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으로 차보험 가입" 요란 떨더니... 먹통 된 DB손보 챗봇
상태바
"카톡으로 차보험 가입" 요란 떨더니... 먹통 된 DB손보 챗봇
  • 배소라 기자
  • 승인 2019.10.29 16: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본적인 대화조차 어려워 소비자 불편 초래
DB손보, 생년월일 입력 오류... 개선작업 中
▲DB다이렉트 톡 캡쳐 화면.
▲DB다이렉트 톡 캡쳐 화면.

#30대 직장인 문동영(가명) 씨는 한 달에 한 차례 이상 기업의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 챗봇을 이용한다. 가구나 보일러, 전자제품 AS(사후관리)가 필요할 때 상담원과 통화하지 않고 챗봇으로 간편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서다. 최근 DB손해보험 다이렉트에서 카카오톡 챗봇으로 자동차 보험을 가입 할 수 있다는 광고를 보고 시도해봤으나 답답함을 느꼈다. 한정된 질문에 정해진 답만 하는 방식이고, 고객이 직접 입력한 답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오류가 발생했다. 문 씨는 "카톡으로 간편하게 자동차 보험을 가입할 수 있다는 광고를 보고 이용해 봤는데, 생년월일을 입력해도 다음단계로 넘어가지지 않아 짜증이 치밀었다"고 말했다. 

챗봇이란 ‘수다를 떨다(Chat)’와 ‘로봇(Robot)’의 합성어다. 24시간 내내 사람 대신 고객 요구 사항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험사들은 2017년부터 카카오톡을 활용한 챗봇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선보였다. 고객 상담이 많은 금융업계 특성상 상담 업무를 일부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사진=DB손보
사진=DB손보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보는 올해 7월 업계 최초로 다이렉트 톡 서비스를 선보였다. DB손보 측은 카카오톡을 통해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의 가입·갱신·긴급 출동 등 다양한 보험 서비스를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본지 기자도 DB손보 다이렉트 톡을 이용해 보험 가입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생년월일 6자리 또는 8자리를 숫자로 입력했으나, 반복해서 오류가 발생했다.

결국 콜센터에 문의하자 상담원은 “전산오류가 난 것 같다”며 “전산팀에 확인 요청해서 연락드리겠다”고 답했다.

DB손보 관계자는 "지난 24일 장기보험 라인을 오픈하면서 오류가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시스템적으로 보완을 마쳐서 현재는 문제 없다"고 해명했다.

보험사들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챗봇을 우후죽순으로 만들어 오히려 소비자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고객들이 보험 상품을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도록 카카오톡 기반 챗봇을 너도나도 내놓았지만, 기본적인 대화조차 나눌 수 없는 상태다”며 “먼저 서비스를 선보이는 데 욕심내기보다 고객 편의성에 방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챗봇을 통한 보험 상품 가입보다 고객들의 질문이나 애로사항 등을 빠르고 정확하게 알려주는 상담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메리츠화재의 경우 챗봇을 통해 상담원과 1:1 채팅이 원활하게 이뤄졌다. 메리츠화재 다이렉트 톡에서 암보험 가입 상담을 원한다는 내용의 카톡을 보내면 상담원과 곧바로 연결이 됐다. 상담원 안내에 따라 생년월일 등 개인 정보를 입력하자 상담 신청이 접수됐고, 곧바로 상담원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학습을 통한 챗봇 개선은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고객 콜센터 상담 톡(talk)도 시범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