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브랜드·모바일 선방에도... 홈쇼핑 '수수료 갈등'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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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브랜드·모바일 선방에도... 홈쇼핑 '수수료 갈등' 몸살
  • 이준영 기자
  • 승인 2019.12.1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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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모바일 강화로 온라인 물결에 '선방'... 내년 수수료 개선 '기대'
롯데홈쇼핑 2019년 판매 1위 '라우렐' 제품 이미지. 사진= 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 2019년 판매 1위 '라우렐' 제품 이미지. 사진= 롯데홈쇼핑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불황인 가운데 홈쇼핑 업계가 올해 단독브랜드와 모바일 강화로 선방했다. 하지만 송출수수료 인상·판매수수료 인하 등의 몸살을 겪으며 내년에도 이같은 문제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 판매 상위권 '단독·PB'브랜드

올해 홈쇼핑 업체들은 온라인 쇼핑으로 트렌드가 바뀌는 상황에도 선방한 모습을 보여줬다. 여기엔 단독브랜드의 힘이 컸다는 분석이다. 

CJ·GS·롯데·현대홈쇼핑 등 업계 빅4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히트상품 상위권 대부분은 단독, PB브랜드가 강세를 보였다. 홈쇼핑사 상위 5위권 상품 중 현대홈쇼핑의 '조이너스', GS홈쇼핑의 '에지이트웨니스'를 제외하면 모두 단독·PB브랜드다.

CJ오쇼핑은 PB브랜드인 '엣지'가 전년 동기대비 28%늘어난 165만세트가 판매되며 1위를 차지했다. 엣지의 올해 누적 주문액은 1800억원 달성을 앞두고 있다. 

GS홈쇼핑과 현대홈쇼핑은 디자이너들과 협업한 브랜드들이 강세를 보였다. GS홈쇼핑 1위에 랭크된 'SJ와니'는 손정완 디자이너와 협업해 2012년 론칭한 브랜드다. 현재까지 154만명의 고객이 5446억원의 제품을 주문했다. 

현대홈쇼핑의 'J BY'도 정구호 디자이너와 함께 단독 판매하는 브랜드로, 론칭 3년만에 누적판매량 2400억원을 기록했다.

롯데홈쇼핑은 단독론칭한 패션브랜드 '라우렐'이 가장 많이 팔렸다. 4050여성들에게 인기를 얻으며 현재까지 82만2100세트가 판매됐다. 

황범석 롯데홈쇼핑 상품본부장은 “올해 히트상품을 집계한 결과 고품질, 합리적 가격을 앞세운 프리미엄 단독 브랜드들이 압도적인 인기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명품 브랜드에서 사용하는 최상급의 소재를 선보인 시도가 소비 양극화 현상과 맞물려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었다”라고 말했다. 

◇온라인 물결에 '모바일'로 대항... 효자노릇 '톡톡'

홈쇼핑 업계는 올해 온라인 쇼핑 물결에 주요 유통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은 가운데 모바일 강화로 이를 타개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양한 콘텐츠로 쇼핑 대세로 떠오른 2030세대의 눈길을 끌며 매출 견인에 큰 역할을 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GS홈쇼핑은 모바일 쇼핑 성장에 힘입어 취급액이 크게 성장했다. GS홈쇼핑의 올해 3분기 취급액은 988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3%증가했다. 이 중 모바일쇼핑 취급액이 전년 대비 15.9%증가한 5436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취급액 성장을 견인했다. 모바일 쇼핑 취급액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5%에 이른다. 모바일 쇼핑 취급액은 지난해 4분기 TV쇼핑을 넘어선 뒤 꾸준히 증가세를 그리고 있다. GS홈쇼핑 모바일 앱 다운로드 수는 3400만건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GS홈쇼핑은 쇼핑 트렌드 변화에 맞춰 사업역량을 모바일 시장으로 빠르게 옮긴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롯데홈쇼핑은 증강현실(AR)을 활용해 가전·가구 상품을 가상으로 배치하고, 기능 체험까지 가능한 '무빙 AR' 서비스를 도입했다. '무빙 AR'은 현재 운영 중인 가전·가구 가상 배치 서비스인 'AR 뷰(View)'보다 진화한 서비스로, 상품 내부, 기능 등 상세 확인이 가능하다. 냉장고의 내부를 열어보고, 소파 등받이를 조절할 수 있으며, TV의 경우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 기능까지 반영됐다.

CJ오쇼핑은 유명 인플루언서, 아티스트 등과 협업한 모바일 방송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대표 방송인 '쇼크라이브'는 밀레니얼 및 Z세대의 유입을 이끌고 있다. CJ오쇼핑에 따르면 올해 1월~6월까지 쇼크라이브의 매출 및 시청현황 등을 분석한 결과, 약 190만 명의 고객들이 상반기에 쇼크라이브를 시청하고 약 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쇼크라이브 방송의 2030세대 구매비중은 약 40%를 차지할 정도다. 

현대홈쇼핑 현대H몰에서 운영하는 모바일 전용 생방송 '쇼핑라이브' 인기도 뜨겁다. 올해 쇼핑라이브 시청자가 지난해 대비 10배이상 늘어났다. 이에 방송 횟수를 주2회에서 5회로 확대편성하며 연말까지 12회로 대폭 늘린다는 방침이다. 

◇송출수수료 올리고, 판매수수료 낮추고... 이중고빠진 홈쇼핑업계

매년 불거지는 수수료 논란이 올해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IPTV가 케이블 방송업체를 인수하며 이러한 추세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와 함께 과기정통부가 중소기업 대상 판매수수료율을 밝히며 압박에 나서고 있어 홈쇼핑 업계는 이중고에 빠진 형국이다.

업계는 판매수수료 대부분을 차지하는 송출수료의 인하가 선행돼야 한다고 외치지만 IPTV업계는 이를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에 과기정통부가 송출수수료 관리감독을 위한 '홈쇼핑 방송 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 개선'을 발표하며 의지를 보이고 있어 2020년에 홈쇼핑 업계와 IPTV업계 간 갈등이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하지만 IPTV업계의 강경한 태도가 개선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최근 현대홈쇼핑은 LG유플러스가 송출수수료를 지난해 30%인상에 이어 올해 또 20%인상을 요구하자 정부기관에 분쟁조정을 신청하는 등 배수진을 쳤지만 결국 10번에서 28번으로 이동하게 됐다. 지난해 롯데홈쇼핑도 KT의 송출수수료 인상요구로 올레TV 채널 6번에서 30번으로 밀리기도 했었다.

업계 관계자는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지속적인 송출수수료 증가는 결국 판매수수료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라며 "이는 홈쇼핑에 물건을 파는 중소기업과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전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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