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 개인항공기 30%·로보틱스 20% 만들 것"
상태바
정의선 "현대차, 개인항공기 30%·로보틱스 20% 만들 것"
  • 유경표 기자
  • 승인 2019.10.23 07: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 양재사옥서 임직원 약 1200명과 타운홀 미팅 가져
"창의성 발휘 못한다면 5, 6등 위치에 남을 것… 진보적 기업문화가 관건"
타운홀 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는 정의선 수석부회장. 사진=현대차그룹
타운홀 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는 정의선 수석부회장. 사진=현대차그룹

“변화가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고 지금은 빙산의 일각이다.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22일 양재사옥 대강당에서 직원 12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갑자기 과격하게 변화하면 피로할 수 있지만, 필요에 의해 변화 중”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미래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에 나선 가운데, 정 부회장이  현대차그룹의 약진을 목표로 과감한 ‘체질개선’에 나설 것임을 암시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이날 '함께 만들어가는 변화'를 주제로 진행된 미팅에서 정 부회장은 직원들과 즉석 문답을 주고받고 의견을 청취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 부회장은 “능력을 200~300% 발휘토록 하는데 모든 포커스를 맞춰 변화하겠다”며 “직원 여러분의 생각이 제품이나 서비스에 녹아들어 고객이 만족할 수 있도록 과격하게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창사 이래로 변화는 계속 있었지만, 과거 5년, 10년은 정체기였다”고 자평하면서 “좀 더 과감한 변화를 생각하고 있다. 변화의 초점을 업무능력 창출에 맞추겠다”고 덧붙였다.  

정 부회장은 회사의 방향에 관해 확고하고 자신감에 찬 경영철학을 드러내기도 했다. 향후 회사의 방향성에 대해 정 부회장은 “자동차를 만드는 것은 분명하다”고 전제하면서도 “미래에는 자동차가 50%, PAV(private air vehicle) 30%, 나머지 20%는 로보틱스가 될 것이며, 현대차그룹은 이러한 테두리 안에서 서비스를 주로 하는 회사가 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최첨단 충전, 동력 기술을 융합한 소형 개인 이동수단을 의미하는 ‘스마트모빌리티’ 서비스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최근 현대차그룹은 스마트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복안을 밝힌 바 있다. 

정 부회장은 스마트모빌리티에 대해 “사람과 사람을 공간적, 시간적, 물리적으로 연결하는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안전에 바탕을 둬야 하고 가상(virtually)가 아닌, 실제(virtually) 만나서 대화하고 기쁨을 나누는데 큰 공헌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직원들과 '셀카'를 촬영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직원들과 격의없는 모습으로 '셀카'를 촬영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남들과 다르게 생각 하고, 실현시키는 것에 미래사업 성패 달려"

뒤이어 진행된 '임직원Q&A'에서는 정 부회장과 직원들간의 허심탄회한 대화가 오갔다. 회사 업무에 관한 것부터 사적인 부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 속에서 정 부회장은 예리한 통찰력과 막힘없는 언변으로 대화의 흐름을 이끌었다. 

업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정 부회장은 ‘효율성’을 꼽았다. 이익도 내야하고 맡은 책임도 많을 수밖에 없는 회사의 특성상, 두 가지를 다 달성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일처리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정 부회장은 회사의 미래에 대해 “사라지고 없어지는 회사가 많아질 것이고, 그 중에서 살아남고 경쟁력을 갖추는게 가장 중요하다”며 “차만 잘 만들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등 앞서가는 솔루션을 내놔야 고객이 우리 차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팅에서 직원들은 정 부회장 취임 후 이메일이나 화상회의 등으로 달라진 보고문화로 인해 업무 효율이 높아진 것을 체감한다는 내놓기도 했다.  

이에 정 부회장은 “(결재판 수기결재를) 예전부터 싫어했고, 바꾸려고 노력했다”면서 “얼굴을 맞대고 앉았을 때는 글로 쓸 수 없거나 깊은 얘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메일을 보낼 때도 프리젠테이션 파일을 첨부하지 말아달라. 보내는 이도, 읽는 이도 힘들다”며 “단 몇줄이라도 뜻만 전달하면 된다. 효율적이고 빠르고 뜻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추구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정 부회장은 변화의 최종점을 묻는 한 직원의 질문에 “적재적소에 본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나 끼를 발휘할 수 있도록 배치돼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직원들의 50% 이상이 본인의 업무에 재미를 느끼거나 만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드라이브를 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특히, 정 부회장은 ‘창의성’이 현대차그룹의 미래와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고 언급했다. 미래 사업의 성패는 얼마나 남들과 다른 생각을 만들어 내고 실행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창의적인 생각을 하고 실행할 수 있는 조직, 일을 하는 방식에 있어 모든 것을 동원해야 한다”며 “남들이 못하는 것을 해내는 것이 나의 꿈”이라고 했다. 

이어 “창의성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하는 ‘틀’을 깨 나가야 한다. 이것을 한다면 다른 회사가 될 것이고 못한다면 5등, 6등 위치에 남아있을 것”이라며 “진보적인 기업문화로 1등을 하는 것이 우리가 가장 추구해야 할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 부회장이 타운홀 미팅을 가진 것은 지난 3월과 5월 '자율복장'과 '미세먼지 저감'을 주제로 열린 이후 세 번째다. 정 부회장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참석 임직원들과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셀카를 함께 촬영하는 등 격의없는 모습으로 직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