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OLED 인해전술에... 삼성, '차세대 DP'로 맞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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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OLED 인해전술에... 삼성, '차세대 DP'로 맞대응
  • 유경표 기자
  • 승인 2019.11.28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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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CSOT "2021년까지 잉크젯프린트 방식으로 OLED 생산" 선전포고
삼성, QD디스플레이·마이크로LED 등 '투트랙 전략'... OLED 주도권 수성 나서
사진=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시장경제DB
사진=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시장경제DB

삼성전자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OLED를 통한 ‘초격차’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BOE 등 중국 업체들도 본격적인 OLED 생산 채비를 갖추면서 맹렬한 추격에 나서고 있다. 이미 LCD 패널 시장은 중국 업체들의 난립으로 인한 가격 폭락이 현실화되면서 ‘치킨게임’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중국 정부의 지원을 업고 있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OLED 개발에도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 매년 격차가 좁혀질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는 QD디스플레이와 마이크로LED 등 중국 업체들이 단기간에 따라오기 힘든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에 속도를 내며 격차를 벌리는 모양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용 OLED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출하량 기준 점유율 86%를 기록하며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2위부터 4위는 모두 중국 업체인 중국 BOE(6%), 에버디스플레이(4%), 비저녹스(2%) 등의 순이었다. 

현재까지 중국산 OLED는 수율과 품질 문제 등으로 삼성디스플레이의 적수가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중국업체들은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BOE는 465억위안(약 7조8000억원)을 들여 충칭에 6세대 OLED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와 함께, 비전옥스와 티안마, HKC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속속 대규모 OLED 생산기지 건설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 OLED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들의 도전이 거세다.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인 차이나스타(CSOT)는 마이크로LED의 전 단계로 평가받는 ‘미니LED’를 내세웠다. 미니LED는 미세한 LED를 LCD 백라이트로 활용하는 기술이다. 기존의 백라이트보다 밝으면서도 명암비가 높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의 맹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OLED의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은 최근 OLED의 단점을 보완한 QD디스플레이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QD디스플레이는 발광체인 청색 OLED에 퀀텀닷 필름을 입힌 차세대 디스플레이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2025년까지 QD디스플레이 생산시설 구축 및 연구개발(R&D)에 13조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신규 라인은 초기 3만장(8.5세대) 규모로 2021년부터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19일,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 선전에서 개최한 '2018 삼성 OLED 포럼'. 사진=삼성디스플레이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19일,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 선전에서 개최한 '2018 삼성 OLED 포럼'. 사진=삼성디스플레이

◆ 한국이 독식하는 OLED 시장 눈독 들이는 중국... 삼성, 기술격차 유지에 '사활'

기술적으로 볼 때, 화질 면에서 미니LED는 QD디스플레이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미니LED를 적용했다고는 해도, 기존의 LCD가 가지고 있는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OLED 기술인 QD디스플레이의 경우, 화면의 반응속도나 색감, 전력소비, 화각 면에서 보다 월등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문제는 가격이다. 기존 LCD를 활용하는 미니LED는 신기술인 QD디스플레이에 비해 훨씬 싼 가격에 책정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중국은 OLED 분야에서도 막대한 물량공세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CSOT는 이르면 2021년부터 OLED를 잉크젯프린트 방식으로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잉크젯 프린트방식은 유기 입자를 디스플레이 패널에 고루 뿌려 인쇄하는 방식으로 OLED를 생산한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진공증착 방식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대량생산이 수월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잉크젯프린트 방식으로 OLED를 양산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CSOT의 행보를 아직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내 업체들도 잉크젯프린트 방식으로 OLED 생산을 검토하고 있지만,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도입이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QD디스플레이로 중국 업체들과의 격차를 벌리면서 차세대 기술인 마이크로LED 개발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기존 LCD 라인을 QD디스플레이 생산을 위한 전초기지로 변환함과 동시에, 마이크로LED 패널 개발에 투자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145인치 마이크로LED TV인 ‘더 월’을 선보인 바 있지만 가격대가 무려 5억원에 달해 대중성 확보가 어렵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일반 소비자들의 수요가 높은 50~60인치대로 화면 크기를 줄이고 가격을 낮추기 위해 삼성전자는 모듈 소형화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업계에선 과거 LCD 시장에서 한국이 일본을 누르고 1위 자리에 올라섰던 사례를 중국 업체가 재현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반도체 굴기가 막힌 중국 정부가 디스플레이 분야를 ‘출구전략’으로 여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와 중국 업체 간 OLED 기술 격차는 불과 2~3년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중국 정부도 LCD에서 OLED로 눈을 돌려 천문학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기술 및 인력유출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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