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 든 유통 공룡들... 롯데·신세계, '몸집줄이기'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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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 든 유통 공룡들... 롯데·신세계, '몸집줄이기' 나섰다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0.02.18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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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2010년 정점... 2015년부터 내리막길
대대적인 구조조정... 업계 전반 걸쳐 확산 전망
사진= 각사
사진= 각사

유통 트렌드가 온라인으로 옮겨가며 유통공룡인 롯데, 신세계 등이 뒤늦게 쫓고 있지만 결국 백기를 들고 내실 다지기에 나선다. 

먼저 이마트는 지난해 전문점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유통 맏형' 롯데도 이달 13일 전체 점포의 30%를 정리한다는 구조조정안을 내놨다. 업계는 향후 오프라인 유통업체 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구조조정 신호탄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2010년 정점을 찍은 이후 2015년을 기점으로 내리막 길을 걸었다. 2011년 1조7000억원이던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은 작년 4279억원으로 급감했다. 매출(17조6328억원)도 2015년(29조1277억원)과 비교해 10조원 이상 줄었다. 국내 1위 대형마트인 이마트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67.4% 감소한 1507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고였던 2013년 7350억원의 5분의1 수준이다.

반면, 이커머스 기업 쿠팡은 지난해 12조원의 거래액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쿠팡은 2018년 거래액 9조원, 매출은 65% 성장한 4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마켓컬리는 지난해 매출이 4000억원대로 창업 5년 만에 80배로 수직상승했다. 국내 유통 시장에서 온라인 매출 비중은 2015년 30%에서 지난해 41%로 증가했고, 올해는 오프라인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트는 지난해 2분기에 창사이래 첫 분기 적자를 기록했고, 롯데마트 역시 국내 사업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선지 오래됐다.

이에 이마트는 지난해 10월 첫 외부인 CEO라는 강수를 두고 전문점 중심의 사업재편에 나섰다. 수익성이 저조한 '삐에로 쑈핑'은 7개 점포 모두 철수 수순을 밟고 있다. 헬스앤뷰티 스토어 '부츠'도 33개 매장 중 19개를 문 닫았다. 향후 부츠도 철수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더불어 이마트 매장도 30%가량 리뉴얼할 방침이다. 신규 출점은 전문점과 편의점을 제외하면 올해 9월 안성 스타필드 내 트레이더스 1곳이 전부다. 이마트는 2018년 이후 새로 문 연 곳이 없다. 

롯데는 매우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한다. 롯데쇼핑애 백화점, 마트, 롭스, 슈퍼 등 총 700여개 점포 중 30%에 이르는 200개 매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 연말 인사에서 백화점 본부 인력 10%를 영업현장에 배치하는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롯데쇼핑은 기존 사업부제를 1인 최고경영자(CEO) 체제 하의 통합법인(HQ)으로 두고, 오프라인 매장을 축소한다. 또 총 100만 평의 공간과 흩어진 고객 데이터를 통합해 업태의 경계를 넘나드는 매장 개편을 추진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백화점의 식품 매장을 신선식품 경쟁력을 갖춘 슈퍼가 관리하고, 마트의 패션 판매 공간을 백화점 패션 바이어가 주도하는 식이다. 또 각 사업부가 따로 관리해온 3900만 고객 데이터를 통합해 온·오프라인 고객 한 명 한 명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롯데쇼핑은 "기존의 유통 회사에서 라이프스타일 서비스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와 신세계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은 향후 유통업계 전반에 걸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며 "아마존의 공세 속에서 반등한 월마트처럼 무리한 사세확장보다 오프라인만의 장점을 부각시키며 내실을 다지는 방식으로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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