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축소·일자리 창출 정책 맞물려... 은행권, 희망퇴직 칼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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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축소·일자리 창출 정책 맞물려... 은행권, 희망퇴직 칼바람
  • 배소라 기자
  • 승인 2019.11.2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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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 이달 26일~28일 명예퇴직 신청받아
국민·우리·하나, 노조위원장 선거 후 연말쯤 예상
신한은행 내년 초 예정, 기업은행은 계획 없어
사진=이기륭 기자
사진=이기륭 기자

농협은행의 대규모 감원을 시작으로 은행권 전반에 본격적인 구조조정 바람이 불어 닥칠 것으로 전망된다. 비대면 채널 확산에 따른 점포 통폐합과 청년층 일자리 확대 등으로 경영 환경이 나빠질 것을 우려해서다.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은행권 희망퇴직에서 2000명가량이 신청했다. 올해는 규모가 지난해 보다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이달 26일부터 3일간 전 직급 10년 이상 근무 중 만 40세 이상, 임금피크제 적용(1963년생, 만 56세)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시행했다.

농협은행을 시작으로 시중 은행들의 연말 희망퇴직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매년 임금피크 대상자를 포함해 희망퇴직 접수를 시행한다.

다만 KB국민·우리·KEB하나은행은 오는 12월 노조위원장 선거가 있어 노사간 논의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희망퇴직은 노조와 합의를 통해 진행하기 때문에 KB국민·우리·KEB하나은행은 노조위원장 선거를 마무리한 뒤 연말께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2015년부터 매년 임금피크제 대상 희망퇴직을 정례화해 추진했다”며 “올해도 노사간 협상을 마치고 12월 말쯤 희망퇴직을 공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내년 초쯤 희망퇴직을 실시할 예정이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은 희망퇴직을 시행하지 않는다. 기업은행은 2015년을 마지막으로 명예퇴직자가 없다. 2014년 감사원의 ‘방만경영’ 지적 후 퇴직자에게 지급할 임금을 확 낮췄기 때문이다.

은행업계에선 점포 축소와 정부의 무리한 일자리 창출 정책 추진이 맞물려 희망퇴직을 단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6개 주요 은행은 올해만 4820명을 신규 채용했다. 작년 채용규모(3610명) 보다 33.5%(1210명) 증가했다. 하지만 점포 수는 감소추세라 희망퇴직을 통해 인력 구조조정을 유도할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의 점포 수는 2014년 말 5178개에서 올해 6월말 4682개로 5년새 10%가 사라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경기둔화로 경영 환경도 녹록지 않을 것을 대비해서 몸집을 줄이는 것”이라며 “희망퇴직을 통한 퇴사자 인원은 내년 1월 말쯤 확정되겠지만, 조건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인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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