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온다고?"... 차기 기업은행장 놓고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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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온다고?"... 차기 기업은행장 놓고 '술렁'
  • 배소라 기자
  • 승인 2019.11.2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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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인사로 임상현·김영규 유력 후보로 거론
외부에선 정은보·유광열·윤종원·최희남 하마평
노조 측 "낙하산 인사 만큼은 절대 안 돼" 주장
사진=이기륭 기자
사진=이기륭 기자

김도진 기업은행장의 뒤를 이을 수장으로 누가 낙점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내부 유력 후보로 꼽히는 기업은행 부행장들과 고위관료 출신 외부 인사 중 어느 쪽이 차기 은행장을 차지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심지어 문책성 경질을 당한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까지 외부 출신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낙하산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자 기업은행 노조는 외부 인사 수용에 대한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히고 나섰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다음달 27일 임기가 만료된다. 기업은행장 임기는 3년으로, 연임한 전례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도진 행장의 연임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임원추천위원회를 통해 은행장을 선출하는 일반 시중은행과 달리,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때문에 금융위원회가 직접 신임 은행장을 임명 제청하기 전에는 뚜렷한 후보군을 알기 어렵다.

기업은행장은 지난 2010년 조준희 전 행장 선임 이후 9년 동안 내부 인사들이 사령탑을 이끌어왔다.

기업은행 내부 인사로는 임상현 기업은행 전무이사,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 시석중 IBK자산운용 사장 등이 차기 유력 행장 후보로 꼽힌다.

임상현 전무는 1982년 기업은행에 입사해 뉴욕지점 지점장, 외환사업부·퇴직연금 부장, 충청지역본부 본부장, 경영전략본부·경영지원본부 부행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이후 2016년 IBK저축은행 대표를 거쳐 2017년 수석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다만 전무에서 행장으로 승진한 사례가 조준희 전 행장 한 차례에 불과하다는 점은 내정에 걸림돌이다.

김영구 사장은 남동공단지점장, 인천지역본부장, 기업고객 본부장, IBK그룹 부행장 등을 역임한 뒤 2017년 IBK투자증권 대표로 선임됐다.

시석중 사장은 기업고객부장과 인천지역본부장, 마케팅 본부장, 마케팅 그룹장을 거쳐 IBK자산운용 대표로 선임됐다. 김도진 행장 내정 당시 막강한 경쟁후보로 이름을 올릴 정도로 능력과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외부 인사로는 정은보 한미 방위비협상 수석대표와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 부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와 함께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 최희남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조전병조 전 KB증권 사장 등이 차기 회장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이들 모두 기재부에 몸담았던 인사들이다.

정 수석대표는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관과 차관보,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사무처장·부위원장·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하는 등 정통 경제관료로 꼽힌다. 지난 9월부터 맡고 있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 협정 대사는 다음달 종료된다.

정 수석대표는 당초 수출입은행장 후보로 거론됐지만 방문규 전 기획재정부 2차관이 수출입은행장에 발탁되면서 차기 기업은행장 선임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유 수석부원장은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심의관과 국제금융협력국장 등을 역임했다. 또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장과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일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은행장 자리를 놓고 내부 선임 전통이 이어지고 있지만 결정되기 전까지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에 어느 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편, 이날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는 차기 기업은행장 인선에 대해 관료 출신 낙하산 인사를 배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금융노조는 "금융위가 기업은행장에 관료출신 낙하산 인사를 제청한다면 자신들이 행정권의 영향력으로 사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급급한 집단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라며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전임 금융위원장과는 다르게 금융개혁을 실천할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기업은행장 임기 만료를 한 달여 앞두고 관료 출신 인사들이 차기 행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며 낙하산 인사 만큼은 절대 안 된다는 것이 우리의 기본 입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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