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바꾸고 공동 메뉴얼까지... '불판 근절' 사활 건 은행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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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바꾸고 공동 메뉴얼까지... '불판 근절' 사활 건 은행권
  • 오창균 기자
  • 승인 2020.01.1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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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소비자보호부서 신설·개편... 공동 메뉴얼 상반기 중 발표
사진=시장경제신문 DB

은행들이 소비자 중심 경영을 외치고 있다.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맞물려 터진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을 계기로 은행권은 불완전판매를 근절하고 소비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새해 구상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소비자 중심의 영업 문화 조성을 통해 실추된 신뢰를 회복해 나가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불완전판매 근절을 위한 은행권 공동 메뉴얼을 올해 상반기 중 발표할 계획이다.

앞서 시중은행들은 지난달 23일 열린 간담회에서 소비자 신뢰 회복과 고객 중심 경영을 위한 자율 결의를 다짐했다.

당시 간담회에 참석한 국내 18개 은행장은 소비자 보호를 기반으로 한 신뢰 회복은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라는 점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에 은행들은 우선 소비자 중심의 영업문화 정착을 통해 고객중심 경영을 실천하기로 약속했다.

또한 핵심성과지표(KPI)에 고객 수익률 등 소비자 가치 관련 항목을 반영하기로 했다. 그간 은행들은 상품 판매 실적만 높이 평가해 일단 팔고 보자는 식의 영업을 부추여 왔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하지만 최근의 사태와 관련해 자성의 목소리를 낸 은행장들은 평가지표를 전면 수정하고 상품 판매 과정을 면밀히 살피는 등 내부통제를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은행권은 조만간 큰 틀의 메뉴얼을 구축한 뒤 상반기 중 은행연합회를 통해 고객중심 공동 메뉴얼을 배포하겠다는 방침이다.

조직개편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신한은행도 소비자보호그룹을 신설해 고객보호 업무를 총괄하게 했다. 이와 함께 고객 민원대응 등을 전담하는 소비자지원부를 만들었다. KB국민은행은 최근 24명의 인원으로 구성된 금융사기 대응팀을 신설했다. 뿐만 아니라 소비자보호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대포통장 감축 태스크포스팀(TFT)도 구성했다. NH농협은행은 올해부터 금융소비자총괄책임자(CCO)를 별도로 두기로 했다.

KEB하나은행은 겸직 체제로 운영하던 소비자보호그룹장과 손님행복본부장을 분리했다. 소비자행복그룹은 소비자보호그룹으로 격상됐고, 소비자보호본부는 손님행복본부로 독립 배치됐다. 아울러 투자상품서비스(IPS)본부도 신설해 판매하는 상품들에 대한 불완전판매를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우리은행은 자산관리(WM) 그룹과 연금신탁으로 나뉜 자산관리 조직을 일원화해 전문성을 높이는 동시에 상품·마케팅 조직을 분리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고객 신뢰 회복과 고객 중심의 자산관리체계를 실현하기 위해 상품 선정·판매·관리 전 과정에 걸쳐 영업 체계·문화를 개편하는 등 각 부문별 핀셋 혁신을 추진하기로 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일련의 사태로 인해 고객 신뢰 회복이 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만큼 새 먹거리를 찾기보다는 안정감 있게 경영을 하는 방향으로 시중은행들의 전략이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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