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총수 평판분석②] 정의선 71%〉구광모 58%... '제품결함 대응'에 갈린 호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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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 총수 평판분석②] 정의선 71%〉구광모 58%... '제품결함 대응'에 갈린 호감도
  • 정연수 기자
  • 승인 2019.12.03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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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인링크 기사 중 '독자 감정표현' 및 '댓글' 분석
현대차, '세타2 엔진', LG전자 '건조기'... 각각 제품 결함 논란 빚어
정의선 "폐차할 때까지 보증"... 누리꾼 '긍정반응' 급상승
LG "초중고 공기청정기 무상 지원"... '키워드 구광모' 긍정반응↑
7월 이후 '건조기 악취' 논란 확산되며 여론 악화... 9월 긍정반응 43%
사진=현대자동차 정의선 수석부회장(좌), LG그룹 구광모 회장(우)
사진=현대자동차 정의선 수석부회장(좌), LG그룹 구광모 회장(우)

[편집자 주] 국내외적으로 유능한 경영인은 세간의 관심을 모으며 대중스타처럼 인식되고 있다. 특히 이들의 이름은 기업의 이미지와 직결된 또 다른 브랜드로 인식된다. 소비자에게 인기있는 기업이나 경영인은 그 이름만으로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도 있고, 부정적인 경우에는 불매운동이나 주가하락 등 기업전체의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재벌그룹에서 3·4세 경영 승계가 속속 진행되며 젊은 총수들의 이름이 미디어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3월, 자산총액 2위 현대차 그룹의 오너 3세인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대표이사에 취임하며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 이어 4월에는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이 급작스럽게 별세하며 그의 아들인 조원태 회장이 회장직을 이어받았다. 이에 앞선 2018년 6월에는 40대의 구광모 회장이 자산총액 4위의 LG그룹 총수에 올랐다.

압축 성장을 통해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을 이룬 우리나라의 특수한 사회분위기에서 이들 ‘재벌’에 대한 다양한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수십조에서 수백조원대의 재벌 총수에 오른 3·4세 경영인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어떨까.

본지는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3·4세 총수인 삼성전자의 이재용 부회장, 현대자동차 정의선 수석부회장, LG그룹 구광모 회장,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 두산그룹 박정원 회장에 대한 최근 1년간 뉴스 동향과 댓글, 독자들이 해당 기사에 붙인 감정표현 등을 통해 여론을 살펴봤다. 

◇긍정감성, 현대차 정의선 70.7% 〉 LG그룹 구광모 58%

최근 11개월(2019.1.1 ~ 11.25) 현대·기아자동차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LG그룹 구광모 회장에 대한 뉴스와 댓글, 독자들이 선택한 '감정표현'을 수집·분석한 결과 정의선 수석부회장에 대한 긍정감성은 70.7%, 구광모 회장에 대한 긍정감성은 58.0%로 각각 집계됐다.

두 기업총수에 대한 기사 및 댓글여론을 살피면 긍정 이슈와 부정 이슈가 공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대차와 LG 모두 자사 브랜드를 대표하는 제품이 결함 논란을 초래했다. 현대차에서는 '세타2 엔진 결함', LG전자는 ‘건조기 악취’가 각각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러나 각사의 대표 상품 결함에 대한 누리꾼 반응은 크게 엇갈리며 대조를 이뤘다.

◇정의선 ‘폐차할 때까지 보증’... 누리꾼, 매우 높은 긍정 평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 이어 기사량에서는 현대차그룹 정의선 부회장이 2위를 차지했다. 정 부회장은 연초와 비교해 대중적인 관심도가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기간 중 네이버 인링크 기준으로 1722건의 기사가 올라왔고, 댓글은 1만4957개가 달렸다. 기사당 평균 8.7개의 댓글이 달린 셈이다.

위 기간 정 부회장에 대한 기사수-댓글수 추이에서 기사수는 연초대비 감소한 반면 댓글수는 연초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정 부회장에 대한 1월 기사당 평균 댓글은 2.5개였는데, 10월에는 기사당 평균 18.6개의 댓글이 달리며 크게 증가했다.

차트='정의선 부회장' 기사수-댓글수 추이
차트='정의선 부회장' 기사수-댓글수 추이

정 부회장 관련 기사에 표시된 '독자 감정표정'을 추출해 분석한 결과 누리꾼은 정 부회장에 대해 대체로 후한 점수를 줬다. 전체 기사에 대한 긍정감성은 평균 70.7%로 집계됐고, 부정감성은 23.5%로 집계됐다.

누리꾼들이 정 부회장에 대해 높게 평가한 이슈는 ‘자율주행차 승부수(9월23일)’, ‘트럼프 대통령 찬사(6월30일)’, ‘평생 보증 발표(10월11일)’ 등으로 모두 긍정적인 평가가 평균 80% 이상을 상회했다.

특히 지난 9월 약 2조4000억원을 투자해 미국의 자율주행 개발업체인 ‘앱티브(APTIV)’와 합작법인을 설립했다는 소식에 누리꾼들은 87%가 긍정반응을 보였다. 이날 정 부회장은 “4~5단계 자율주행차를 2024년까지 양산하겠다”, “2028년에는 하늘을 나는 차(driving airplane)가 상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힌바 있는데 관련기사에 누리꾼들의 응원이 줄을 이었다.
 

  • 가끔 현대나 삼성, 구글, 애플이 말하는거 보면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고 느껴지네  (공감 90)
  • 대단하네... 어릴때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봤던 비행차의 개발도 아닌 상용화가 고작 10년도 안남았다니... 기왕 하는것 세계일등이 되길바랍니다.  (공감 6)
  • 영화 제5원소에 나오는게 현실이 되네  (공감 3)
     

‘평생보증’ 선언에도 누리꾼들은 환호했다. 이 소식을 전한 10월 11일자 한국경제의 <현대·기아차 "폐차 직전까지 보증"…정의선의 결단> 기사에는 82.1%의 긍정반응이 달렸다.

2009년 현대차가 독자 개발한 ‘세타2’ 엔진의 결함 논란이 일며 현대차의 발목을 잡았는데, 정 부회장은 문제가 된 엔진을 탑재한 차량 전체에 대해 영구 무상 수리 방침을 밝혔다. 댓글 게시판에서는 누리꾼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 이제 남은건 R&D투자 늘려서 도요타 잡기  (공감 1,143)
  • 멋지다! 외제차들은 좀 본받아라! 국산차 애용합시다!^^  (공감 277)
  • 현기가 진심으로 국민을 대한다면 현기를 안 살 이유가 없다! 그런김에 옵션 가격도 좀 내리공?  (공감 225)
  • 삼성 현대 대기업들 욕 많이 먹었는데 세대교체 하면서 소비자 신뢰에 초점을 맞추네요. 갤럭시 배터리폭발 전량 반품에 엔진보증까지...더욱 뻗어 나가길 바랍니다.  (공감 51)
     

반면 정 부회장이 밀고 있는 ‘수소차’ 이슈는 누리꾼들에게 부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정 부회장 관련 긍정지수를 끌어내렸다.

지난 6월 G20 에너지환경장관회의 참석한 정 부회장은 '수소위원회 공동의장' 자격으로 ‘수소경제’를 강조한 바 있다. 이와 관련된 기사 그룹은 긍정감성 반응이 평균 21.8%에 불과했고, 부정감성 반응은 74.5%로 매우 높게 집계됐다.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수소차의 위험성을 우려했다. 정 부회장 관련 댓글 키워드 분석 결과 ‘수소’가 가장 높은 빈도로 언급됐는데, ‘수소’에 대한 부정적 내용이 다수를 차지했다. 

  • 정말 궁금한게 왜하필 수소인지요? 수소는 훌륭한 자원이긴하지만 예민한 물질이라 폭발위험성이 대단히 위험해서 일반인들에게 보급하기에는 너무 위험합니다 ... (중략)  (공감 59)
  • 수소 만드려면 더 많은 전기가 필요함  (공감 46)
  • 전기차가 대세일때 수소차라  (공감 43)
  • 흉기에 수소면 거의 수소폭탄급인데...  (공감 16)
그림=정의선 부회장 댓글 키워드 분석
그림=정의선 부회장 댓글 키워드 분석

◇구광모, 기사 및 댓글 여론 '출렁'... 건조기 악취 논란에 긍정반응 감소  

위 조사기간 동안 LG그룹 구광모 회장 관련 기사는 829건, 댓글은 9235개가 발생했다. 관련 기사의 표정을 집계한 결과 누리꾼들은 다소 야박한 평가를 했다. 구 회장 관련 전체 기사의 긍정지수는 58.0%, 부정지수는 33.8%로 각각 집계됐다.

구 회장에 대한 누리꾼들의 긍부정 이슈는 뚜렷하게 구분됐다. 미세먼지가 극심하던 지난 3월 구 회장은 전국 433개 초중고에 공기청정기를 무상지원하기로 결정했고, 이달 들어 지원사업이 완료됐다. 구 회장의 통 큰 행보는 ‘미세먼지 공포’ 분위기 속에 누리꾼들 사이에서 매우 높게 평가됐다. 관련기사 그룹은 긍정감성이 평균 92.0%에 달했다.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구 회장 뿐만 아니라 LG에 대해서도 매우 긍정적인 의견을 남겼고, 이런 의견은 높은 공감을 얻었다.
 

  • 멋진...회사일세...... 화이팅입니다..LG  (공감 3,429)
  • 대승적인 차원에서 이런거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기업의 사회적 공헌 가치창출을 우리 기업들이 100년을 바라보고 했으면한다... (중략)  (공감 1,404)
  • 상속세를 성실히 납부하며 가족 대부분이 현역 복무를 하며 독립운동가를 후원하는 LG  (공감 186)
  • 구광모 상속세 9215억원 납부. 이것만 해도 대한민국에서는 칭찬 받을 만하다. 정도를 걷는 사람한테는 반드시 빛이 있다.  (공감 135)
     

반면 7월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건조기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며 구 회장에 대한 긍정지수를 끌어내렸다.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LG건조기에서 '악취가 난다'는 제보로 시작된 논란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관련 청원이 다수 올라올 정도로 국민적 관심을 받았다. 올해 7월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소비자 우롱하는 **건조기 리콜및 보상요청합니다> 청원의 경우 한 달간 3만4440명이 청원에 참여했고, 유사 청원 게시글이 최근에도 올라오고 있다.

사진=건조기 리콜 및 보상요청 국민청원 (출처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사진=건조기 리콜 및 보상요청 국민청원 (출처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건조기 논란은 구 회장에 대한 전혀 다른 이슈에서도 모습을 드러내며 발목을 잡았다. LG 경영혁신 관련 기사나, 인사 관련 기사 댓글에서 ‘건조기 환불'을 요구하는 댓글을 찾는건 어렵지 않다. 

구 회장과 관련해 가장 많은 댓글이 발생한 9월 댓글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건조기’가 가장 자주 언급됐다. 이어 ‘환불’, ‘소비자’, ‘세척’, ‘결함’ 등의 관련 단어그룹이 높은 빈도를 보였다. 올해 9월 긍정지수는 조사기간 전체 평균보다 낮은 43.0%로 집계됐다.

‘건조기’ 관련 댓글여론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특징은, 부정적 내용이라고 해도 욕설이나 개인비방 등의 거친 표현은 매우 적다는 점이다. LG와 구 회장에 대한 긍정인식이 바탕에 배어있는 상태에서 발생한, '돌발 악재'로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사장단 워크숍 관련 기사 댓글(9월24일)]

  • 건조기 환불해줘요  (공감 25)
  • 사장이 나서서 거짓덩어리 오염덩어리 건조기 책임지고 환불하라. 그것만이 엘지가 살 길이다.  (공감 14)
  • 건조기 a/s 추석전에 연락준다더니 여태 연락이 없어요 구회장님 실행속도를 한차원 높여주세요 건조기에서 꺼낸 수건에서 꼬랑내가 나요  (공감 11)

[인사쇄신 관련 기사 댓글(9월16일)]

  • 곰팡이 건조기 환불 바랍니다.  (공감 68)
  • 건조기나 환불하시오~ 자동세척기능믿고 두달전에 산건데 벌써먼지와 녹이남~ 보이지않는 부분에 어떨지 무섭~ 확인하려면 두달된거 분해하고 공장가야함 기능상에 문제없다 환불거부~ ... (후략)  (공감 44)
  • 엘지가 달라졌지.. 소비자를 호구로 알고있으니.. 생기고 곰팡이 피는 건조기가 이상이 없다니 할소린가?  (공감 19)
  • 수 십년 엘지 충성 고객입니다. 하지만 자동세척 건조기는 정말 유감이네요... (후략)  (공감 13)
그림=구광모 회장 9월 댓글 키워드 분석
그림=구광모 회장 9월 댓글 키워드 분석

☞ 어떻게 산출했나?

※ 마이닝 솔루션 : 워드미터, 채시보.
※ 조사 기간 : 2019.1.1 ~ 11.25.
※ 수집 버즈 : 31,803건(제목에 '정의선' 혹은 '구광모'가 포함된 기사 2551건, 관련 댓글 29,252개 합산).
※ 분석 : 빅버즈코리아.

본 기사의 긍정, 부정감성 혹은 긍정, 부정지수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 인링크 기사를 읽은 독자들이 선택한 5개의 감정표현을 정량화해 산출했다.

네이버 인링크 기사 아래에는 댓글 이외에 독자들이 해당 기사를 읽고 난 뒤 그 느낌을 표현할 수 있는 5개의 이모티콘이 붙는다. 독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감정표현은 △좋아요 △훈훈해요 △슬퍼요 △화나요 △후속기사원해요 등의 5가지이다.

본 기사는 올해 1월1일부터 11월25일까지 제목에 '정의선' 혹은 '구광모'가 포함된 기사 중 '독자 감정표현'이 가장 많이 붙은 상위 30개 기사를 표본으로 삼았다.

표본을 제한한 이유는 분석결과에 대한 신뢰도 확보 때문이다.

제목에 '정의선' 혹은 '구광모'가 들어간 모든 기사를 표본으로 삼으면 분석결과가 왜곡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당해 기사에 붙은 감정표현이 1개뿐이라면 긍·부정감성 지수는 어느 쪽으로든 100%가 된다. 감정표현의 수가 적을수록 분석의 신뢰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5가지의 감정표현 중 ‘좋아요’는 긍정, ‘화나요’는 부정, 나머지 3개는 ‘기타’로 각각 집계했다.

특히 일부 기사는 보정작업을 거쳤다.

A라는 정치인이 위에서 언급한 기업총수 중 한 명과 관련돼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한 기사가 있다고 가정할 때, 당해 기사의 댓글 내용과 독자들이 선택한 감정표현은 상반되는 경우가 있다. 댓글의 내용은 대부분 발언자인 정치인을 비판하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은 ‘화나요’를 선택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 경우 독자들이 선택한 ‘화나요’의 대상은 기업총수가 아니라 발언자인 정치인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기사댓글에 대한 정확한 모니터링과 보정을 통해 분석의 신뢰도를 담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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