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LG화학, ESS 화재로 '발등에 불'... 안전성 강화대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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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LG화학, ESS 화재로 '발등에 불'... 안전성 강화대책 발표
  • 유경표 기자
  • 승인 2019.10.14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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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이달부터 신규 ESS 제품에 화재 사전 차단하는 '특수 소화시스템' 도입
LG화학, 화재확산 방지 기능 갖춘 ESS 신제품 출시 준비... 화재원인 정밀분석도 진행
LG화학 난징 배터리공장 전경. 사진=LG화학
LG화학 난징 배터리공장 전경. 사진=LG화학

최근 국내에서 잇따라 발생한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사건과 관련해, 삼성SDI와 LG화학 등이 고강도 안전대책을 발표하며 신뢰회복에 나섰다. 화재위험성을 원천 차단하는 장치를 도입해 안정성을 강화하는 등의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7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벤처기업위원회 산업부 국정감사에서 ESS 화재 이슈가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이날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임영호 삼성SDI 부사장과 김준호 LG화학 부사장이 여·야 의원들의 쏟아지는 질타에 진땀을 흘려야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발생한 국내 ESS 화재사고는 총 26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LG화학이 14건(54%), 삼성SDI이 9건(35%)을 각각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화재사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LG화학의 배터리는 모두 2017년 2~4분기 중국 난징공장에서 생산된 초기 물량인 것으로 파악됐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민·관 합동 에너지저장장치 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는 지난 6월 조사결과 발표에서 ESS 화재사고의 원인이 배터리에 있다고 단정하지는 않았다. 배터리 셀의 내부 단락(합선 등의 이유로 과다한 전류가 흐르는 현상)은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거듭되는 배터리 화재사고 탓에 시장에서의 신뢰가 추락하면서 삼성SDI와 LG화학 모두 대책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는 관측이다. 올해 수주물량이 급감함에 따라,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 국감서 'ESS 화재 이슈'로 진땀흘린 삼성SDI·LG화학... 고강도 안전대책 발표  

삼성SDI는 14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설명회를 열고, ESS 배터리 화재를 사전에 차단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안전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삼성SDI는 약 2000억원을 들여, 이달부터 출시하는 신규 ESS 제품에 발화현상을 차단할 수 있는 ‘특수 소화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또한 이미 설치된 전국 1000여 곳의 ESS 시설에 대해서도 이 시스템을 일괄 적용키로 했다.  

이 밖에도 ▲외부의 전기적 충격으로부터 배터리를 보호하기 위한 3단계 안전장치 설치 ▲배터리 운송이나 취급 과정에서 충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센서 부착 ▲ESS 설치 및 시공상태 감리 강화와 시공업체에 대한 정기교육 실시 ▲배터리 상태(전압, 전류, 온도 등)의 이상 신호를 감지해 운전 정지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는 펌웨어 업그레이드 등의 안전대책을 진행한다. 

삼성SDI측은 “ESS 화재 원인이 삼성SDI의 배터리 결함 때문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면서도 “최근 잇따른 화재로 국민과 고객을 불안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최고경영진의 강한 의지로 고강도 대책을 내놓게 됐다”는 입장을 전했다. 

같은 날 LG화학도 화재 확산 방지 신제품도 출시를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국제인증 시험을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추가 테스트가 마무리되는 대로 관련 시스템을 적용할 방침이다. 

LG화학은 자사 ESS에 모듈퓨즈와 서지프로텍터, 렉퓨즈 등 외부 전기충격으로부터 배터리를 보호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문제가 불거진 2017년 난징공장 생산 배터리에 대해선 70%로 제한가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안전장치 도입에도 주력하고 있다. LG화학은 절연에 이상 발생 시 전원을 차단해 화재를 예방하는 장치인 IMD도 설치해 안전성을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이 장치는 기존 ESS 시설에 교체 지원됐고, 신규 사이트에 대해서도 필수적으로 설치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정확한 화재원인을 분석할 수 있는 ‘파이어프루프 하드디스크’를 설치·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하드디스크는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기록이 소실되지 않는 ‘블랙박스’ 역할을 한다. 

한편, LG화학은 “정확한 원인규명을 위해 올해 말까지 정밀 실험과 분석은 물론 사이트에서 보다 가혹한 환경에서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결과에 따라 필요한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할 계획이며 만약 명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더라도 교체를 포함한 보다 적극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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