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대박 뒤엔 기업銀... '미다스의 손'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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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대박 뒤엔 기업銀... '미다스의 손' 입증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0.02.12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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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투자로 수익·홍보 두 마리 토끼 잡았다
우리은행도 펀드 통해 기생충에 12억 간접투자
영화 '기생충' 포스터.
영화 '기생충' 포스터. 사진=CJ ENM

'기생충'에 투자한 IBK기업은행이 영화 흥행에 힘입어 큰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가 끝난 뒤 엔딩 크레디트에 투자사 이름이 올라가는 만큼 홍보 효과까지 톡톡히 누리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IBK금융그룹과 유니온 콘텐츠투자조합을 통해 3억원을 기생충에 간접투자 했다.

총 100억원 규모의 투자조합은 기업은행이 30억원, IBK캐피탈이 40억원을 출자해 결성됐다. 출자지분을 고려하면 기업은행과 IBK캐피탈의 투자액은 각각 1억2000만원, 1억6000만원이다.

기업은행은 2012년 업계 최초로 문화콘텐츠 전담부서를 꾸려 영화, 드라마, 공연 등에 대출이나 투자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다. 전체 지원 규모는 2조7000억원에 이른다. 영화 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캐릭터, 게임, 웹콘텐츠 등 다양한 장르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서 국내 문화산업의 성장을 위해 투자 수익의 일정 부분을 저예산·다양성 영화와 창작 공연 등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예대마진에서 벗어나 새로운 신성장 산업 수익원 발굴의 일원으로 문화콘텐츠산업 지원과 육성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충무로의 흥행보증 수표로 불리기도 한다. 지난해 영화 '신과 함께'에 직·간접적으로 20억원을 투자해 1편과 2편 모두 '쌍천만' 흥행(1편 1441만명, 2편 1227만명)을 터뜨렸다.

특히 7억9000만원을 투자한 '극한직업'은 수익률 300% 이상으로 역대 투자 은행 중 최대 수익을 냈다. 기업은행은 1000만 영화 '명량', '베테랑', '국제시장'에도 간접 투자했다.

기업은행이 투자해 지난해 개봉한 영화의 투자성공률은 52.9%를 기록했다. '리틀 포레스트', '완벽한 타인' 등 투자 영화 17건 중 9건이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극한직업은 관객수 1626만명으로 역대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매출액으로는 '명량'을 제치고 가장 많은 1396억원을 기록했다.

기생충은 이미 2000억원에 가까운 수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도 컴퍼니케이 한국영화투자펀드를 통해 기생충에 12억원을 간접투자했다. 총 120억원 규모의 이 펀드는 우리은행이 중견 벤처캐피탈 컴퍼니케이파트너스와 손잡고 2017년 3월 결성한 한국영화 전문투자 펀드다.

우리은행이 30억원을 출자했고 '기생충'의 투자·제작을 맡은 CJ ENM을 비롯한 국내 메이저 투자 배급사도 출자에 참여했다.

한국영화투자펀드는 그동안 '극한직업', '돈', '엑시트' 등 출자에 참여한 투자·배급사가 배급한 한국영화에 투자해왔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준비 당시 감독이나 배우들이 워낙 우수해 영화 기생충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이 많았지만, 투자금액을 나누다 보니 은행권에서 원하는 만큼 대규모 투자를 하진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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