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내서 빚 갚는' 소상공인들... 작년 폐업만 58만곳
상태바
'빚 내서 빚 갚는' 소상공인들... 작년 폐업만 58만곳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9.10.14 17: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계부채 뇌관 터질수도... 은행·비은행권 다중채무자 연체율 상승
시위하는 소상공인들. 사진=이기륭 기자
시위하는 소상공인들. 사진=이기륭 기자

끝 모를 경기침체와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으로 소상공인들이 생존 위기에 몰렸다.

1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의원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으로부터 받은 자영업자 업종별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자영업자는 58만6,209곳에 이르렀다.

가장 많이 폐업한 업종은 도·소매업으로 15만4,728곳(26.4%)이었다. 숙박·음식업이 14만1,164곳(24.1%)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국내 자영업자는 563만명가량이었다. 도·소매업(20.7%)과 숙박·음식업(11.7%)이 전체 자영업자의 32.4%를 차지한다. 2016년 기준 창업 이후 5년 생존율을 보면 도·소매업은 25.4%, 숙박·음식점업은 18.9%로 전체 생존율 28.5%보다 낮았다.

빚을 내서 빚을 갚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 증가가 가계부채 문제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개인사업자 대출 이용자의 은행권·비은행권 채무 현황을 살펴보면 6월 말 현재 비은행 업권별 연체율은 상호금융 2.09%, 저축은행 4.4%, 카드·캐피털 등 여신전문금융회사 2.83%로 일제히 지난해보다 상승했다.

한국은행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상 상반기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654조3,000억원에 달했다. 서민들이 주로 찾는 상호금융·저축은행·여전사 등 비은행권 대출 잔액이 무려 32%를 차지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들이 제1금융권인 은행권에서 이미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이거나, 은행을 이용하지 못하는 저소득·저신용자라는 점이다. 전체 자영업자 차주 184만6,000명 가운데 은행권은 164만9,000명, 비은행권은 120만2,000명으로 중복 차주는 100만명을 상회했다.

모든 업종에서 연체율이 상승하는 추세다. 연체율 상승 흐름이 가장 가파른 업종은 역시 음식·숙박업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3월 해당 업종 연체율은 1.03%로 지난해 같은 기간 0.73%에 비해 0.3%p 올랐다.

자영업자 뿐만이 아니다. 저소득층도 갈수록 허리가 휘고 있다. 실제 정부가 낮은 이자로 공급하는 서민금융을 받은 채무자 중 절반은 추가로 대출을 받으며 고된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서민금융진흥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5월 말 기준 4대 서민금융 상품을 받은 채무자 164만3,381명 중 77만4,966명(47.2%)은 최소 1건 이상의 추가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4건 이상 추가대출을 받은 사람도 15.5%였다.

서민금융을 받은 사람 중 절반은 대출이 추가로 필요해 또 다시 고금리 업체에 손을 내밀고 있다는 것이다. 4대 서민금융상품은 고금리를 저금리 대출로 대환해주는 바꿔드림론을 비롯해 제도권 금융의 문턱을 넘기 힘든 중·저신용자를 위한 저금리 대출상품인 새희망홀씨, 햇살론, 미소금융을 뜻한다.

4대 서민금융상품을 받은 사람은 총 164만3,381명으로 대출 잔액은 12조2,934억8,900만원에 이른다. 이 중 추가로 받은 대출이 1건인 채무자는 27만3,438명이다. 이들은 2조184억7,500만원의 대출을 받았다. 2건을 받은 채무자는 15만1,649명(1조64억9,700만원), 3건은 9만5,297명(5,794억4,500만원), 4건은 25만4,582명(1조1,483억1,300만원)이었다.

제윤경 의원은 "정부는 추가 대출 현황을 가볍게 여길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빚의 굴레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경제적 재기지원이 요원하다는 강력하고 위험한 시그널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