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겨울 가니 '우한 寒波'... 패션업계 "앞이 깜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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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겨울 가니 '우한 寒波'... 패션업계 "앞이 깜깜"
  • 김보라 기자
  • 승인 2020.02.27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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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분기 실적 급감... 우한코로나에 1분기도 '우울'
국내 패션업, 중국 원부자재 공급·생산 차질에 '발동동'
"봄철 대목 졸업식·입학식 특수 다 놓쳤다"
사진=시장경제신문DB. 지난해 열린 서울 패션위크.
사진=시장경제신문DB. 지난해 열린 서울 패션위크.

패션업계가 우한코로나(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비상이 걸렸다.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 탓에 시즌 제품 매출이 급감한 가운데 우한 코로나로 봄 장사도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중국 현지 공장 의존도가 높은 업계 특성상 제품 공급 차질까지 이어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부분 패션업계는 지난해 4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롱패딩, 점퍼 등 대표적인 겨울철 효자 상품군 매출이 크게 줄면서 실적 감소를 감수해야만 했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지난해 4분기 매출 4850억원, 영억이익 300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2%, 영업이익은 21.1% 감소했다.

코오롱스포츠를 운영 중인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 부문도 겨울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 이 회사 패션 부문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84억원. 전년 동기 대비 34.1%에 불과했다. 매출도 727억원 가량 줄었다.

매년 무섭게 성장하던 휠라홀딩스도 지난해 4분기는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놨다. 휠라홀딩스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895억원, 8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2.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우한 코로나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상반기 전망도 좋지 않다. 통상적으로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봄철은 패션업계 성수기로 매출이 상승곡선을 그린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바이러스의 지역사회 확산이 뚜렷해지면서 실적 개선은커녕 현상 유지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졸업식과 입학식, 신입생 OT, MT 등이 열리는 이맘때가 대목인데 우한 코로나로 소비가 위축됐다"며 "지난 겨울에 이어 올 봄도 소비가 되지 않아 피해가 심각하다"고 했다.

중국에서 원부자재를 납품받거나 OEM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 국내 패션업계의 특성상 제품 공급 차질도 우려된다. 

한국패션산업협회에 따르면 동대문 일대 원단 시장의 40%는 중국산이 차지하고 있다. 특히 니트 게이지와 원사 등은 전량 중국 생산에 의지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중국 의존도가 높은 여성복과 중가 브랜드 업체, 임가공 및 원부자재 프로모션 업체들은 비상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라며 "우한 코로나가 장기화되면 시장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 LF 등 대기업들은 이번 S/S 시즌 물량은 이미 입고가 완료돼 문제가 되지 않지만, 불황 장기화가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빈폴·에잇세컨즈 등 일부 제품을 중국 칭다오, 다롄의 협력공장으로부터 받고 있다. 바이러스 확산세가 멈추지 않는다면 생산 지역을 옮겨야 할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LF 역시 중국 공장의 생산 재개 시점이 불확실한 만큼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LF 관계자는 "현재는 영향이 없지만, 사태의 장기화 여부를 현재로선 가늠할 수 없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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