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원 "국산쓰겠다" 국감 약속 1주일후... 오리온농협, 또 美현미 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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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원 "국산쓰겠다" 국감 약속 1주일후... 오리온농협, 또 美현미 수입
  • 배소라, 김보라 기자
  • 승인 2019.11.2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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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농산물 소비 장려 목적으로 농협-오리온 합작법인 설립
국감서 수입산 농산물 사용 오히려 3배 높다는 지적 받아
김병원 농협중앙회장 "국산으로 적극 대체" 약속 후에도 조치 전무
오리온 "수확량 적고 공급원가 변동폭 커 국산 사용 불가"
농협 "타사 대비 국산농산물 비중 높지만 더 늘리겠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국정감사에서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이기륭 기자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국정감사에서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이기륭 기자

오리온농협의 수입농산물 사용 문제가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오리온농협은 우리 농산물 소비를 장려하겠다는 목적 아래 농협이 제안하고 51%의 지분을 투자해 오리온과 함께 만든 합작법인이다.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설립 목적과 달리 국산농산물보다 수입농산물을 3배나 많이 사용한다는 질타를 받은 직후에도, 오리온농협은 미국산 크리스피현미(튀긴현미)를 수입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달 국감 당시 경대수 자유한국당 의원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오리온농협 15종 제품의 국산 농산물 함유량은 16.1%에 불과했다. 사용된 국산농산물 중 쌀은 12.9%, 원예 농산물은 3.18%에 그쳤다.

반면 수입농산물 비중은 무려 44.7%를 차지하고 있었다. 가장 많이 사용된 수입농산물은 밀가루, 옥수수, 귀리, 크리스피현미, 양송이엑기스분말 등이다.

태양의 맛 썬 2종은 33% 이상의 옥수수를 수입산으로 사용하고 있다. 밀가루 비중이 41%인 파스타칩 해물스파이시에도 수입산 밀가루가 들어간다. 치킨팝에는 국산농산물 10.6%, 수입농산물 34.9%가 사용된다.

특히 오리온농협의 대표적 시리얼 제품인 오그래놀라(6종)에는 국산농산물 24.3%, 수입농산물 37.2%가 들어있었다. 오그래놀라바(3종)의 경우는 국산농산물 13.0%, 수입농산물 40.4%로 구성됐다.

표=식품안전나라. 오리온농협이 10월15일 미국산 크리스피브라운라이스(튀긴현미)를 수입했다.
표=식품안전나라. 오리온농협이 10월15일 미국산 크리스피브라운라이스(튀긴현미)를 수입했다.

당시 경대수 의원은 "농협은 우리 농산물 소비를 늘리기 위해 오리온농협이라는 법인체에서 역점적으로 사업을 벌이겠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내용을 들여다보면 우리 농산물 사용은 극히 일부분이고 대부분 수입산으로 제품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산으로 대체할 수 있는 수입농산물이 3배나 되는 44.7%에 이르는데 우리 농산물 소비를 촉진하겠다는 오리온농협의 설립 목적에 비춰 볼때 많이 실망스럽다"며 "향후 제품에 우리 농산물을 맞추지 말고 우리 농산물을 기준으로 제품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대수 의원의 지적에 대해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은 앞으로 개선하겠다며 "대체할 수 있는 것들은 적극적으로 국산으로 대체하도록 조치를 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오리온농협은 국감에서 지적을 받은 지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해외 농산물을 추가로 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식품안전의약처에서 제공하는 식품안전나라에 따르면, 오리온농협은 지난달 15일 미국산 크리스피브라운라이스(튀긴현미)를 수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리온농협의 수입 식품은 가공유지881K(말레이지아), 크리스피브라운라이스(미국), 콩향(대만), 콩가루(싱가포르) 등이다.

또한 오리온농협 측은 경대수 의원의 지적 이후 현재까지 문제의 수입농산물을 국산농산물로 대체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농민들은 "수익에 몰두한 나머지 수입산 쌀을 사용하면서 농민을 대변하겠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북 지역에서 쌀 농사를 짓고 있는 한 농민은 "쌀 값이 떨어져서 시름하는 농심을 보듬지는 못할망정 농협까지 나서서 수입 농산물을 사용하는 것은 농민들을 우롱하는 행태"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오리온농협은 수입농산물을 쓰고 있지만 타사 대비 국산 농산물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며 "앞으로 국산 농산물 비중을 늘려나가는 방향으로 전체적인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고 해명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태양의 맛 썬, 치킨팝, 오그래놀라 등에 사용되는 옥수수, 오트, 호밀, 밀가루, 현미 등은 국내 수확량이 적고 공급원가 변동폭이 커 대량생산 하는 제품의 원료로 국내산을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가격이 변동되면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가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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