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 확산에 업계 '비상'... "가격인상 보다 수입육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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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열병 확산에 업계 '비상'... "가격인상 보다 수입육 대체"
  • 김보라 기자
  • 승인 2019.09.30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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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화 여부 따라 수입산 돼지고기 사용 검토
지난 17일 돼지고기 경매 가격, 32.9% 폭등
"가격 인상보다 소비심리 위축 노심초사"
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이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확산이 장기화 될 경우 수입육 사용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돼지고기 소비심리 위축이 커지는데 가격까지 올리기 부담되기 때문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처음 ASF 발병이 발표되면서 전국 14개 주요 축산물 도매시장 평균 경매가는 6062원으로 전일 4558원 대비 32.9% 폭등했다. 특히 최초 ASF가 발병된 경기도 파주와 가까운 인근 수도권 도매시장 경매가는 6070원까지 올랐다. 이에 돼지고기를 주원재료로 사용해 햄이나 만두 등을 제조하는 식품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업계는 미리 비축해 둔 돼지고기로 당장에 가격인상이 이뤄지지 않지만, 장기화 될 경우 가격인상이나 수입육 사용 등 다양한 대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보유하고 있는 원료가 있어서 바로 가격인상 적용 되지 않겠지만, 장기화가 될 경우 검토될 가능성이 높다"며 "자사는 100% 수입산 돈육을 사용하는데, 경쟁 업체들이 수입산 돈육 비중을 늘리게 되면 수입산 돼지고기 가격 상승이 예상돼 종합적으로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햄 제조업체 대상은 가격인상 보다는 현재 사용하는 국산 돼지고기를 수입산으로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대상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비축분을 활용하고 있어 어려움은 없지만, 소진될 경우 가격인상보다는 수입산으로 검토할 것" 이라며 "가격인상은 신중한 문제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만두를 생산 유통하는 풀무원은 국내 수급업체를 찾고 있다. 풀무원은 100% 국산 돈육을 사용해 제품을 만들고 있어, 장기화가 진행되면 국내 업체 중 수급할 곳을 알아볼 계획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수입산 돈육 사용은 검토하지 않을 것"이라며 "가격인상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가격인상 보다는 소비심리 위축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아예 돼지고기를 소비하지 않는 인식이 퍼지는 것이 더욱 큰 타격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ASF확산으로 돼지고기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주요 대형마트에서 돼지고기 판매는 감소한대신 수입 소고기와 닭고기 판매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ASF 확산이 본격화된 23∼26일 A대형마트에서 구이용 국산 냉장 삼겹살 매출은 전주대비 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돼지고기 소비를 대체할 수 있는 수입 소고기 매출은 22%, 닭고기는 26% 늘었다.

정부가 ASF에 걸린 돼지는 출하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가 지속하면서 돼지고기 소비가 위축된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ASF 사태가 장기화 되면 소비자들이 돼지고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깔려서 소비 자체가 없을텐데, 거기에 가격인상까지 진행된다면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할 것이다 라고 말했다. 이어 "업계에선 가격인상 보다는 소비자체가 침체될까봐 노심초사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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