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관투자자, 고위험 상품 'CLO' 투자 늘려... 8조원 육박
상태바
국내 기관투자자, 고위험 상품 'CLO' 투자 늘려... 8조원 육박
  • 유경표 기자
  • 승인 2019.10.27 13: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금리 위험상품 CLO, 2008년 '금융위기 주범' 부채담보증권과 매우 유사
보험·증권·자산운용사 CLO 투자 규모, 올해 상반기 7조6149억원에 달해
금융감독원. 사진=이기륭 기자.
금융감독원. 사진=이기륭 기자.

국내 기관투자가의 대출채권담보증권(CLO) 투자 규모가 7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재호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보험·증권·자산운용회사의 CLO 투자 규모는 상반기 현재 7조6149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CLO는 신용이 낮은 기업들이 담보를 제공하고 받는 대출인 '레버리지론'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고위험 고금리 상품이다. 2008년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평가받는 부채담보증권(CDO)과 기초자산만 다를 뿐 매우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보험회사는 3조2743억 원을 CLO에 투자했다. 이는 2014년 말 1조5929억 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증권사의 CLO 투자액은 1천747억원으로, 2014년 401억원의 4.36배가 됐다. 특히 증권사의 경우 작년 말 661억원에서 6개월 만에 2.6배로 불어났다.

자산운용사의 경우에도 8월말 기준으로 CLO 투자 규모가 4조1천659억원에 달한다. 금감원은 소규모로 운영하는 자산운용사 특성상 과거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국내기관의 CLO 투자대상 기업의 신용등급에 대해 보험사 75.2%, 증권사 76.2%, 자산운용사 92.8% 등 상당수가 '투기등급'에 해당하는 BB등급 이하라고 분석했다. 

보험사와 증권사는 그나마 선순위 채권의 비중이 92.0%, 91.6%였지만 자산운용사의 경우 투자대상 중 7.21%만이 선순위 채권에 해당해 훨씬 더 고위험 투자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레버리지론'은 무담보채권과 유사한 약식 대출 형태여서 채무 불이행 시 회수율이 낮기 때문에 투자 때 선순위 여부가 투자의 안전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반면, 조사 시점 현재 수익률은 보험사 6.00%, 증권사 4.76%, 자산운용사 2.74%로 크게 높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금감원의 통계는 CLO를 보유한 각 보험사와 증권사, 자산운용사로부터 투자현황을 제출받아 파악한 것이다. 은행은 CLO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한편으로 최근 경기침체에 따라 CLO 투자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금융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잠재불안 요인으로 기업부채 문제를 꼽으면서 기업부채의 원인이 금융사의 위험자산 투자라며 위험자산의 대표적인 예로 CLO, 신흥국 채권, 해외 부동산 등을 언급한 바 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