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쿠팡 맞손, 실리·신뢰 모두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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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百-쿠팡 맞손, 실리·신뢰 모두 챙겼다
  • 이준영 기자
  • 승인 2019.09.20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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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쿠팡 입점... 물류경쟁력 회복, 기대감 커
쿠팡, 백화점 ‘빅3’ 제휴 성과... 상품 신뢰도 상승
업계 “양측 모두에 도움 될 것” 긍정 전망
현대백화점 신촌점.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신촌점.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이 백화점 '빅3' 가운데 처음으로 쿠팡 제휴업체로 입점하면서 업계 파장이 일고 있다. 그동안 쿠팡은 유통업계 공공의 적으로 경계대상이었는데 현대백화점 입점으로 향후 유통업계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물류·온라인 플랫폼 적은 현대百, 체면보다 실리 챙겼다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빅3' 중에서 유일하게 대형마트를 운영하지 않는다는 약점이있다. 대형마트가 없다보니 물류 부문에서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다. 

최근 유통업계 배송전쟁이 심화되면서 물류경쟁력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는 각각 물류계열사의 지원을 받아 새벽배송, 당일배송 등 새로운 플랫폼을 도입하면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유통업 특성상 대형마트는 '물류창고'의 역할도 한다. 대형마트 점포 숫자는 물류인프라와 직결된다. 반면 현대백화점은 대형마트는 물론이고 물류계열사도 없다. 롯데, 신세계와의 경쟁에서 뒤로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온라인 플랫폼 확대에도 소극적인 자세를 취해왔다. 자사 쇼핑몰인 '더현대닷컴'을 운영중이지만 이렇다할 변화는 눈에 띄지 않는다.

롯데가 '롯데ON', 신세계가 'SSG닷컴'에 각각 수조원을 쏟아부으며 온라인 플랫폼 경쟁을 벌일 때도 현대백화점은 조용했다.

현대백화점은 쿠팡과의 제휴를 통해 이같은 약점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물류와 온라인 플랫폼 부족을 쿠팡과의 제휴로 해결하고 투자리스크는 줄여 효과적으로 약점을 보완한 것. 

업계 관계자는 "과감한 투자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롯데와 신세계의 싸움에 끼어들지 않고 실리는 챙기면서 투자부담을 줄였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향후 쿠팡의 유통채널과 좋은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빅3' 백화점 상품 파는 쿠팡… 고객신뢰 제고

쿠팡은 최근 가장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이커머스 기업이다. 로켓배송 품목수만 530만개, 총 2억개가 넘는 상품을 취급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액은 4조4227억원으로 전년대비 성장률이 65%에 달한다.  

쿠팡의 가장 큰 강점은 물류경쟁력이다. 쿠팡맨으로 국민들에게 친숙한 쿠팡의 물류는 최근 신선식품 배송 '로켓프레시', 새벽·당일 배송까지 가능한 '와우배송' 등을 통해 업계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쿠팡에는 갤러리아, AK, NC 등의 백화점이 이미 입점해있지만 빅3인 롯데, 신세계, 현대는 다른 길을 걸었다. 이런 사정을 고려할 때 현대백화점의 입점은 쿠팡에게 매우 큰 의미가 있다.

최근 쿠팡은 짝퉁 논란으로 심각한 몸살을 겪었다. 롤렉스, 위블로, 까르띠에 등 명품 시계 모조상품이 버젓이 판매된 것. 일부 입점업체가 위조상품을 판매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쿠팡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지만 입점업체의 수가 워낙 많아 모든 상품을 실시간 관리할 수는 없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부분이다. 위조상품 판매 적발 업체에 대해선 판매중지, 퇴출 등 강경대응하고 있지만 신뢰도는 다소 흔들리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백화점의 입점은 그동안의 짝퉁논란을 불식시킬 좋은 방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상품이 갖는 신뢰도가 높으니 쿠팡이 이를 판매함으로써 짝퉁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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