의 차를 이용해 자택으로 귀가했다"는 사실과 다른 내용을 발표해 빈축을 샀다. 

확진자 발표 하루 전인 지난달 27일 한 커뮤니티에는 확진자 가족이 방문한 이력이 있음에도 포항시가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불안하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사진= 커뮤니티 캡처
 포항시 확진자 발표 전인 27일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 사진= 커뮤니티 캡처

시민공익연대에 따르면 포항시 보건소는 확진자 이동경로에 대해 빠진 부분을 시인했다. 또 롯데백화점 포항점도 직원들의 제보에도 불구하고 관련 내용을 알리지 않은 것을 인정했다.

하지만 롯데백화점 측은 고의적 은폐가 아니란 주장이다. 롯데백화점 포항점은 "해당 가맹 매장에서 근무하는 확진자 누나가 26일 가맹 본사에 전달했고, 백화점 측은 가맹본부로부터 내용을 전달받은 후 27일 방역을 실시한 것"이라며 "휴점을 결정한 것은 포항시 보건당국의 확진자 동선이 발표된 후 지침에 따라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롯데쇼핑은 직원과 고객의 불안을 최소화 하는 것을 제일 우선시 한다"며 "규모에 상관없이 전국 백화점 16개점 휴점을 결정한 것도 이러한 이유"라고 말했다. 

한편 포항시는 지난달 28일 오후 늦게서야 "확진자 가족인 A씨의 아버지와 어머니, 누나의 검사결과 음성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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