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에 에어컨을"... 유통가, 역시즌마케팅 흥행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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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에 에어컨을"... 유통가, 역시즌마케팅 흥행 할까
  • 이준영 기자
  • 승인 2019.11.2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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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 '패딩·무스탕' 등 모두 매출 신장 기록
내년에도 더울까?... 기후 예측 어려워 장담 못한다
소비자가 에어컨을 고르고 있는 모습. 사진= 현대백화점
소비자가 에어컨을 고르고 있는 모습. 사진= 현대백화점

최근 몇 년간 기록적인 폭염으로 에어컨이 불티나게 팔렸지만 올해 여름은 예년에 비해 더위가 한 풀꺾이며 에어컨 매출이 주춤했다. 유통업계는 올 겨울 역시즌 마케팅으로 에어컨을 내놨지만 이전과 같은 흥행은 보장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유통업계는 불경기를 역시즌 마케팅으로 극복해왔다. 올해 여름 역시즌 패딩과 모피 등이 인기를 끌며 비수기인 여름에 매출 상승을 이뤘다.

역시즌 쇼핑은 할인폭이 크기 때문에 소비자에겐 이익이고, 유통업체는 재고처리와 매출을 올릴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라는 평가를 받는다. 

G마켓에 따르면 올해 6월1일~30일까지 여성용 무스탕 판매는 전년 동기대비 198%가 신장했다. 같은 기간 여성 패딩조끼와 다운패딩 재킷도 각각 71%, 57%가 늘었다. 남성 패딩조끼는 19%, 남성 다운점퍼도 4%가 증가하며 여름에 겨울 의류가 대폭 신장했다. 이와 함께 난방기구도 높은 판매고를 보였다. 같은 기간 11번가의 온풍기 거래증가율은 전년 동기대비 61%, G마켓 팬형 온풍기와 온수매트 등은 21%, 7% 각각 늘었다.

이에 주요 유통기업들은 역시즌 마케팅을 펼쳤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더불어 라입업을 확대하며 역시즌 특수에 힘을 주기도 했다. CJ오쇼핑은 역시즌 상품으로 '엣지'의 무스탕 코트, 밍크 카라 코트 등을 론칭하고, 상품 규모를 400억원으로 늘렸다. 전년대비 20% 늘어난 수치다. 엣지의 무스탕, 밍크 의류들은 1시간 동안 20억원 이상 주문실적을 올렸다. 또, 패션 브랜드 VW베라왕의 밍크 상품은 20분 동안 7억원가량 주문실적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은 내달 1일까지 '에어컨 역시즌 특별전'을 연다. 연중 최저가로 삼성전자·LG전자의 2019년 에어컨 신상품을 최초판매가 대비 최대 40% 할인 판매하며, 물량 규모만 100억원 수준이다. 아울러 행사 기간 다이슨 청소기, 밀레 세탁기 등 인기 프리미엄 가전제품 50여 종도 최초판매가 대비 최대 25%까지 할인 판매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구매 시기와 상관없이 원하는 물건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하려는 '가성비' 소비 트렌드가 늘고 있어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며 "다양한 프로모션도 함께 진행해 협력사의 재고 소진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놓고 업계는 올 여름만큼의 효과는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여름은 최근 몇년과 비교했을 때 많이 덥지 않아서 소비자들이 내년에도 비슷하지 않을까란 기대심리로 선뜻 에어컨 구매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가전업계에 따르면 에어컨 판매량은 2016년 220만대, 2017년 250만대, 2018년 260만대로 꾸준히 성장했지만 올해 예상보다 짧은 무더위에 부진했다. 국내 대표 가전 판매점인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동기대비 에어컨 판매량이 11.6%가 줄었다. 증권가는 롯데하이마트의 올해 부진이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하는 에어컨 판매 감소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올해 롯데하이마트의 에어컨 매출은 50%가량 급감된 것으로 업계는 추산했다.

주요 유통기업들은 올해 부진한 에어컨 판매량 복구를 위해 올 겨울 제조사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준비중이다. 하지만 내년에도 올해만큼 덥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면 유통업계의 프로모션도 크게 흥행하지 못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추우면 무조건 입어야 하는 패딩, 무스탕 등은 역시즌 마케팅이 효과적일 수 있지만 기후의 영향을 받는 에어컨 등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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