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논란에도 윤종원 기업은행장 임명 강행... 노조 반발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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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논란에도 윤종원 기업은행장 임명 강행... 노조 반발 '심화'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0.01.02 2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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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노조, 3일부터 출근 저지 투쟁 진행
"청와대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 닫았다" 규탄
▲김형선 노조위원장이 지난해 12월 9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낙하산 인사 반대를 촉구하며 1인 시위를 벌였다. 사진=배소라 기자
▲김형선 노조위원장이 지난해 12월 9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낙하산 인사 반대를 촉구하며 1인 시위를 벌였다. 사진=배소라 기자

IBK기업은행장에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임명됐다. 그동안 노조가 낙하산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온 만큼 마찰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은 윤 전 수석이 제 26대 행장으로 취임한다고 2일 밤 밝혔다. 취임은 3일부터다. 취임식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윤 신임 행장은 국내 경제정책 전반을 담당한 관료 출신이다. 서울대 경제학 학사, 행정학 석사와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3년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등을 지낸 정통 관료다. 2018년 6월 청와대 경제수석에 임명된 이후 1년 만에 경질됐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행장은 금융위원장이 복수 인물을 추천하고 청와대 검증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기업은행장은 2000년대까지 기재부나 금융당국 출신 퇴직 관료들이 주로 맡았다가, 2010년 이후 세 차례 연속 내부 출신이 행장을 맡았다. 윤 행장 취임으로 10년 간의 관행이 깨지게 됐다.

이번 은행장 인사는 노조 측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최종 선임됐다.

10년 만에 다시 관료가 행장에 오른 것을 두고 진보 진영조차 낙하산 인사를 비판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신임 금융노조위원장에 선출된 박홍배 당선인은 취임 일성으로 '기업은행장 낙하산 저지'를 선언했다.

박홍배 당선인은 당선 후 발표한 첫 성명서에서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도 낙하산 기업은행장 임명은 없었다"며 "임명 강행 시 집권여당과의 정책협약 파기는 물론 모든 정치적 지지와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초 정부는 12월 말까지 기업은행 차기 행장 선임작업을 완료한 뒤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도진 전 행장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후임을 임명하지 않았다. 청와대가 반장식 전 일자리수석수석을 내정했다는 소식에 노조를 비롯한 금융권의 반발이 거세지자 발표를 미루다가 윤 전 수석으로 급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청와대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 닫았다"며 "아무런 설명도 없으며 독선 독단 아집이고 집착"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대통령의 기업은행장 임명에 불복한다"며 "단 한발짝도 들여보내지 않겠다"고 했다. 노조 측은 윤 신임 행장의 출근 첫 날인 3일부터 출근 저지 투쟁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논란에 대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외부 출신이냐 내부 출신이냐도 중요하지만 어떤 사람이 해당 기관에 최고로 좋은 사람이냐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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