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권광석 깜짝 회동... "지배구조 안정화" 한목소리
상태바
손태승-권광석 깜짝 회동... "지배구조 안정화" 한목소리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0.02.17 17: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국 영업본부장 회의에 孫 회장과 함께 방문
짧은 임기 1년... 현황 파악 위해 조기출근 결정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내정된 권광석 現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대표이사. 사진=우리은행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내정된 권광석 現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대표이사. 사진=우리은행

권광석 우리은행장 내정자가 임기 시작 1개월 전부터 임직원들과 교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권 내정자의 이 같은 행보는 어지러운 내부 분위기를 수습하고 조직을 안정화하는 데 가장 먼저 힘을 쏟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권 내정자는 지난 14일 열린 우리은행 전국 영업본부장 회의에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함께 참석해 임원·영업본부장들과 오찬을 했다.

이날 권 내정자는 "회장님을 도와 그룹 지배구조 안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어느 때보다 본부장들의 조직에 대한 열정과 주인 의식이 필요한 때인 만큼 하나 돼 어려움을 잘 헤쳐나가자"고 당부했다.

손태승 회장은 "리더십을 갖춘 권 내정자를 중심으로 하나가 돼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좋은 은행, 강한 은행을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날 권 내정자의 깜짝 방문은 손 회장의 주선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오찬 자리에서 조직 안정에 대한 논의와 함께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징계 등 현안에 힘을 합쳐 대응하자는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만남에 대해 권 내정자와 손 회장을 둘러싼 불협화음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일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DLF 관련 징계와 라임 사태, 비밀번호 무단 변경까지 우리은행을 둘러싼 현안이 산적한 상황인 만큼 손 회장과 권 내정자가 서둘러 손발을 맞출 필요가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우리금융 임추위는 권 내정자의 임기를 1년으로 통보했다. 우리은행을 포함해 통상 국내 시중은행장의 임기가 2~3년인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짧다.

손 회장이 권 내정자의 취임 전에 우리은행 인사와 조직개편을 마무리 짓고 부행장 수를 줄이는 등 행장의 권한을 축소한 데 대해 손 회장이 권 내정자를 견제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조직개편에서 부행장 자리를 기존 5명에서 3명으로 줄였다. 신혁명 우리금융 부사장이 은행 WM부행장까지 겸직하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권 내정자와 호흡을 맞출 부행장은 개인금융, 여신지원 부문을 맡을 두 명에 불과하다. 권 내정자로선 선택의 폭이 좁아져 인사에 대한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권 내정자는 산적한 현안 파악을 위해 임기 시작 1개월 전에 미리 출근했다.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권 내정자의 임기를 이례적으로 짧은 1년으로 통보한 만큼 임기 내에 '조직안정'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선 한시가 급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권 내정자는 17일 서울 중구 남창동 우리은행 서울연수원으로 첫 출근을 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여건에서 우리 조직이 부딪힌 여러 현안을 단기에 극복하는 게 첫 번째 임무"라고 말했다.

권 내정자 앞에 놓인 과제는 적지 않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DLF 사태로 흡집이 간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어수선해진 내부 분위기를 다잡는 것이다.

일파만파 사태가 커지고 있는 라임자산운용 사태도 챙겨야 할 현안이다. 우리은행의 라임펀드 판매 잔액은 3577억원 규모로 단일 규모 최대다.

최근 불거진 '영업점 비밀번호 무단 도용 사건'도 풀어가야 한다. 우리은행 일부 영업점 직원들이 실적 달성을 위해 고객들의 인터넷·모바일뱅킹 비밀번호를 변경한 건도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 안건으로 상정될 예정이다. 이미 기관 제재 등에 대한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권 내정자는 다음달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