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만난 베트남 총리 "반도체 공장 지어주면 파격 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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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만난 베트남 총리 "반도체 공장 지어주면 파격 혜택"
  • 유경표 기자
  • 승인 2019.11.29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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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총리, 삼성 이재용 부회장 만난 자리에서 전격 제안
고동진 사장 "베트남서 휴대폰, 카메라모듈, 디스플레이 생산확대 중"
베트남 GDP의 30% 차지하는 삼성전자... 지속적인 장기 투자 나설 듯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 사진=베트남 정부 홈페이지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 사진=베트남 정부 홈페이지

삼성전자가 베트남에 대한 투자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에게 있어 글로벌 생산기지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는 베트남은 연구개발센터 완공을 기점으로 스마트폰을 비롯한 부품, 카메라모듈, 디스플레이에 이르는 종합 생산거점으로 거듭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8일 오전 한국을 방문 중인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개별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등이 함께 배석했다. 

이번 만남은 베트남 총리실측이 먼저 요청하면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푹 총리에게 삼성전자의 베트남 사업 전략을 설명하고, 베트남 정부의 지원에 감사의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응우옌 총리는 “삼성이 베트남에 신기술이 다수 적용되는 반도체 생산 공장을 설립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반도체 공장을 세울 경우, 세제를 비롯해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면담에 합석한 고동진 사장은 "2022년까지 하노이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연구개발(R&D)센터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며 "생산·부품과 관련된 현지 기업을 양성해주기를 바란다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베트남 현지에 휴대폰, 부품, 디스플레이, 카메라 모듈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며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사장이 참석한 것도 휴대폰뿐 아니라 세트, 부품 등 종합적으로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해 10월에도 베트남을 방문해 응우옌 총리를 만난 바 있다. 당시 이 부회장은 "삼성이 많은 국가에 투자했지만 베트남처럼 기업의 어려움과 제안을 청취하고 해결해주는 나라가 많지 않다"며 "베트남에 대한 장기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응우옌 총리는 삼성의 투자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응우옌 총리는 “삼성전자의 제품을 외국제품이라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삼성전자 제품을 '국산품'으로 규정했다. 이는 베트남 경제에서 삼성전자가 기여하는 부분이 막대함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열린 만찬에서도 응우옌 총리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수출의 58%가 베트남에서 생산된 것"이라며 삼성과의 관계를 강조하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베트남에서 고용한 직원 수만 15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더불어 삼성전자 베트남법인의 지난해 수출액은 베트남 전체 수출액의 3분의 1 수준인 6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베트남은 삼성전자의 글로벌 생산기지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1995년 호치민에 삼성전자 법인을 설립해 TV 생산·판매를 시작한 이래,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배터리, 전자부품 등으로 베트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8년 하노이 인근 박닌성에 스마트폰 제1공장을 설립한 데 이어, 2013년에도 타이응우옌성에 제2공장을 건설하며 생산물량을 크게 확대해 나가고 있다. 스마트폰과 모바일기기 외에도 TV와 네트워크 장비,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 베트남 공장의 스마트폰 생산량은 연 1억 5000만대에 달한다. 이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전체 생산량의 절반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삼성전자 베트남 생산법인 4곳의 총매출을 합하면 약 660억달러(약 77조5000만원)에 달한다. 베트남의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2800억달러(약 316조8000억원)임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비중이 GDP의 27.6%에 달하는 것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베트남 내에서 기업의 사회적 가치 실현에도 주력하고 있다. 현지 주요 대학과의 산학협력, 기능올림픽 국가대표 훈련 지원, 베트남 부품산업 발전을 위한 제조전문 컨설턴트 양성, 방과후 학교인 삼성희망학교 운영 등 인재 육성과 지역사회 CSR 활동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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