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청도 상인도 싸늘... 제주 진출 신세계免 '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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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청도 상인도 싸늘... 제주 진출 신세계免 '산 넘어 산'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0.01.10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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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재단 통한 꼼수 진출 논란... "면세업, 대기업·중소기업 구분 명확해 불가능"
제주시도 반대 의견... 교통혼잡 악화·지역상권 소상공인들 거센 반발 예상
사진= 신세계디에프
사진= 신세계디에프

신세계면세점이 이달 7일 제주웰컴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주진출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지역여론은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아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는 이달 7일 기자간담회에서 "신세계그룹이 면세점 사업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성장을 위해 면세점 확대에 나서고 있다"며 "그 중 한 곳이 제주다"라고 제주도 진출을 공식화했다. 이어 "올해 5월 전후 관세청 면세점 특허 신규발급 발표가 있어 이를 위한 영업장 확보와 행정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특허를 받으면 1년 이내에 영업을 개시해야 하기 때문에 사전 준비작업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디에프는 최근 제주진출 관련 교육재단을 통한 우회진출 의혹에 시달렸다. 지난해 7월 제주시 연동의 모 호텔을 소유한 A교육재단에 69억6000만원을 빌려주고 호텔 건물·부지에 대한 근저당권을 설정해 제주 면세점 사업에 뛰어들기 위한 우회진출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해당 논란에 대해 "면세사업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명확하게 분류되기 때문에 대기업인 신세계가 중소기업 특허로 사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밝혔다. 또한 "신세계그룹이 제주시 내 영업장 확보가 안된 상태라 이를 위해 모 호텔 소유권을 갖고 있는 A교육재단 명의로 교통영향평가 등의 행정절차를 진행한 것"이라고 논란을 불식시켰다. 그러면서 "향후 특허 신청은 신세계 명의로 진행된다"고 못박았다. 

신세계는 제주시 연동의 한 호텔을 인수해 면세점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해당 호텔은 지상 7층(연면적 1만9978㎡)과 지하 7층(1만8226㎡) 등 연면적 3만8205㎡ 가운데 면세점 영업장은 1만5400㎡다.

신세계의 면제점 진출 의지는 강하지만 제주도에 진출이 가능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정부는 지난해 5월 대기업 시내 면세점 특허를 서울 3곳, 인천1곳, 광주 1곳을 내줬다. 하지만 제주는 면세점 매출액이 2018년 1조6815억원으로 전년대비 5807억원 증가해 면세점 신규특허 요건을 충족했음에도 특허를 보류했다. 올해 5월 관세청 면세점 특허 신규발급 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제주가 포함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더불어 교통난도 지적된다. 신세계가 영업장으로 확보한 해당 호텔 인근은 제주의 대표적인 교통혼잡지역으로 면세점이 들어서면 이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신세계디에프는 교통영향평가서에서 건물 지하층에 승합차와 승용차 303대를 수용하고, 사업부지에서 700m 떨어진 공한지에 대형버스 26대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을 조성, 셔틀버스로 관광객을 운송하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 교통영향평가심의위원회는 지난해 12월18일 재심의 결정을 내렸다. 사업자가 대형버스를 주차할 공한지에 대해 임대 또는 매입을 증명할 서류를 첨부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제주도는 특히 향후 건물 진입차로 신설, 대형버스 주차장 확보, 혼잡시간대 교통량 해소 등 종합적인 교통대책을 판단한 후 결정을 짓겠다는 방침이다.

제주 여론도 신세계면세점 진출을 곱게 보지 않는다. 대기업 면세점 수익 대부분이 역외로 유출돼 실제 지역경제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다. 특히 소상공인들의 반발도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도 역시 지난해 4월 기획재정부에 제주의 대기업 면세점 추가 특허 발급을 반대하는 의견을 제출하기도 했다.

신세계디에프 관계자는 "아직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지 정해지지도 않은 상황"이라며 "우선 관세청 발표가 있을 수도 있으니 준비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면세점 입점이 본격화되면 사업계획과 지역상생 방안 등에 대해 설명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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