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금고 뺏어라"... 농협 아성에 시중銀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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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금고 뺏어라"... 농협 아성에 시중銀 도전장
  • 배소라 기자
  • 승인 2019.10.03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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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금고은행 줄줄이 교체... 사활 건 '쩐의 전쟁' 시작
농협, 지역 점포 많아 유리 vs 시중은행, 높은 금리 앞세워
사진=이기륭 기자
사진=이기륭 기자

올 하반기 계약이 종료되는 전국 50곳 지방자치단체 금고은행 자리를 놓고 농협은행과 시중은행의 대결이 관심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상남도, 경상북도, 충청남도가 금고를 관리할 금융기관을 선정하는 절차를 지난달 시작했다.

경상북도는 지난달 금융기관들로부터 금고지정 제안서를 받고 있고, 경상남도는 은행들로부터 제안서를 받고 금고지정위원회에서 심의를 하고 있다. 충청남도 역시 지난달 도금고 지정을 위한 설명회를 열고 오는 9일까지 제안서를 받는다.

2018년 결산기준으로 경상남도 제1금고 규모는 약 7조3천억 원, 경상북도 제1금고 규모는 약 8조5천억 원에 이른다. 충청남도 제1금고 규모도 6조 원이 넘는 만큼 제1금고로 지정되면 예수금을 크게 늘릴 수 있다.

충청남도 금고는 NH농협은행(1금고)과 KEB하나은행(2금고)이 나눠 맡았으나, 지난달 열린 충청남도 도금고 지정을 위한 설명회에는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등이 참석했다. 충청남도 뿐만 아니라 경상남도와 경상북도 1금고도 NH농협은행이 맡아 관리하고 있다.

충청남도, 경상북도, 경상남도 등을 포함해 올 하반기에 금고은행 교체를 위해 공개 입찰을 하는 지자체는 50여 곳 정도다. 은행들이 운영 계획을 포함한 제안서를 제출하면 지자체 공무원과 시·도의원, 교수,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등으로 구성된 심의위원회에서 최종 선정한다.

주로 은행 신용도, 지역민의 이용 편의성, 금고업무 관리능력, 예치금 금리 지역 기여도 등을 평가한다다. 과거에 지역 거점이 많은 농협은행과 지역은행들이 금고은행 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누렸다.

하지만 2012년 정부가 투명성 확보를 위해 금고은행 지정을 공개 입찰로 바꾸도록 하면서 시중은행에도 기회가 생겼다. 이에 시중은행들이 지자체 금고은행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경쟁이 과열되자 최근 정부가 관련 규정을 바꿨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3월 지자체 금고 선정에서 과도한 출혈경쟁을 막고자 100점 만점 평가 기준에서 협력사업비 배점을 4점에서 2점으로 낮췄다. 대신 금리 배점을 15점에서 18점으로 높이는 새로운 평가 기준을 마련했다.

NH농협은행이 지역 농·축협 점포 등을 통해 '지역 주민의 이용 편의성' 항목에서 유리하다는 점을 감안해 시중은행들은 높은 예금금리를 앞세울 수 있다. 이 같은 이유로 협력사업비 배점 비중이 낮아져도 은행들이 지자체에 제공해야 할 대출 및 예금금리, 협력사업비 부담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지역에 점포가 가장 많은 농협은행이 지자체 금고 시장의 강자였다"면서 "농협은행은 지자체 금고를 시중은행으로부터 뺏기지 않기 위해 더 많은 협력사업비를 지불하는 등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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