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 21일 개봉... 이성한 감독 "힘든 분께 건네는 위로·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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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 21일 개봉... 이성한 감독 "힘든 분께 건네는 위로·용기"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9.11.07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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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한 부영엔터테인먼트 대표 겸 감독 '바람' 이후 8년만에 스크린 복귀
원작, '얘들아 너희가 나쁜 게 아니야' 日 에세이
가난과 왕따, 폭력으로 삶이 위태로운 아이들을 공감해주는 작품
사진=부영엔터테인먼트
사진=부영엔터테인먼트

"수 없이 실패하고 아파도... 어제니깐 괜찮아"

학교와 가정에서 소외된 지근, 용주 ,현정, 수연 4명의 아이들은 외출 타기를 하듯 위태로운 나날을 보낸다. 그 곁에서 낮에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밤에는 거리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고등학교 선생님 ‘민재’가 있다. 민재는 과거 지켜주지 못한 한 아이에 대한 아픔으로 더 필사적으로 밤거리 아이들을 만난다.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는 ‘미즈타니 오사무’라는 실제 일본 선생님의 에세이 ‘얘들아 너희가 나쁜 게 아니야’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이 책은 13년 동안 5000여명의 거리 위 아이들을 구해낸 이야기다. 원작은 발매 당시 38만부 이상 판매됐고, 공영 방송에서 드라마와 다큐멘터리로 방영되기도 했다.

이 책이 독자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밤의 세계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아이들을 위로하기 위한 ‘미즈타니 오사무’ 선생님의 뜨거운 진심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 ‘바람’ 이후 8년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이성한 감독(부영엔터테인먼트 대표 겸)은 이 책을 읽고 영화로 제작해야겠다고 마음을 갖게 된 이유에 대해 “누구든 힘들 때, 어디선가 당신을 돕기 위해 누군가 움직이고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성한 감독 겸 부영엔터테인먼트 대표. 사진=부영엔터테인먼트
이성한 감독 겸 부영엔터테인먼트 대표. 사진=부영엔터테인먼트

하지만 일본 작품을 한국 감성으로 전환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 감독은 “오랜 시간 동안 상처 입은 아이들과 문제아로 낙인 찍힌 아이들에게 무한한 열정을 쏟아낸 미즈타니 선생님의 올곧은 삶을 이해하고 그려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이런 일을 하는 밤의 선생님들이 존재했고, 그 사람들을 만나면서 원작을 한국 감성으로 녹여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는 스토리 외에 기대되는 이유가 존재한다. 그건 바로 충무로가 주목하는 신인배우들이 출연했기 때문이다.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 주조연 배우는 교사 ‘민재’ 외엔 모두 신인 배우로 구성돼 있다. 먼저 주연을 맡은 배우 윤찬영은 이번 작품에서 ‘지근’, ‘준영’ 1인 2역을 맡았다. ‘지근’은 아버지가 조폭이었고, 지근이 3살 때 조직 싸움에 휘말려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는 병에 걸렸다. 지근은 부모의 사랑 한번 제대로 받아보지 못한 캐릭터다. 유일한 위로는 친구와 오토바이였다.

‘준영’은 가난에 대한 괴로움을 본드를 흡입해 해결하는 캐릭터다. 중독성 높은 본드에서 벗어나기 위해 ‘민재’ 선생님에게 삶을 의지하다 ‘재워달라’는 1번의 거절로 실의에 빠진다. 상실감에 다시 본드에 손을 대고 차로에 몸을 던진다. 이 사건으로 선생님 ‘민재’는 더욱 더 치열하게 밤의 아이들을 만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이 감독은 “윤찬영은 인물이 처한 환경과 설정만 얘기해주면 그만의 해석으로 캐릭터를 표현해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배우 윤찬영은 실제 고등학생 시절을 보내고 있어 입체적이고 실체적인 매력을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었다는 게 이 감독은 설명이다.

‘용주’ 역은 배우 손상연이 맡았다. 신인이다. 용주는 세상을 떠난 아내를 그리워하며 매일 술로 아픔을 달래는 아버지 밑에서 자라는 고등학생이다. 영화 속에서 술에 취한 아빠의 폭언과 폭행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방안에서 헤드폰을 낀 채 게임을 즐기는 뒷모습이 클로즈업된다. 게임 속으로 현실을 도피하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가장 깊은 동감을 주는 장면이 아닐까 싶다.

‘현정’은 배우 김진영이 맡았다. 역시 신인이다. 현정은 유흥 술집을 운영하는 부모 밑에서 자라는 고등학생이다. 부모의 일을 도와주다 보니 짙은 화장에 남자들과 저녁 늦게까지 술을 마셔 지각을 밥먹듯이 한다. 그리고 자퇴서도 항상 들고 다닌다. 꿈도 있고, 공부도 잘한 학생이었지만 생업을 위해 자신 스스로 학업 뿐 아니라 학교 생활을 포기하려는 캐릭터다.

(왼쪽부터) '지근', '준영' 1인 2역을 맡은 배우 윤찬영, '용주' 역을 맡은 손상연, '현정'역을 맡은 김진영, 선생님 '민재'역을 맡은 김재철. 사진=부영엔터테인먼트
(왼쪽부터) '지근', '준영' 1인 2역을 맡은 배우 윤찬영, '용주' 역을 맡은 손상연, '현정'역을 맡은 김진영, 선생님 '민재'역을 맡은 김재철. 사진=부영엔터테인먼트

배우 김진영은 본인이 맡은 ‘현정’역에 대해 “짜장면집 아들, 편의점집 딸 등 일과 공부를 같이 해야 하는 아이들이 참 많은 것 같다”고 밝혔다.

‘수연’ 역은 아이즈원 멤버 ‘김민주’가 맡았다. 수연은 밝은 웃음과 예쁜 미모, 공부 잘하는 우등생 캐릭터다. 하지만 늘 혼자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같은 반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받는다. 영화속 캐릭터 ‘지근’에게 용기와 힘을 주는 여자친구 같은 존재다.

끝으로 선생님 ‘민재’역은 탄탄연기와 따뜩한 목소리를 가진 배우 김재철이 맡았다. 지근, 준영, 현정, 수연 등 학생들이 각자만의 이유로 삶이 위태로울 때 아이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주는 고등학교 선생님이다.

배우 김재철은 “선생님으로서 학생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다”며 “민재 선생님 역에 캐스팅된 후 밤 유흥가나 거리에서 청소년들을 묵묵히 지켜봤다. 놀랍게도 그 친구들의 표정이나 행동을 보는데 뭔가 사연이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배우 김재철에게 원작인 ‘미즈타니 오사무’의 역할을 강요하지 않았다”며 “배우 스스로 오랫동안 매일 학생들과 부대끼며 소통하고, 치열하게 공부하며 ‘민재’가 됐다”고 밝혔다.

한편, 영화는 11월 21일 개봉하며 제작은 ㈜부영엔터테인먼트, 배급은 ㈜삼백상회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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