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규제에도 '반도체' 생산차질 無... 불확실성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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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규제에도 '반도체' 생산차질 無... 불확실성이 문제
  • 이준영 기자
  • 승인 2019.11.24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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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물량 투입·수입채널 다변화·국산화 노력 등 주효
불확실성 여전... 한일 국장급 대화서 타결점 나오길 기대
YTN방송 캡처.
사진= YTN뉴스화면 캡처.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에 대한 핵심부품소재 3개의 규제조치를 단행한 5개월간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의 생산 차질이 사실상 전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의 조건부 연기 결정에 따라 진행될 양국 통상당국 간 대화에서 우리 측에 유리하게 작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일본이 여전히 3개품목에 대한 개별심사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당분간 지켜봐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4개 업체는 올해 7월4일 일본의 수출 규제 발표 이후 이에 따른 생산 차질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최근 정부에 전달했다. 

당초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3개 품목의 대일본 의존도가 워낙 높아 수출 규제 2~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생산라인 전면 중단 등의 중대한 타격이 예상됐으나 5개월이 지난 현재 심리적 불안감 외에 별다른 효과는 없는 것이다.

각 업체들이 '컨티전시 플랜(비상계획)'을 통해 기존 확보해놓은 재고물량의 생산라인 투입을 효율화하고, 이들 품목의 수입 채널을 유럽 등으로 다변화·국산화로 병행한 것이 주효해다는 분석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세계무역기구 분쟁절차에 돌입하면서 일본이 '부적절한 수출통제'라는 국제적 비난을 면하기 위해 부분적으로 이들 품목에 대한 수출 허가를 잇따라 내준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삼성, SK, LG 등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디스플레이 4개 대표 업체 가운데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해 당초 예정된 생산물량을 채우지 못한 곳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영향이 없었다기보다는 피해가 없도록 치밀하게 대응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정부는 제조업 혁신을 위한 핵심 과제중 하나로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자립화'를 추진했었다. 이번 일본의 수출규제가 오히려 '마중물'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2018년 말 산업부가 '2019년 새해 업무 보고'를 통해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올해 핵심과제로 제시했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범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정책 추진에 힘을 받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의 수출 규제를 계기로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별조치법'이 이달 21일 국회 상임위를 통과하기도 했다.

반면 업계는 일본 정부가 3개 품목을 개별적으로 심사하고, 화이트리스트 제외조치도 여전히 유지 방침을 밝히고 있어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업계는 지금까지 생산차질이 없었지만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한일 국장급 정책대화를 통해 수출 규제 관련 타결점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도 "직접적인 생산차질은 없었을지 모르지만 물량확보 등을 위해 쓰지 않아도 될 비용을 투입하는 등 기회비용은 악재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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