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이 된 '마이너리티 리포트'... 국민은행의 정맥인증 革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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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이 된 '마이너리티 리포트'... 국민은행의 정맥인증 革新
  • 김태영 기자
  • 승인 2019.12.05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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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정맥으로 입출금하는 시대... 등록에서 출금까지 5분 소요
284개 점포에서 시범 서비스 후 전국 영업점으로 확대 예정

"혈관을 식별하는 첨단 기술의 상용화, 손바닥만으로도 인증할 수 있을까? 공상과학영화에서나 가능할 법한 일인데, 정말 현실에서 가능할까?"

KB국민은행의 정맥 인증 서비스 등록을 하기 위해 대기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정해진 순서가 돌아와 신분증을 창구 직원에게 제시했다. 신체 바이오 인식에 동의한다는 서류에 체크한 뒤 손바닥을 정맥 인식 센서에 올렸다. 정맥 바이오 인증 서비스는 국민은행 계좌를 보유하고, 신분증만 있으면 무료로 신청을 할 수 있다.

약 5번을 동일하게 인증 받은 후 직원으로부터 통장이나 카드, 신분증 없이 손바닥만으로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말을 듣게 됐다. 등록까지 5분이 채 걸리지 않았고, 손바닥만으로 간편하게 등록할 수 있었다.

일상 생활을 하면서 지문인식은 많이 이용해봤지만, 손바닥 정맥 인식은 기자에게 생소하기만 했다. 한 번의 손바닥 정맥 인증으로 통장, 인감, 비밀번호 없이 입출금이 가능하다는 말을 들었을 때만 해도 그랬다.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에서 기자가 손바닥을 기기센서에 올리고, 정맥으로 본인 인증을 직접 해보았다.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에서 기자가 정맥 인증 서비스를 체험하고 있고 있다. 사진=김태영 기자

정말 손바닥만으로 입출금이 가능한지 궁금했다. 창구에서 출금한 10만원을 ATM 기기에서 정맥 인증을 통해 입금해보기로 했다.

ATM 정맥 인증 센서는 기기 오른쪽 끝에 설치돼 있었다. 동일한 방식으로 손바닥을 센서로 올리고 신분을 인식했다. 곧바로 신분이 인증되면서 사용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가 안내됐다. 통장과 카드를 중심으로 하는 금융 거래의 틀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세상이 바뀌었다. 간단한 손바닥 등록으로 자신을 인증하고, 입출금을 비롯해 각종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시대다.

최근 금융업계는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바이오 인증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바이오 인증 방식은 편리하다는 장점과 동시에 보안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화에서 지문을 채취해 보안에 민감한 기관이나 시설에 침투하는 장면은 이제 익숙하다. 위조 지문으로 거래위임장 등을 조작해 사기행각을 벌인 사건들이 현실 속에서 종종 보도되기도 한다.

하지만 국내 최초로 KB국민은행이 선보인 정맥 인증 서비스는 이와 다르다. 박경진 KB국민은행 브랜드전략부 팀장은 "수집된 개인 정보는 암호화하고 금융결제원과 일정 비율로 분산 관리해 최고의 보안성을 보장하고 있고 정맥은 인체 구조 특성상 위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정맥 인증 서비스는 KB국민은행의 야심찬 도전과 혁신의 결과였다. 고객 중심 경영을 실천하고 디지털 금융 시대에 걸맞은 기업으로 성장하자는 허인 KB국민은행장의 뚝심 있는 목표와 의지가 담겨 있기도 하다.

KB국민은행은 2018년 11월 디지털 전환 선포식을 개최하고 디지털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상용화되고 있는 대화형 뱅킹플랫폼 '리브똑똑(Liiv talk talk)', 스마트 촬영으로 공과금 납부, 제사고 신고, 통신과 금융을 결합한 가상이동통신망(MVNO) 서비스 '리브 M(Liiv M)', 보안매체(OTP 등)를 배송 받을 수 있는 'KB 스타샷' 등의 서비스들이 바로 국민은행이 개발한 디지털 금융 혁신 아이디어들이다.

특히 가상이동통신망 서비스 '리브 M'은 다양한 금융상품과 차별화된 요금 상품이 결합된 서비스로 허인 행장의 핵심적인 디지털 금융 혁신 정책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IT 인력만으로 운용하는 인사이트 지점, 디지털 무임점포 설치도 혁신의 가치를 고객이 경험할 수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정맥인증서비스 또한 KB국민은행의 디지털 금융 혁명과 고객 행복이라는 목표와 정신 속에서 개발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KB국민은행은 284개의 점포에서 정맥 인증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실시한 후 전국 영업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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