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꺾은 이세돌 "열흘간 연습 올인... 뇌마사지로 집중력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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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꺾은 이세돌 "열흘간 연습 올인... 뇌마사지로 집중력 키워"
  • 임현지 기자
  • 승인 2019.12.18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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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戰 첫 날 한돌에 ‘불계승’... 흑 78수, 82수가 결정타
"대국 전 사용한 브레인마사지 도움…내일도 사용할 것”
‘브레인마사지 배 이세돌 vs 한돌’에서 이세돌 9단이 대국에 임하고 있다. 사진=이기륭 기자<br>
‘브레인마사지 배 이세돌 vs 한돌’에서 이세돌 9단이 대국에 임하고 있다. 사진=이기륭 기자

이세돌 9단이 또 한 번 인공지능(AI)을 상대로 바둑 대국에서 승리했다. 구글의 알파고보다 더 강력한 실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진 ‘한돌’(버전3.0)을 100수도 되기 전 ‘불계승’으로 꺾었다. 이 9단은 대국 전 사용한 "브레인마사지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1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바디프랜드 본사에서 치러진 ‘브레인마사지 배 이세돌 vs 한돌’ 대국에서 이 9단은 AI 한돌이 예상하지 못한 82번째 수를  묘수로 두며 대국을 승리로 이끌었다.

무난하게 흘러가던 경기 초반을 지나 중반부터 AI 한돌의 본격적인 공격이 시작됐다. 대국 해설을 맡은 프로 바둑기사 김만수 8단에 따르면 한돌은 AI 바둑 프로그램 중에서도 공격적인 성향을 띤다. 대국 중간에는 한돌이 쳐둔 백의 포위망을 뚫지 못해 이 9단에게 위기가 오기도 했다. 이 9단은 팔짱을 끼고, 머리를 넘기는 등 고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가 약 2시간 지났을 때 결과를 판가름 내는 첫 번째 승부처가 등장했다. 이 9단이 둔 흑 82수가 한돌을 당황하게 만든 것. 해설에 따르면 한돌이 놓은 백 81수의 허술함을 뚫고 이 9단이 묘수를 뒀다는 설명이다. 해보나 마나 한 경기를 의미하는 불계승으로 이 9단이 승리를 거뒀다.

전문가들은 흑 82수 외에 흑 78수 또한 한돌이 미쳐 예상하지 못한 수로 평가했다. 대국을 시작한 후 상승세에 있던 한돌의 승률은 79수부터 급격히 하락했다. 78수는 2016년 알파고를 상대로 승리한 경기에서도 ‘신의 한 수’로 작용했다. 

한돌은 2017년 NHN이 개발한 바둑 AI 프로그램이다. 한국기원 소속 1~5위 프로 바둑 기사들과 대결한 경기에서 이미 전승을 기록했다.

18일 서울 강남구 바디프랜드 본사에서 열린 ‘브레인마사지 배 이세돌 vs 한돌’에서 이세돌 9단이 AI 바둑 프로그램 '한돌'과 대국을 펼치고 있다. 이 9단은 이번 대국에서 승리했다. 사진=이기륭 기자
18일 서울 강남구 바디프랜드 본사에서 열린 ‘브레인마사지 배 이세돌 vs 한돌’에서 이세돌 9단이 AI 바둑 프로그램 '한돌'과 대국을 펼치고 있다. 이 9단은 이번 대국에서 승리했다. 사진=이기륭 기자

한돌은 올해 1월 한국기원 승률랭킹 상위 5명의 프로 기사와 잇따라 대국을 벌였다. 대국에 나선 신진서 9단, 박정환 9단, 김지석 9단은 지난해 12월 기준 한국기원 승률랭킹 1~3위를 기록했다. 4위 변상일 기사가 불참하면서 5위 이동훈 9단과 6위 신민준 9단이 대국에 참여했다.

대국 실력을 평가하는 ‘엘로(Elo) 레이팅’ 기준 한돌의 기력은 4500점으로 알파고(3700)를 훌쩍 뛰어넘는다.

때문에 이번 대국은 이 9단이 두 점을 깔고 시작했다. 이 9단에게 유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덤 7집 반을 한돌에 줬기 때문에 결과는 예상할 수 없었다는 게 한돌 개발자의 설명이다. 이 개발자는 프로 바둑기사와 접바둑 테스트를 여러 번 했으나 모두 한돌이 승리했다고 전했다. 

NHN 관계자는 “시스템 안전성 검점 외에 이미 모든 테스트를 마쳤다”며 “바둑을 좋아하는 분들이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테니 내일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대국에서 승리한 이 9단은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은퇴전 상대로 한돌이 결정되고 나서 최근 열흘간 잠자고 먹는 시간 외에 바둑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두 점 놓고 시작한다고 해도 이기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것. 덧붙여 그는 “최선을 다하면 종종 기적이 일어나듯 승패를 떠나 인간으로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브레인마사지 배 이세돌 vs 한돌’에서 이세돌 9단이 대국에 임하고 있다. 사진=이기륭 기자
‘브레인마사지 배 이세돌 vs 한돌’에서 이세돌 9단이 대국에 임하고 있다. 사진=이기륭 기자

한편 이 9단은 승리 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가 도움을 줬다"고 밝혀 관심을 끌었다.

이 9단은 첫 대국을 앞두고 바디프랜드 ‘파라오SⅡ’ 안마의자에서 컨디션을 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신 긴장을 푸는 동시에 집중력을 끌어올리며 결전 의지를 다졌고, 가장 중요한 1국에서 승리를 거뒀다.

이 9단은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를 대국 전 사용했는데 그 덕분에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내일도 사용할 것이고, 앞으로도 집에서 꾸준히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국 공식 후원사로 나선 바디프랜드는, 두뇌 피로를 해소하고 기억력과 집중력 향상을 돕는 ‘브레인마사지’ 기능을 업계 최로로 개발, 주요 제품에 탑재했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강한 두뇌 인지능력을 요구하는 프로 바둑기사를 응원한다는 차원에서 대국을 후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국 소식을 들은 후 브레인마사지 기능과의 연계성이 명확히 보였다”며 “임상 효과까지 검증받은 프로그램이 인류 대표 브레인 이 9단의 대국을 도울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부연했다.

이번 승리로 19일 열리는 2국은 동등한 조건에서 진행된다. 21일로 예정된 3국은 장소를 바꿔, 이 9단 고향인 전남 신안군에서 열린다. 바디프랜드는 2국이 끝난 뒤 이 9단에게 ‘팬텀Ⅱ’ 브레인 안마의자를 증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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