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 화재 절반은 중국 생산 LG화학 배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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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화재 절반은 중국 생산 LG화학 배터리"
  • 유경표 기자
  • 승인 2019.10.0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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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부터 발생한 국내 ESS 화재사고 26건… LG화학 제품이 54%
LG화학 난징 배터리공장 전경. 사진=LG화학
LG화학 난징 배터리공장 전경. 사진=LG화학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사고의 절반 이상이 특정 시기 중국 공장에서 제조된 LG화학의 제품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제품은 200여 곳에 이르는 국내 ESS 사업장에 설치된 것으로 알려져 추가 화재 발생 우려를 더하고 있다.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훈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발생한 국내 ESS 화재사고는 총 26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LG화학이 14건(54%)과 삼성SDI이 9건(35%)을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의원은 지난해 12월 구성된 산업통상자원부와 민·관 합동 에너지저장장치 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의 발표 내용에 대해 추적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조사위는 ESS 화재 이유에 대해 ▲전기적 충격에 대한 배터리 보호시스템 미흡 ▲운영·환경관리 미흡 ▲설치 부주의 ▲통합 보호·관리 체계 미흡 등 4가지 요인으로 결론 내린 바 있다. 

삼성SDI의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한 원인은 배터리 보호시스템 안에 있는 랙 퓨즈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전원장치가 파손됐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또한 문제가 된 배터리의 제조 시기도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다양했고 발화 원인도 비교적 간단했다.   

반면, 화재사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LG화학의 배터리는 모두 2017년 2~4분기 중국 남경공장에서 생산된 초기 물량인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2018년 이후 생산된 제품에서는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특정 시기와 장소에서 생산된 LG화학의 배터리가 높은 화재 위험성을 지녔다고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문제가 된 해당 배터리는 지난 8월 말 기준 전국 1490곳 ESS 사업장 가운데, 198곳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안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지난해 9월 ESS 화재가 발생한 충북 영동군 ‘다니엘영동태양광'은 2017년 4분기에 제조된 LG화학의 배터리를 사용하던 곳이었다. 화재원인 감식 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법안전감정서를 통해 배터리 모듈에서 발화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사위는 배터리 셀의 내부 단락(합선 등의 이유로 과다한 전류가 흐르는 현상)은 없었다는 이유로 해당 배터리를 화재 원인으로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후에도 같은 제품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산업부는 LG화학측에 해당 배터리에 대한 비공식 리콜 요청까지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정부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알 수 없도록 은폐하려 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국과수의 최초 발화지점 결과와 민관합동조사위의 결과를 보면 화재 원인이 배터리와 배터리 보호시스템에 집중돼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사과정에서 LG화학에 2017년 생산된 배터리 자발적 리콜을 요청했고 회사 내부에서도 리콜을 심각하게 고민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많다”면서 “그런데도 경영진은 리콜 진행 시 국내뿐 아니라 해외 물량까지 해야 해 약 1500억원의 추가 비용과 신인도 추락을 우려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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