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춘절 대목인데... '우한폐렴' 공포에 유통街 곡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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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춘절 대목인데... '우한폐렴' 공포에 유통街 곡소리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0.01.28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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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때 백화점12%, 대형마트10% 매출감소 직격탄
면세업계, 춘절 분수령... 다이공 다시 돌아올지 관건
고객이 마스크를 고르고 있다. 사진= BGF리테일
고객이 마스크를 고르고 있다. 사진= BGF리테일

유통업계가 대목으로 꼽히는 중국 춘절을 앞두고 우한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확산에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겪은바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마스크·손세정제 '불티'... 메르스 재현될까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우한 폐렴 확진자는 4명으로 확인됐다. 전염성이 매우 높은 만큼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국민들은 사람이 모이는 곳을 기피하고, 외출을 자제하며 전염 예방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유통업계는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로 큰 손실을 입은 기억이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메르스 발생 직후인 2015년 6월 백화점 매출은 12%, 대형마트는 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시기 온라인 쇼핑몰은 반사이익을 크게 봤다. 고기류 등 신선식품, 햇반·라면 등 가공식품, 샴푸·린스 등 생활용품 판매가 급증했다. 하지만 업계는 2015년과 비교해 온라인 쇼핑몰 이용 소비자가 급증해 메르스 때처럼 큰 이익을 보진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태로 마스크와 손세정제 등 위생용품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G마켓에 따르면 이달 21일부터 27일까지 마스크 판매량은 전주대비 2044%나 증가했다. CU는 전월대비 10.4배 늘었고, 세븐일레븐은 24~27일 기준 523.1%가 증가했다. 홈플러스도 마스크 판매량이 최근 일주일간 전년 동기대비 290% 급증했다. 

대형마트들은 이번 사태에 발빠르게 나섰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우한 폐렴우려에 사원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다. 또 이마트는 마스크 착용으로 고객응대에 어려움이 생길 것을 대비해 이에 대한 고지물을 비치해 고객의 이해를 구했다. 이마트는 진행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홈플러스는 20일 국내 첫 감염확진자 발생 후 22일부터 전국 모든 점포 및 물류센터, 본사 등 모든 조직을 대상으로 우한 폐렴 예방 행동지침을 공지했다. 전국 모든 매장 쇼핑카트, 매장 주출입구 등에 소독·위생용품을 비치하고 단체행사 자제와 직원 마스크 착용을 진행했다. 

편의점들도 전점을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 근무를 권고하고 있다. 특히 GS25는 세 번째 우한 폐렴 확진자가 GS25 한강잠원 1호점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된 후 격리 조치되자, 각 가맹본부들은 중국인 등 외국인 방문이 많은 공항, 관광지에서 운영되는 점포 근무자들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 특별 관리·감독하고 있다. 

◇한한령 해제 기대했지만... 다이공 움직임 예의주시

면세업계는 최근 대규모 기업 단체관광객이 방문하며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높았지만 이번 우한 폐렴 사태로 난감한 상황이다. 특히 대목인 중국 춘절기간에 터져 올해 매출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일부 면세점에선 국내 방문 예정인 중국 단체관광객 예약 취소가 나오고 있다고 전해진다. 

다만 메르스 때와 상황이 다르다는 목소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메르스가 터진 2015년때 메인 고객은 중국 단체관광객이었지만 사드 이후 다이공으로 주고객이 바뀌었다"며 "춘절을 보내기 위해 본국으로 돌아간 다이공들이 다시 돌아올지가 관건"이라고 부연했다. 면세업계의 다이공 매출 의존도는 80%로 이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면 매출 타격은 클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또한 우한 폐렴 발원지인 중국인들의 방문을 꺼리는 국내 여론이 번지면서 예전과 같은 마케팅을 펼치기는 어려워 춘절 대목을 놓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면세업계 시름은 커지고 있다. 이에 면세업계는 중국인 방문이 많은 만큼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적극 대응에 나섰다. 

롯데면세점은 국내 우한 폐렴 확산 방지와 고객 및 직원의 안전을 위해 이달 24일 이갑 대표를 위원장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상시 대응 체계를 가동 중이다.

롯데면세점은 비상대책위원회 가동 조치에 따라 ▲전 직원 일일 발열 체크 의무화(발열 직원 조기 귀가 후 의료기관 진료)를 실시 ▲매장 및 인도장 근무자 마스크 착용 의무화 ▲매장 및 인도장 주 2회 방재 소독 실시 ▲손소독제 매장 내 배치 확대(안내데스크 및 계산대 등) ▲고객 마스크 지급 등을 진행한다. 더불어 ▲중국 방문 직원 귀국 후 14일간 휴가 조치 후 관찰 진행 ▲임산부 및 만성질환 직원을 대상으로 휴직을 진행할 예정이다.

신라면세점도 한인규 면세부문 사장을 중심으로 비상대응 TF를 가동하고 보건복지 등의 지침(경계 단계)에 의거해 다양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일단 고객과 전직원을 대상으로 보건용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기침 예절 등 위생 강화에 나섰다. 또 직원 출입구에 발열 감시 열화상 카메라를 가동시키고 주 1회 이상 전문 방역 및 하루 한 번 영업장 자체 소독도 실시하고 있다. 여기에 각 부서별로 매일 2회 임직원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으며, 외부 행사 자제령도 내려졌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설 연휴 전날인 이달 23일 대표를 위원장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전직원을 대상으로 매일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열이 있는 직원은 조기 귀가한 뒤 의료기관 진료를 받도록 했다. 이달 29일부터는 주요 출입구에 발열 여부를 감지하는 열화상 카메라를 가동할 예정이다. 더불어 중국을 방문한 직원은 귀국 후 휴가 조치 후 경과를 관찰하고 임산부와 만성질환 직원을 대상으로 휴직 조치도 할 방침이다.

이 밖에 매장에서는 근무자에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손소독제 비치도 늘렸다. 매장을 방문하는 외국인 고객 중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고객에게는 무료로 마스크를 증정하며, 영업장은 수시로 소독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고객 및 직원들이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다양한 조치를 마련할 계획"이라며 "질병관리본부·인천공항공사 등 관계 기관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통해 유기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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