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층 빨라진 금융권 인사... 수장 교체 '폭풍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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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층 빨라진 금융권 인사... 수장 교체 '폭풍전야'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9.12.10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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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우리·농협 회장 임기 임박... 이달 중 은행 임원 인사 전격 단행

금융권 인사 태풍이 다가오고 있다.

금융사 회장들의 임기가 줄줄이 만료되며 올해 연말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날카롭다. 최고경영자(CEO) 연임 여부는 주요 임원들의 거취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우리·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종료된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연임을 결정할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열리는 시점은 13일. 이제 불과 나흘을 앞두고 있다. 실적 측면에서는 KB금융을 따돌리고 리딩 금융그룹을 수성했다는 측면에서 문제가 없어 보인다. 다만 금융당국이 경영진의 법률적인 리스크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어 차기 회장 선출의 변수로 작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우리은행장을 겸임하고 있는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회장직 임기도 내년 3월까지다. 안정적인 지주사 전환을 이루고 올해 최대 실적을 달성했기 때문에 당분간 손태승 회장 체제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를 둘러싼 제재 문제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 4월 임기가 끝나는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의 앞길은 다소 어두운 편이다. 이대훈 농협은행장의 지원사격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비은행 부문 강화라는 체질개선에는 실패해 연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모(母) 회사인 농협중앙회의 김병원 회장이 곧 물러나고, 정부가 수시로 낙하산 인사를 교체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인물을 섭외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의 김도진 행장은 오는 27일 임기를 마친다. 김도진 행장은 이미 연임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현재 기업은행 내부에서는 김도진 행장의 후임으로 관료 출신 친문(親文) 낙하산 인사가 내정됐다는 설이 확산되면서 잡음이 일고 있다. 최근 정부와의 관계가 급격히 악화된 진보 시민단체와 노조 세력은 낙하산 행장 반대 입장을 드러내며 반발하는 모습이다.

은행권 임원 인사는 이미 시작됐다. 지난 3일 NH농협은행이 첫 발을 뗐다. 농협 인사는 매년 임원부터 임직원 인사까지 은행들 중 가장 빠른 편이다.

이달 중순부터는 신한은행, 우리은행,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이 임원 인사에 들어간다. 지난해보다 다소 빨라진 일정이다.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와 대외환경 악화로 인해 내년부터 업황이 기울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서둘러 조직을 추스르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복안이다.

신한은행은 오는 19일 열리는 지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 이후 임원진을 개편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옥동 행장 취임 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인사다. 글로벌과 디지털로 향하는 변화와 혁신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는 방향이 정해진 만큼 이번 조직 개편은 진옥동 행장의 행보와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은행은 오는 20일 임원 인사에 이어 26일 부장급 인사를 단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DLF 사태에 대한 대책으로 조직 개편을 예고한 터이기 때문에 적잖은 인사 이동이 예상된다.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임기가 만료된 임원 자리를 어떻게 채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와 비슷한 기간에 임원 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 측은 아직 내부적으로 인사 시기를 정하진 않았지만 27일쯤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허인 행장이 일찌감치 연임을 확정지었기 때문에 올해는 인사 변동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KEB하나은행도 크리스마스 이후 인사를 단행할 보인다. DLF 사태 이후 일렁이고 있는 쇄신 물결 속에서 물갈이폭이 얼마나 될 지가 관심사다. 사태에 연루된 임원들이 대거 자리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거론된다. 자산관리(WM) 역량 강화와 영업 평가지표(KPI) 개편을 진행하고 있어 해당 부분의 변화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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