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금대출 못갚는 '청년 신불자' 1만명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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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금대출 못갚는 '청년 신불자' 1만명 육박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9.10.15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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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고금리 주금공 학자금대출 연체율 14% 육박
사진=시장경제신문 DB
조국 사태에 항의하는 대학생 촛불시위 모습. 본 사진은 기사 속 내용과 상관없음. 사진=시장경제신문 DB

학자금대출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한 청년이 1만여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연체율은 점점 높아져 올해 상반기 기준 14%에 이른다. 공공금융기관이 오히려 청년들을 신용불량으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를 둘러싼 각종 특혜 의혹에 청년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이유를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제윤경 의원이 주택금융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잔액이 남아 있는 학자금 대출은 1,833억원(15만411건)이다.

평균 회수율은 97%로 전체 대출금의 2.3% 정도가 여전히 남아 추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 사람당 평균 122만원의 빚이 남아 있는 것.

주택금융공사는 2005년 2학기부터 2009년 1학기까지 총 7조7,000억원의 학자금 대출을 취급했다. 이를 위해 채권시장에 학자금대출증권(SLBS)을 발행해 학자금 대출 자금을 조달했다. 2009년 5월 한국장학재단이 설립되면서 주택금융공사의 학자금 대출 업무도 종료됐다.

당시 교육부는 학자금대출 대상자 확대와 금리 인하를 위해 이자차액보전방식에서 정부 보증방식으로 정책을 개편했다. 그러나 학자금대출 금리 인하 목적이 무색하게 7%에 가까운 이자율로 대출이 이뤄졌다.

7%대 금리로 대출된 학자금대출이 2.3%가량 남아있는 상태에서 주택금융공사는 매년 소송을 통해 채권 소멸 시효를 연장하고 있다. 소멸 시효가 1차 연장된 채권들의 경우 이자만 122억원이다. 원금인 116억원을 이미 넘어선 수치다.

대출잔액 연체율도 늘어나는 추세다. 학자금대출 연체율은 2014년 7.00%에서 2015년 들어 10.86%로 뛰었다. 연체율은 매년 늘어나 지난해 11.83%, 지난 6월 말 13.54%를 기록했다. 채무자들이 오랜 기간 7%대의 이자를 갚아왔음에도 연체율이 상승했다는 것은 그만큼 불량한 채권이 상존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주택금융공사는 SLBS에 투자한 투자자가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이유로 그동안 채무자들의 빚 부담을 덜어 주는 데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는 지적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법에 따라 주택금융공사가 보장된 원금과 이자를 적기에 지급해 투자자는 직접적으로 손실을 입을 일이 없다. 주택금융공사는 2016년부터 현재까지 약 30억원의 채권을 소각한 바 있으며 28억원의 채무조정을 해준 적도 있다.

제윤경 의원은 "포용적 금융이라는 현 정부의 기조에 맞게 이미 원금을 초과하는 이자를 낸 청년들의 새 출발을 위해 주택금융공사가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재호 의원도 같은 내용을 지적했다. 정재호 의원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2만1,163명의 학자금대출 채무자 중 절반에 가까운 9,491명(44.8%)이 대출 연체로 인한 신용불량자 상태에 놓여 있다. 특히 이들 청년 중 86.5%는 100만원 미만 잔액으로 신용불량자가 됐다.

정재호 의원은 "미수채권 세부내역을 보면 부대채무가 125억원으로 원금 113억원보다 많아 빚이 빚을 부르는 상황으로, 자신들이 속한 사회를 헬조선이라고 외치는 청년들을 구제할 수 있는 강력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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