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점·전산센터 뚫리면 금융 마비" 은행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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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점·전산센터 뚫리면 금융 마비" 은행 초비상
  • 오창균 기자
  • 승인 2020.02.27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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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전문 인력 분산 배치, 재택 원격근무 환경 조성
내외부 행사·미팅 전면 금지하고 긴급 대응태세 구축
정부의 방역 실패로 우한 코로나가 전국적으로 확산한 가운데 인천공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이기륭 기자
정부의 방역 실패로 우한 코로나가 전국적으로 확산한 가운데 인천공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이기륭 기자

정부의 방역 실패로 우한 코로나가 전국적으로 확산하자 은행권이 초비상에 걸렸다

지점 폐쇄에 대체영업점 마련까지 정신 없는 모습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할 정도다. 마치 전시(戰時) 상황을 방불케 한다. 영업점당 하루 수백명이 오가는 은행의 입장에선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다.

비상대응체계의 핵심은 전산망의 유지다. 비대면 디지털영업이 영역 전반으로 확대된 만큼 전산센터가 마비될 경우 은행들은 속수무책이 될 수밖에 없다.

25일 현재 은행권은 업무연속성계획(BCP)에 따라 대응 태세를 취하고 있다. 각 은행들은 전산 시스템을 사수하기 위해 정보통신기술(ICT) 핵심 인력과 시설을 분산하고 필요시 방호복을 입고 근무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죽전 데이터센터에 자금·금융결제·외환업무지원·세일즈앤드트레이딩(S&T) 등 특수부서원들의 근무를 위한 별도의 사무실을 구축했다. 서울 중구 본점 폐쇄에 대비해 ICT 전문 인력들의 업무 유지를 위한 대체 사무실을 서울 강남, 영등포, 광교 백년관, 경기도 일산 등에 마련하기도 했다.

KB국민은행은 이미 여의도전산센터와 김포IT센터를 분리 운영하고 있다. 또한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특정 층을 폐쇄하면 다른 층에서 근무하고, 건물 한곳을 폐쇄하면 다른 쪽으로 이동해 업무를 지속하는 방안을 수립했다. 두 센터 모두 확진자가 발생하면 필수 인력이 재택 근무할 수 있도록 보안이 확보된 네트워크로 원격 운영하는 환경을 조성했다. 유사시 지역영업그룹 내 설치된 디지털오피스도 활용할 계획이다.

금융권의 경우 망분리 규제로 인해 재택근무가 엄격히 제한돼 있다. 하지만 우한 코로나 확산에 당국은 지난 10일 법령에 근거해 금융권 재택근무에 대한 제재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는 비조치의견을 내놨다.

하나은행은 본점 비상 상황에 대비해 청라글로벌캠퍼스, 망우동, 서소문에 대체 사업장을 마련했다. 하나은행은 사태 추이를 지켜보며 대체 사업장을 추가로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비상시 전산 요원들이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대비하기도 했다.

우리은행도 가상사설망(VPN)을 통한 재택근무 방안을 수립했다. 비상시 필요한 ICT 전문 인력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손이 부족할 경우 타행 IT 인력을 금융당국을 통해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대체 사무실도 확보했다. 폐쇄 부서가 많아질 경우 우리금융 남산타워와 서울연수원 등에서 분산 근무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NH농협은행은 본점에서 확진자가 나올 상황에 대비해 신관 3층에 대체 사업장을 구축했다. 서초구와 경기도 의왕시 전산센터의 대체 사업장으로는 안성센터를 확보했다.

주요 은행들은 우한 코로나 확진자와 접촉자를 특정할 수 없는 탓에 내외부 행사·미팅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신임 영업점장 연수도 미루고 있는 상태다. 회식과 출장 역시 전면 중단됐다. 외부 접촉을 자제하기 위해 대부분의 영업활동을 전화로 하도록 권고하는 곳도 늘고 있다. 은행들은 당분간 사태가 안정될 때까지 긴급 지휘와 통제가 가능한 종합상황실을 24시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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