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車 대격변기... 정의선, '인문학'에서 답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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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車 대격변기... 정의선, '인문학'에서 답을 찾다
  • 유경표 기자
  • 승인 2019.11.14 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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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의 '품질경영' DNA... 정의선의 '감성품질' 경영으로 이어져
"혁신적 모빌리티, 결국 인간 위한 것" 미래 기술에 인간 중심의 인문학 융합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사진=이기륭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사진=이기륭 기자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인문학적 통찰을 바탕으로 변화의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품질과 성능을 강조했던 전통적인 경영 방식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인간의 감성까지 아우르는 혁신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정의선 체제로 거듭난 현대차그룹은 젊은 감각과 망설임 없는 과감한 전략을 통해 미래차 시대를 거머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정몽구 회장이 ‘품질경영’, ‘뚝심경영’으로 대표된다면, 아들인 정의선 부회장은 ‘감성품질’로 브랜드의 격을 한 차원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미래차 시대로의 대전환기를 맞은 가운데,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자율주행차는 물론, 심지어 플라잉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습의 미래차가 태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정 부회장은 미래를 꿰뚫는 발 빠른 전략으로 현대차그룹을 미래차 시장을 선도할 리딩기업의 반열에 합류시켰다. 지난 3월 정 부회장은 R&D·미래 기술에 5년간 45조3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게임체인저’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정 부회장은 지난 5월 1000억원을 투자해 고성능 하이퍼 전기차 업체 리막의 지분 20%를 확보한데 이어, 6월에는 미국 자율주행업체인 오로라에 3000만 달러를 전략 투자하는 결단으로 업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지난 9월에도 3000만 달러를 들여, 유럽 최대의 전기차 초고속 충전업체인 아이오니티의 지분 20%를 사들이는 등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모빌리티 이노베이터스 포럼2019’에서 ‘인간중심의 모빌리티 개발 철학’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모빌리티 이노베이터스 포럼2019’에서 ‘인간중심의 모빌리티 개발 철학’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 깊은 인문학적 소양에서 우러난 정의선 부회장의 '인간 중심' 경영철학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차그룹의 빠른 변화를 진두지휘하는 모습은 고(故) 정주영 회장 시절부터 이어져 온 ‘현대 속도’를 떠올리게 한다. ‘현대속도’란 한번 결정이 내려진 이후에는 ‘불도저’ 같은 추진력으로 밀어붙이는 현대가(家)만의 경영방식을 말한다. 

여기에 더해, 정 부회장의 경영철학에는 ‘인간’을 중심으로 한 인문학적 소양이 기저에 자리 잡고 있다. 정몽구 회장도 임직원들에게 ‘인문학’을 강조한 것으로 유명하지만, 정의선 부회장도 "제품 속에 인간에 대한 성찰과 이해를 담아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7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모빌리티 이노베이터스 포럼2019’에서 정 부회장이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개발 철학으로 ‘인간 중심’을 선언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정 부회장은 “전기차, 마이크로 스쿠터 등 혁신적인 이동수단 역시 땅 위를 다니는 또 다른 모빌리티에 불과하기 때문에 한정된 도로상황을 극복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새로운 모빌리티를 수용할 수 있는 도시계획이 함께 실현되지 않는 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인간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혁신적 모빌리티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도시와 모빌리티는 그 시작부터 우리 인간을 위해 개발되고 발전돼 왔다. 그렇기에 현대자동차그룹은 보다 넓은 인문학적 관점에서 인간 중심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모빌리티를 연구하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인간 중심의 모빌리티’ 개발 철학은 사람과 사람을 단순히 연결하는 것을 넘어 인류의 삶에 보다 진정성 있게 공헌하는 새로운 모빌리티 시대를 준비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미래 기술에 인간 중심 기반의 인문학적 진보가 결합될 때 모든 계층의 사람들에게 사회적 가치가 공평하게 배분될 것이라는 신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부회장의 이 같은 의지에 힘입어 현대차그룹은 ‘인간중심 스마트시티 자문단’도 운영하고 있다. 자문단은 ▲심리 ▲도시 및 건축 ▲디자인 및 공학 ▲교통 및 환경 ▲정치 등 각 분야 글로벌 최고 전문가들로 구성됐으며, 2050년 미래 도시의 정책과 구조의 변화를 연구하는 '미래도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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