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뱅킹 전면 시행... 금융플랫폼 무한경쟁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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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뱅킹 전면 시행... 금융플랫폼 무한경쟁 돌입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9.12.1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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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개 금융사 오픈뱅킹 참여... 시중은행 특화 서비스 고심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사진=금융위원회 오픈뱅킹 홍보 영상 화면

하나의 모바일 앱에서 모든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오픈뱅킹(Open Banking)이 18일 전면 시행됐다. 지난 10월 30일 서비스를 시범 시행한 이후 49일 만이다.

오픈뱅킹은 금융사들의 송금·결제망을 개방해 하나의 앱에서 모든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다. 그동안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거래사 수만큼 모바일 앱을 깔아야 했지만 이제 단 하나만 있으면 평소 이용하지 않던 휴면 계좌까지 모두 확인할 수 있게 됐다.

16개 은행과 31개 핀테크 업체가 일제히 오픈뱅킹에 참여해 금융권의 고객 쟁탈전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결제원은 이날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오픈뱅킹 서비스 출범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에서는 시중은행 5곳이 각각 부스를 설치하고 서비스를 시연했다.

신한은행은 쏠(SOL)을 통한 간편 앱 출금·환전, KB국민은행은 스타뱅킹을 통한 조회·이체·환전, KEB하나은행은 타행계좌 잔액 모으기와 타행대출 조회, 우리은행은 타행이체를 비롯해 여러 계좌 가져오기, 농협은행은 더치페이·간편충전과 모바일 ATM 출금을 소개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축사에서 "지급결제 시장이 개방이라는 대변동을 맞이하고 있고 오픈뱅킹은 단순한 결제시스템을 넘어 금융산업의 지형을 변화시키는 핵심 인프라로 부상 중"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오픈뱅킹은 금융산업 내 철학과 전략을 점차 바꿔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어 "은행은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서의 뱅킹으로 전환을 가속화하고 핀테크 기업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결제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픈뱅킹 시행에 참여한 16개 은행은 산업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IBK기업은행, SC제일은행, 수협은행, 대구은행, 부산은행, 광주은행, 제주은행, 전북은행, 경남은행, 케이뱅크다. 곧바로 오픈뱅킹을 시작하는 핀테크 업체는 비바리퍼블리카, 핀크, 카카오페이, 디셈버앤컴퍼니, 세틀뱅크, 레이니스트, 쿠콘 등이다.

참여사는 더욱 확대될 예정이다. 한국씨티은행은 내년 1월 7일, 카카오뱅크는 내년 상반기 오픈뱅킹을 시행할 계획이다. 핀테크 업체 159개의 경우도 당국에 오픈뱅킹 참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가운데 적합 승인을 받은 곳은 94개로 향후 금융보안원 점검 후 최종적으로 오픈뱅킹 서비스를 실시하게 된다.

경쟁사들이 대거 등장한 탓에 가장 많은 고객을 보유하고 있던 시중은행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습이다. 당장 자사 앱 이용률과 고객 이탈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저마다 특화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충성고객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오픈뱅킹 전면 시행에 맞춰 간편 출금·이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KB국민은행은 오픈뱅킹에 등록된 타은행 계좌의 출금과 조회를 자의적으로 껐다 켰다(ON·OFF) 하는 기능을 신설했다. KEB하나은행은 환전지갑과 해외송금 등 모든 금융거래에 오픈뱅킹을 접목시키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우리은행은 타은행 계좌에 있는 돈을 한 번에 모을 수 있는 집금 기능을 내놓을 예정이다. 농협은행은 통합자산현황 서비스와 금융생활진단 콘텐츠를 출시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오픈뱅킹 전용상품인 IBK첫만남통장을 선보였다.

금융당국은 내년 상반기에 오픈뱅킹 참여 금융사를 상호금융, 저축은행, 우체국 등 제2금융권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모바일이나 인터넷 외에도 ATM 기기·점포 등 오프라인 채널을 통한 오픈뱅킹 서비스 허용도 검토 중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을 통해 오픈뱅킹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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