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불완전판매 넘어 사기"... 질타 쏟아진 은행장 빠진 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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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 불완전판매 넘어 사기"... 질타 쏟아진 은행장 빠진 국감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9.10.04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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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 "DLF 사태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사기, 불완전판매는 당연"
은성수 금융위원장. 사진=시장경제 DB
은성수 금융위원장. 사진=시장경제 DB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를 둘러싼 비판이 국회를 뒤덮었다.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는 금융위원회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취임 이래 첫 국정감사에 임하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DLF 사태를 추궁하는 여야 의원들의 질타에 한바탕 진땀을 뺐다.

은성수 위원장의 신고식은 대국민 사과로 시작됐다. 은성수 위원장은 먼저 "DLF 사태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향후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를 토대로 소비자 피해구제에 온 힘을 쏟고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문제의 상품이 불완전판매를 넘어 사기(詐欺)로 의심된다는 지적이 쇄도했다. 의원들은 투자자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고위험 상품을 은행이 신뢰를 저버리고 판매한 것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은행들이 규제를 회피할 목적으로 쪼개기 판매를 했고 상품구조는 투자자에 절대적으로 불리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금리 하락에도 수수료 수익을 위해 위험한 상품 판매를 확대했고 은행을 믿었던 고객들은 배신을 당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DLF는) 특히 공모펀드 규제를 피하려 사모펀드 형태로 하루에 5~6개를 만들어 판 전형적인 쪼개기 상품"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금융사는 리스크 없이 4.93% 수수료를 가져가는데 환매수수료는 투자자 약정 수수료보다 훨씬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판매한 직원들도 제대로 모른다고 하는데 이번 사태를 불완전판매를 넘어선 사기 판매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에 은성수 위원장은 "설명하신 부분과 대부분 같은 생각을 갖고 있지만 마지막 사기라는 표현은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금융감독원은 20%가 불완전판매라고 했는데 (사기로 보는 것은) 신중히 생각해보겠다"고 부연했다.

자유한국당 김용태 의원은 "(위원장은) DLF에 대한 은행의 사기 판매 지적에 가능성이 있다는 투로 말씀하셨는데 이는 설계 자체가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그는 "설계가 잘못됐다면 금융정책 전반을 뜯어고쳐야 하는데 앞으로 이런 문제가 횡횡하면 현행 규정을 모두 허가제로 바꾸고 은행에서 판매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은성수 위원장은 "금감원의 중간 검사 발표가 결과가 나왔으니 설계가 잘못됐는지까지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

자유한국당 김정훈 의원은 "DLF 사태로 많은 피해자들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를 판매한 은행은 내부규정을 어기거나 금리가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중단하지 않고 판매를 계속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사기일 수 있으며 위험성을 충분히 알리지 않은 불완전판매는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김정훈 의원은 손태승 우리은행장과 지성규 하나은행장에 대한 증인 채택 불발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가장 큰 피해를 발생시킨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은행장이 모두 해외에 있는데 국정감사를 피해서 도피성 해외출장을 하고 있다는 자체가 잘못을 시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정훈 의원은 "조국 사태 탓에 정무위가 증인 채택을 안 하다 보니 두 은행장이 빠지게 됐는데 여야가 서로 예민한 증인은 제외하더라도, (DLF 관련) 증인들을 모셔서 이번 사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피해자들을 구제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민병두 정무위원장은 "앞서 일반증인 채택 없이 국감이 시작되는 초유의 사태라고 지적한 바 있는데, 세간의 관심이 많은 사안과 관련된 증인들은 분리해 접근하는 등 여야가 종합감사 전에 논의를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지난 2일 해외로 출국해 중동·유럽·북미 지역에서 사업설명회(IR) 일정을 진행 중이다. 귀국 예정일은 금융감독원 국정감사까지 종료되는 9일이다. 지난 1일 베트남 출장을 떠났던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현재 귀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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