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판매 신호"... DB손보, 1년새 해약금 100억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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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판매 신호"... DB손보, 1년새 해약금 100억 더 늘었다
  • 배소라 기자
  • 승인 2019.11.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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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1·2위인 삼성화재와 현대해상보다 많아
車 해약환급금 1004억... 전년 대비 8.4% 증가
"해약환급금 확대는 불완전판매 높다는 증거"
DB손보 "100억 관공서 물건 전산 오류로 해약"
사진=이기륭 기자
사진=이기륭 기자

DB손해보험이 만기 이전에 계약을 해지한 가입자들에게 내준 돈의 규모가 1년 새 100억원 이상 급증했다. 특히 자동차 보험에서의 계약 파기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27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내 10대 손보사들이 보험 가입자들에게 돌려준 해약환급금은 4923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4686억원) 대비 5.1%(237억원) 늘어난 수치다.

해약환급금은 보험 가입자가 상품 만기 전 계약을 해지할 때 보험사가 돌려주는 돈을 말한다.

올 상반기 계약 해지로 가입자에게 가장 많은 돈을 돌려준 곳은 DB손보였다. 액수는 1311억원이다. DB손보의 해약환급금은 같은 기간 1194억원에서 9.8%(117억원) 늘었다. 전년 대비 100억원 이상을 가입자에게 해지환급금으로 더 돌려준 셈이다.

이어 업계 1위인 삼성화재가 1238억원에서 1275억원으로 3.0%(37억원), 업계 2위인 현대해상이 862억원에서 932억원으로 8.2%(70억원) 증가했다.

DB손보의 해약환급금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은 자동차 보험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DB손보가 올 상반기 일반보험 해약환급금으로 쓴 돈은 123억원인 반면, 자동차보험 해약환급금에는 1004억원이나 썼기 때문이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B손보 반기보고서)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B손보 반기보고서)

DB손보의 해지환급금 증가는 원수보험료와 비교했을 때 더 도드라진다. 원수보험료는 일반보험계약을 통해 보험사가 얻은 보험료로, 매출에 해당한다.

DB손보 자동차보험의 원수보험료는 전년 동기 대비 1조6410억원에서 1조7055억원으로 3.9% 늘어난데 그쳤으나, 같은 기간 해약환급금 증가율은 8.4%로 원수보험료 증가 비율보다 절반 이상 높았다. 자동차보험 가입자에게 받은 보험료보다 계약 해지로 인해 돌려준 돈의 비율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해약환급금은 원수보험료와 비례한다. 보험사 규모가 클수록 유출되는 가입자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DB손보의 보험매출은 업계 3위임에도 불구하고 해약환급금은 업계 1, 2위보다 훨씬 많았다. 올 7월 기준 누적 원수보험료는 DB손보가 7조4971억원으로, 삼성화재(10조9242억원)와 현대해상(7조7174억원)의 뒤를 잇는다.  

전문가들은 보험사 규모에 비해 해지환급금이 불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불완전판매가 높다는 증거라고 지적한다.

금융소비자원 오세헌 보험국장은 "애초에 보험사가 고객이 필요로하는 상품을 판매했더라면 중도에 해지할 이유가 없다"며 "실적 경쟁에 쫓겨 불완전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DB손보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100억원 수준의 관공서 단체 물건이 확정됐으나 전산 오류로 해약되면서 회계상 해약환급금이 크게 늘었다"며 "올해 1월 관공서와 재계약했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면 해약환급금이 크게 늘어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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