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위안부 폄하' 논란 광고 중단... 불매운동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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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위안부 폄하' 논란 광고 중단... 불매운동 '재점화'
  • 김보라 기자
  • 승인 2019.10.2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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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많은분들의 '불편함' 무겁게 받아 즉각 광고 중단"
의도 없다는 해명에도 소비자 반응 싸늘… 불매운동 재점화
사진= 유니클로 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 유니클로 유튜브 영상 캡처.

일본 기업 유니클로가 '위안부 폄하'로 논란을 빚고 있는 후리스 광고를 전면 중단한다.

유니클로 측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해당 광고는 후리스 25주년을 기념한 글로벌 시리즈로 어떠한 정치적 또는 종교적 사안, 신념, 단체와 연관 관계가 없다"면서 "하지만 많은 분이 불편함을 느낀 부분을 무겁게 받아들여 즉각 해당 광고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광고는 지난 19일부터 디지털을 포함한 대부분 플랫폼에서 사라진 상황이며 일부 방송사는 사정에 의해 이날부터 중단된다.

그 동안 유니클로는 광고에 위안부 폄하 의도가 없어 광고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지만, 소비자들의 비판이 잇따르면서 결국 광고 송출을 중단 결정을 내렸다. 

한편 15일 새롭게 선보인 TV광고는 화려한 옷차림의 할머니와 13세 소녀가 등장해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다. 마지막에 소녀가 할머니에게 "그때 그 시절에는 옷을 어떻게 입었냐"고 묻자 할머니는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고 물으면, 소녀가 웃으면서 광고가 끝난다.

문제는 해당 영어 대사를 한국어로 번역하면서 발생했다. 다른 국가 광고 영상과는 다르게 한글판 버전에서 ‘I can’t remember that far back’라는 할머니의 대답을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로 의역해 자막으로 제공했다. 유니클로코리아 광고에서만 '80년'이라는 특정기간을 넣으며 논란이 거세졌다. 

광고에서 언급한 '80년 전'인 1939년은 일제의 '조선인 노무동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기로 수많은 10~20대 조선 청년이 강제 징용돼 전선으로 끌려갔다. 

논란이 거세지자 유니클로 측은 "광고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두 사람의 나이 차이를 자막으로 처리했을 뿐 어떤 의도도 없는 광고"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해당 영상이 다분히 의도적이라고 지적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단 '오마이 갓'이라는 대사가 없는데, 한국판에서는 '맙소사'라는 부정의 의미 감탄사가 존재한다. 이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며 "광고를 만들고 송출 하기 전까지 글자 하나를 가지고도 고민한다. 분명 관계자들은 검토를 했을 텐데 의도를 몰랐다는게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양웅 동서대 광고학과 교수는 "유니클로가 해당 논란을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이슈가 발생했을때 즉각적으로 광고를 철회하고 죄송하다고 사과했어야 하는데 그 시기를 놓쳐 논란을 더욱 가중시켰다"고 비판했다.

이번 논란으로 유니클로 불매운동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유니클로는 앞서 일본 수출규제 조치 후 불매운동의 큰 타격을 받았다. 최근 겨울 성수기를 앞두고 공격적인 할인 마케팅으로 매출이 되살아나는 모습을 보였으나 문제의 광고가 논란을 초래하면서, 전망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한편 유니클로 광고를 비판하는 패러디 영상도 나왔다. 20일 유튜브에는 '유니클로 광고 패러디(특정 대상을 조롱하는 의도가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에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인 90세 양금덕 할머니가 등장한다. 영상 속 학생이 "제 나이 때는 얼마나 힘드셨어요"라고 묻자 할머니는 "그 끔찍한 고통은 영원히 잊을 수 없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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