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객행위’에 찌든 용산 베이비엑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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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객행위’에 찌든 용산 베이비엑스포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7.03.28 06: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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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객행위’로 관람객들 눈살, ‘최저가’가 적어놓고 인터넷 찾아보면 ‘최고가’
용산 베이비엑스포는 입장료가 5,000원이나 하는 박람회 였지만 현장은 호객행위로 찌든 시장과 다름 없었다. 사진=시장경제신문

“해도해도 너무 심하네요. 이게 무슨 엑스포에요. 돈 받는 유료 박람회인데, 호객행위 때문에 관람을 못하겠어요. 도떼기 시장도 이 보다는 덜 하겠네요”(예비맘 이혜림 35세)

오는 5월 출산하는 이혜림 씨는 지난 25일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용산 베이비엑스포’를 갔다가 크게 실망만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호객행위가 너무 심해 관람을 제대로 즐길 수 없었고, ‘엑스포’라기보다는 ‘도떼기 시장’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이 씨는 엑스포에 입장을 하자마자 목에 플랜카드를 맨 한 여성에게 호객행위를 당했다. 팔을 잡고 끌고 가다시피해 반강제로 잠깐 들려 이야기를 들어줬다.

호객행위의 결론은 오늘 엑스포에서 유모차를 사면 최저가로 살 수 있으니 구입하라는 것이었다.

설명을 한 기업 관계자는 “내일도 용산 베이비엑스포에서 유모차를 판매하지만 오늘 만큼 싸지는 않다”고 귓뜸을 해줬다.

사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니 설명을 열심히 해줬으니 구매해 줄 것을 종용하기도 했다.

이 씨는 이렇게 입장을 하자마자 인상을 찌푸리며 관람을 시작하게 됐다.

다른 곳을 들러보았다. 이번엔 아기 옷들을 판매하는 곳이었다. 이 곳은 그냥 시장에서 옷을 판매하는 점포였다. 3장에 1만 원, 2장에 1만 원 등의 팻말이 붙어 있었다.

이 씨는 “박람회인지 시장인지 헷갈린다”고 말했다.

대기업인 우리은행과 현대해상도 입점해 있었다. 그들은 태아 보험과 아기들 저축을 판매하고 있었다. 그들은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열심히 호객행위를 했다. 대기업의 체면은 온데간데없었다. 상담만 받아도 선물을 주겠다고 관람객을 끌어 모았다. 한 은행 관계자는 실적에 압박을 느꼈는지 옷자락까지 잡고, 상담을 요청했다.

박람회에서 그것도 유료 박람회에서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호객행위는 심각했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최저가’라고 홍보했지만 알고보니 온라인보다 비싸게 판매하고 있었다.

한 애착인형 기업은 대형 인형의 가격을 ‘최저가 3만 원’으로 적어놓고, 인터넷에서는 2만5,0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왜 가격이 다르냐는 질문에 “(엑스포)입점비 감안하면 이정도 받아야 한다”고 털어놓았다.

물 온도계도 엑스포가 몇 천 원 더 비쌌다. 이 밖에도 다른 상품들도 마찬가지였다.

이 씨는 호객행위가 너무 심해 제대로 박람을 할 수 없다며 한 바퀴를 돌고 나왔다. 이렇게 엑스포를 한 바퀴 도는데에는 1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무엇보다 돈을 받고 입장시키는 유료 엑스포임에도 불구하고 호객행위 관리를 하지 않는 주최측에 실망했고, 속았다는 인식을 받았다고 이 씨는 전했다.

엑스포의 호객행위에 대해 문제를 삼는 사람은 비단 이 씨 뿐 아니다. 이미 이를 문제 삼는 다양한 글들이 인터넷을 통해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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